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키맨' 박종문 출격... 삼성證 리스크 관리 잘될까 [줌人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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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키맨' