[스토리人] "'넥스트 GAFA' 이끌 창업 천재들, 이 대학서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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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人] "'넥스트 GAFA' 이끌 창업 천재들, 이 대학서 쏟아진다"
  • 박주연 NGO저널 기자
  • 승인 2023.08.1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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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 카이저혁신창업대학교 설립추진위원장

<편집자註> 시민사회는 '시대의 창(窓)'일뿐 아니라 가장 강력한 '여론 형성의 장(場)'입니다. 세상의 흐름을 알지 못하고, 세상 사람들의 생각을 읽지 못하고선 미래를 꿈꿀 수 없습니다. 수많은 사람(人)과 쉴새없이 소통하는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각양각색 사연을 [스토리人] 코너를 통해 소개해 드립니다.  

이종혁 카이저혁신창업대학교 설립추진위원장(18대 국회의원). “한국의 일론 머스크, 스티브 잡스를 키우겠다”며 본격 닻을 올린 설립추진위 이 위원장을 NGO저널이 만났다.
이종혁 카이저혁신창업대학교 설립추진위원장(18대 국회의원). “한국의 일론 머스크, 스티브 잡스를 키우겠다”며 본격 닻을 올린 설립추진위 이 위원장을 NGO저널이 만났다.

 

‘사람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처럼 흔한 말은 없다. 공기가 없으면 지구상에 생명체가 살 수 없다는 말처럼 너무나 당연해서 진부하기 짝이 없지만 원래 ‘진부함’이란 위대한 것이다. 잊고 지내면서도 ‘그래도 지구는 돈다(갈릴레오)’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성철 스님)’와 같은 뻔한 말들을 때때로 떠올리며 의미를 곱씹다가 무릎을 ‘탁’ 하고 치게 되는 이유다.

이종혁 카이저혁신창업대학교 설립추진위원장(18대 국회의원)이 “한국의 일론 머스크, 스티브 잡스를 키우겠다”며 갑자기 교육에 의지를 불태우고 나선 것도 비슷한 이유이지 싶다. 평생 정객으로 살아온 그가 혼란한 정치판을 잠시 떠나 4차산업혁명 문명전환기를 맞아 인재를 키우겠다고 나선 것도, 평범하지만 위대한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려는 이유 때문 아닐까.

그가 늘 강조하는 ‘국가중흥’, ‘국리민복’ 애국심의 발로이기도 하겠다. 지난해 11월 첫 심포지움을 개최한 후 본격 닻 올릴 준비에 들어간 설립추진위의 이 위원장을 NGO저널이 만났다. 인터뷰는 강남에 위치한 추진위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이종혁 카이저혁신창업대학교 설립추진위원장. 인터뷰 내내 혼돈의 이 시대에 혁신창업대학교를 표방한 카이저의 존재 의미를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종혁 카이저혁신창업대학교 설립추진위원장. 인터뷰 내내 혼돈의 이 시대에 혁신창업대학교를 표방한 카이저의 존재 의미를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오랜만에 뵙습니다. 작년 11월 카이저 공대 설립추진 위원회 포럼 행사 취재 이후 현재 진행 상황이 궁금합니다. 어떻습니까?

“하하. 정말 반갑습니다. 포럼을 개최한 이후 여러모로 열심히 준비하며 달려왔어요. 포럼 당시 위원회는 이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사단법인 허가를 받고 출범을 한 상태였습니다. 이후 국민적 성원과 기업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주력한 일 중 하나는 이 대학을 명색이 국민창업대학으로 발전시키려 기획재정부로부터 지정기부금단체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최근에는 교육부 허가를 받기 위해 대학 설립을 위한 사무국을 만들어 서류 작업을 하고 있는데, 거의 마무리 단계입니다. 또 체험 학습형, 창업 위주의 실습형 대학이란 성격에 맞게 다양한 프로그램과 교과목 운영 과정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에요”

- 많이 바쁘셨겠습니다.

"그렇습니다만, 아주 즐겁고 보람돼 힘든 줄 모르고 일하고 있습니다. 하하. 그런 준비와 동시에 이제는 카이저 대학을 국민께 알려야 할 타이밍이라 보고 내부적으로는 8월 첫날부터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야겠다고 방침을 세웠는데, 마침 NGO저널이 첫 테이프를 끊어주셨네요."

- 그렇군요. 괜히 어깨가 무겁습니다.

"하하. 부담 가지라는 소린 아닙니다. 아무튼 이야기를 이어가자면 얼마 전 뉴스에 태재대학교 소식이 들리던데, 그 대학은 국가 정치 지도자들을 기르겠다는 혁신대학 콘셉트인 것 같아요. 우리 카이저공대도 창업이 중심인 혁신대학을 표방합니다. 작년 11월 포럼 당시에는 2027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정했다가 2년을 앞당겨 2025년 3월 개교가 목표에요.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소위 4차산업 혁명이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그래서 N차 산업혁명이라고 지칭하는 시대로 돌입한 마당에 1년 뒤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데 이 시대를 대비한 혁신 창업대학을 표방하는 카이저 대학 개교를 시간 끌 이유가 없다는 것이지요.

이 시대 혁신대학의 필요성에 공감해 참여하고 있는 분 중 조한규 전 서울대 총장을 비롯해 박호군 전 과기부 장관, 이상목 전 차관, 김태환 서울대 교수, 주영섭 전 중소기업청장 등과 우리 추진위원들의 한결같은 의견이 바로 그겁니다. 졸속추진도 안 되지만 가능하면 추진력을 높여 개교 일정을 앞당길 수 있도록 계획해보는 것이 좋겠다는데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목표는 2025년 3월이고, 대학 설립 단계에서 예기치 못한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고려해 늦어도 그해 9월에는 하자는 뜻을 모았습니다."

 

세상 바꿀 ‘카이저혁신창업대학교’에 국민적 관심 필요

 - 말씀하신 태제대학교는 사이버대학인데, 카이저공대는 어떻습니까?

"우리 카이저대학도 사이버 대학입니다. 사이버대학은 원격 교육과 디지털 강의를 위한 시스템 구축이 필수에요. 그래서 우리 사무국 한쪽에선 교육부로부터 설립 허가를 받기 위한 서류 작업을 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선 바로 이 사이버대학에 맞는 시스템 구축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 중입니다. 이 계획에 따라 여느 디지털대학, 사이버대학과 다른 우리만의 특징 있는 사이버 강좌를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고 있어요.

학생들은 혁신 기업 창업에 필요한 지식을 사이버 강의를 통해 얻게 되는데, 소위 자기 주도형 지식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자기에게 맞는 교과목 강의를 스스로 찾아 공부하는 방식이에요. 일반적인 다른 사이버 강의 시스템과는 다른 특성을 갖도록 설계하려고 합니다. 두서없지만 이 정도가 작년 포럼 이후 우리 위원회가 한 일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 시작할 때 언론 등을 통해 카이저공과대학교로 홍보하셨는데, 카이저의 정확한 명칭은 뭡니까? 대학의 콘셉트가 바뀐 겁니까?

"안 그래도 그 부분 설명을 좀 하려고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원래는 카이저 공대로 시작했어요. 설립 규정에는 사이버 대학의 경우 네이밍을 할 때 반드시 사이버 내지는 디지털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야 한다고 하여 카이저 디지털 대학교라고 했다가 얼마 전 꼭 그런 단어를 쓸 필요는 없다고 규정이 바뀌었습니다. 우리의 핵심 콘텐츠는 공과대학이 아닌, 세상을 바꿀 혁신적인 대기업을 창업할 수 있는 천재들을 교육하겠다는 것이어서 이 취지에 맞게끔 네이밍을 고민 중입니다.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카이저 혁신창업대학교’로 지을 생각입니다."

이
이 위원장은 아직 시작도 않은 카이저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벌써부터 매우 뜨겁지만, 무엇보다도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후원금 모금은 잘 됩니까?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소위 대한민국 국가 경제 재도약을 위한 소위 혁신기업 창업을 위한 교육기관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카이저를 설립하려 준비하면서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이 사실은 포럼 한두 차례를 했을 뿐 아직까지 대외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어요. 2025년 개교 일정에 맞춰 이제부터는 대국민 홍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고, 이제부터 열심히 알리는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이 시대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대학이 무엇인지, 그리고 카이저 혁신 창업대학교가 국가중흥, 국리민복, 국가 경제 대도약을 위해 절실히 필요로 한 교육기관이라는 점이 홍보되고 인식되기 시작하면 많은 국민과 기업들이 동참해 주실 거라고 믿고 있어요. 다만 현재 성과를 물으시니 출발은 아주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작년 우리는 이 대학을 출범시키기 위한 조직을 만들기 전 사전 준비를 많이 했습니다. 필요한 생태계를 어떻게 조성하고 채워나갈 것인가를 고민하며 플랫폼을 만들었고, 창업하려는 기업들을 이 플랫폼에 넣어 지원, 인큐베이션하고 사전 시뮬레이션해봤는데 성과가 상당히 좋았어요. 여기에 관계된 기업 중 15개 정도 기업이 실질적인 체험을 해보더니 앞으로 이런 방식의 혁신 창업대학교와 시스템이 있는 대학을 후원하는데 마음을 아끼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이 기업들이 카이저대학교 설립 자금으로 쓰라고 내놓은 기업 지분이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에요. 스타트업이고 시작한지 1~2년 정도밖에 안 돼 아직 상장 전 기업이지만 저희에게 후원한 주식의 가치가 약 35억 정도 된다는 시장평가를 받았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기업들의 가치가 계속 커가고 있다는 것이죠. 이들 기업 중 치매 신약 개발회사 카이저 바이오라는 기업의 경우 자본금 1천만 원의 1인 주식회사로 시작했는데, 불과 1년 만에 30억 가치를 인정받아 대구경북 공익펀드로부터 3억 원을 투자받았습니다. 내년에 저희에게 추가 투자하겠다고 해요. 기업들로부터 이런 제안들이 계속 들어오기 때문에 우리가 보유한 지분은 커나갈 것이고 우리의 창업 플랫폼의 도움을 받고자 하는 기업들 역시 자신들의 지분을 후원하는 형식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저희가 무엇보다 가장 바라는 것은 국민 성금입니다."

카이저공대 설립추진위원회는 지난해 11월 24일 카이저공대 설립기념 심포지움을 개최하고 혁신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및 운영방안을 논의했다.
카이저공대 설립추진위원회는 지난해 11월 24일 카이저공대 설립기념 심포지움을 개최하고 혁신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및 운영방안을 논의했다.

 

세계 경제 패러다임 바꿀 인재육성을 꿈꾸는 혁신 교육기관

- 창업대학교라면 비슷한 콘셉트의 교육기관이 여럿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다른 창업학교와 차별화된 카이저만의 특징, 어떤 장점이 있는지 알아야 국민도 관심 보이고 후원을 할 것 같습니다.

"카이저와 유사한 교육기관이 많다고 하셨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카이저처럼 소위 혁신기업을 창업할 수 있는, 창업을 전문으로 하는 대학은 제가 알기로 대한민국에는 없습니다. 4차혁명의 시대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정부 정책 방향도 바뀌어 가고, 많은 사람이 설파하다 보니 대학들이 창업을 콘셉트로 지원하는 교육 과정을 만들고 있다는 얘기는 저도 들었습니다.

그런 노력을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만, 의미있는 성과는 아직 안 보인다는 게 제 판단이에요. 우리가 다른 곳과 가장 차별화하고자 하는 것은 국가중흥, 인류공영과 같은 가치, 이념적인 부분입니다. 우리나라 상장 기업이 약 2400곳인데 삼성과 현대처럼 세계에 자랑할 만한 간판 기업들도 있지만 국가경제 패러다임을 바꿀만한 기업들은 아직 새롭게 출현하지 않았습니다. 세계 최고의 기업 탄생을 목표로 하는 것이죠.

두 번째 특징이라면 ‘넥스트 코리아 가파(NEXT KOREA GAFA)'를 만들 소위 창업 천재를 길러내겠다는 현실적 목표가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 GAFA(가파) : 21세기의 석유로 불리는 데이터, 첨단 기술을 통해, 그것을 무기로 성장을 계속해 온 Google, Amazon, Facebook, Apple의 머리글자를 지칭

21세기 세계를 주도하는 혁신기업의 대명사 ‘가파’는 이제 고유명사로까지 돼 있습니다. 경제 대도약을 통해 국가중흥, 인류공영에 이바지할 기업가들을 길러내자는 것이 우리의 모토로, 의료바이오 학부, IT 의료바이오와 같은 융합 학부 등 전공 학부 교육을 통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한국형 가파를 키워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 분명한 차별점이 될 것 같습니다.

세 번째 자랑할만한 차별화로 말만으로의 공허한 목표가 아닌 타 대학과 차별화된 시스템, 특히 창업 플랫폼 시스템이 있다는 점입니다. 기업 창업의 알파와 오메가 A부터 Z까지 전체 과정을 고민하고 지원하고 자문하며 키워내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카이저에 입학 후 교육 과정을 거치며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이 세팅되면 여느 대학이 갖지 못한 이런 창업 플랫폼 시스템을 통해 커가는 것이죠. 우리는 학생들에게 창업 보육 사무실도 제공합니다.

미국의 경우를 살피면 혁신 대기업이 처음 출발할 때 어느 조그만 창고형 사무실에서 시작한 사례가 많지 않습니까? 우리 학생들도 기업을 만들 때 사무 공간이 필요하다면 대학 자체 내에 그런 사무 공간을 만들어 제공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좀 더 논의해봐야 하겠지만, 우리가 보유한 기숙사에서 학생들이 원하는 경우 먹고 자는 시간을 뺀 나머지 24시간 전체를 창업에만 열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또 학생들이 필요한 시드머니(seed money)를 지원하는 시스템도 준비 중입니다. 이런 부분들은 대한민국 어느 대학이나 창업교육기관과 차별화된 우리 카이저만의 특별한 특징이죠.

마지막으로 차별점을 하나 더 꼽자면, 카이저는 주인이 없는 대학입니다. 혹자는 주인 없는 대학일 경우 배가 산으로 갈 수 있다고 걱정하지만 오히려 더 긍정적으로 작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기존 오너가 있는 교육기관의 부정적 사례가 학교를 자신의 전유물처럼 여기고 전횡한다는 것 아닙니까? 우리는 학교를 책임 있는 이사장과 이사들의 합의체로 운영하되 누구도 대학의 오너십을 가질 수 없게 했습니다."

이종혁 카이저혁신창업대학교 설립추진위원장. 인터뷰 내내 혼돈의 이 시대에 혁신창업대학교를 표방한 카이저의 존재 의미를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진은 고양특례시 이동환 시장과 이종혁 카이저공대 설립 추진위원장의 학교 설립을 위한 MOU체결 장면. 고양특례시 제공
이종혁 카이저혁신창업대학교 설립추진위원장. 인터뷰 내내 혼돈의 이 시대에 혁신창업대학교를 표방한 카이저의 존재 의미를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진은 고양특례시 이동환 시장과 이종혁 카이저공대 설립 추진위원장의 학교 설립을 위한 MOU체결 장면. 고양특례시 제공

 

- 교육과정에서의 특징이랄까, 차별점도 있을 것 같은데요.

"학습 과정에서도 차별화가 있지요. 이를테면 학생들은 학교에 입학 후 4학년 졸업할 때까지 기준학점을 이수하는 것 외에도 학교의 창업심사위원회가 제시한 가이드라인 수준을 넘는 기업을 창업해야만 졸업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보기에 따라 힘들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굉장히 도전적이고 재미있는 과정이 될 수 있죠. 또 다른 특징이라면 학생들은 학교가 준비한 사이버 강좌를 찾아 창업에 필요한 지식을 스스로 공부하도록 돼 있습니다.

우리는 학생들이 입학하자마자 카이저가 준비한 가상 기업의 CEO나 직원이 되어 계속 창업에 도전하고 때로는 실패도 맛보는 그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재미있는 계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그 가상의 현실에서 실패와 성공 등 간접 체험을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소위 창업의 ‘감’을 갖게 되고 스스로 체화하게 됨으로써 성공적 기업을 창업하는 과정으로 나가게 됩니다. 이것 역시 카이저만의 독특한 장점이라고 자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카이저 대학을 구상할 때 영감을 받거나 목표로 한 모델이 있었는지요?

"좋은 질문입니다. 우리가 시작할 때 구상했던 모델이 존재하는지, 세계에 퍼져 있는 창업에 관한 교육기구들을 쭉 조사해봤습니다. 미국의 올린 공과대학, 미네르바 대학 이런 대학들이 있었어요. 그 대학들로부터 영감을 많이 받았지만 우리는 이런 대학의 혁신성도 뛰어넘어야겠다는 각오로 콘셉트를 구상하다 미국의 드레이퍼 대학을 발견했습니다.

※ 드레이퍼 대학 : 미국의 유명 투자자 팀 드레이퍼(Tim Draper)가 설립한 창업가를 양성하는 부트캠프 프로그램. 약 7주간 기숙사에서 합숙하며 실리콘밸리의 유명 창업가, 투자자, 비즈니스 전문가 등으로부터 멘토링과 인큐베이팅을 받는 ‘히어로 트레이닝(Hero Training)’으로 유명하다. 설립자인 팀 드레이퍼는 벤처캐피탈인 DFJ의 공동설립자 겸 회장으로, 테슬라, 스페이스X, 솔라시티 등 일론 머스크의 기업들과 바이두, 자포스, 스카이프, 핫메일, 인디고고 등에 투자해 큰 성공을 거둔 인물이다. 특히, 최근에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에 큰 투자를 해오고 있는 대표적인 암호화폐 선구자 중 한명으로 알려져 있다.-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래텀 기사 참고.

이 대학은 정식 대학교 학부 과정은 아니고 미국의 성공한 벤처사업가인 드레이퍼가 설립한 영리 학교에요. 3개월, 6개월 등의 교육 코스를 밟아 창업하도록 전문적인 교육을 합니다. 우리가 표방하는 대학과 가장 근접한 교육기관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인터뷰 내내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가던 이 위원장은, 묘비명에 어떤 문구를 넣고 싶냐는 질문에 빙긋이 웃었다.
인터뷰 내내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가던 이 위원장은, 묘비명에 어떤 문구를 넣고 싶냐는 질문에 빙긋이 웃었다.

 

‘진지하고 재미있게 살려고 노력한 한 사내’의 여정

- 현재 카이저혁신창업대학교 설립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계신데, 대학이 설립되면 추진위 위원회는 해산하는 겁니까? 위원장님의 거취도 궁금하군요.

"저는 그 이후 행보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저의 주된 관심은 카이저혁신창업대학교 설립과 성공에 있어요. 추진위원회는 대학을 만들기 위한 하나의 기구이고 학교가 설립되면 학교 법인이 만들어져 이사장이 오시겠죠. 대학에는 총장이 있을 테고요. 저는 스스로 설립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에 이사장이든 총장이든 자리를 맡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카이저 설립 취지에 맞는 적임자를 이사장, 이사, 총장과 교수로 모시겠다는 게 저뿐 아니라 추진위원회 모든 위원의 공통된 생각입니다."

- 이제 정치는 완전히 떠나신 겁니까?

"하하. 그 질문 나올 줄 알았습니다. 정치는 저의 전부라고 할 수 있어요. 국민학교(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내 꿈은 정치였고, 학생 때도 학생운동, 민주화 운동을 했죠. 평생의 첫 직장도 국회였어요. 잠깐의 공백기가 있었고 국회의원은 한번 밖에 못했지만 40년 가까이 정치 세계에 발을 담그고 살았기 때문에 죽을 때까지 정치를 그만두는 건 아닙니다."

- 잘 아시겠지만 내년이 총선 아닙니까. 정당에서 ‘당신이 꼭 필요하니 와달라, 공천주겠다, 같이 세상을 바꿔보자’고 한다면 어떡하시겠습니까.

"(빙긋이 웃으며) 그런 제안이 올까요? 그런 제안이 오지 않으리라 생각하지만, 제안이 온다 하더라도 갈 생각이 없습니다. (※ 이 위원장은 녹음기를 끈 후 재차 이어진 기자 질문에 ‘카이저혁신창업대학교에 도움이 된다면’이라고 정치권 복귀에 대한 전제를 붙였다.) 제가 국회의원이 된 이유는 국회 정치를 통해 세상을 바꿔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세상을 바꾸는 일 중 가장 중요한 분야가 경제라고 봤죠. 경제를 키워야 결국 세상이 바뀌는 것이거든. 그래서 의원을 하던 기간 국가를 먹여 살릴 수 있는 미래성장 솥단지 산업이 무엇인가에 줄기차게 관심을 쏟고 모든 정책 포커스를 거기에 맞췄습니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제 불찰로 계속해서 하는 일들이 좌절되었죠. 하지만 카이저를 구상하면서 경제 중흥의 길이 반드시 정치에만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국회의원이 되고 대통령이 되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대학을 반드시 성공시키는 일이라고 믿고 제 모든 것을 올인하고 있습니다. 카이저혁신창업대학교가 앞으로 자리잡고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 대들보 역할을 하는데 견마지로를 다할 생각입니다. 소위 말하는 제 개인적인 정치적 야망과 목표 이런 것들은 후순위 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 더 하실 말씀이 있다면요.

"제 아버지 어머니 세대 이분들이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고 국가적 목표와 정책 방향을 잡아 달려온 게 오늘날의 경제대국이란 열매를 거두게 된 배경입니다. 삼성, SK, 현대 등 이런 몇 개의 대기업들이 지금까지의 소위 간판 주자들입니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이란 새로운 문명 전환기를 맞았습니다. 그 와중에 대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환골탈태하는 몸부림을 치고 있죠. 그러나 세계 추세를 보면 앞으로 국가를 먹여 살릴 기업들은 새롭게 탄생하는 혁신기업들에서 나올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요. 시대를 이해하고 선도하고 소위 보폭을 맞추는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낼 줄 아는 혁신아들에 의해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깁니다. 아까 말씀드린 가파가 대개 그랬지요.

결국 카이저의 설립 배경이 두 번째 국가 대도약의 필요성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싶어요. 첫 번째 대도약을 박정희 리더십과 한강의 기적 세대가 이루었다면 두 번째 대도약을 위한 정치적 리더십은 제 눈에는 보이질 않습니다. 경제에서도 마찬가지에요. 단순히 수박 겉핥기식의 방향 제시만 있을 뿐 박정희 리더십, 소위 한강의 기적 세대와 같은 그런 움직임은 전혀 안 보이는 상황이라 카이저가 그런 경제적 대도약을 이뤄낼 수 있는 기업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역할을 정치세력이 하는 시대는 지났기 때문에 교육기관에서 하겠다는 것이지요. 새로운 대한민국이 앞으로 수십 년 뒤 G2 국가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어요. 그 결과를 만들어낸 역사적 교육기관의 출현과 역할이었다는 말을 듣기 위해 어려운 가운데서도 저희가 카이저 대학을 구상하고 현재 이끌어가고 있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국민과 기업들이 우리 카이저에 관심을 갖고 성공할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셨으면 감사하겠다는 부탁 말씀드립니다."

-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궁금합니다. 위원장님은 생을 마친 뒤 묘비명을 쓴다면 어떤 말을 남기고 싶으십니까?

"하하. 신선한 질문이군요. 저는 이런 말을 남기고 싶습니다. ‘여기에 세상을 진지하고 재미있게 살려고 노력한 한 사내가 누워있다’라고요. 제가 60이 넘어 마음에 갖게 된 일종의 좌우명이라고 할까요, 내 삶의 기저라고 할까요. 저는 이 말을 묘비명으로 쓰고 싶군요."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NGO저널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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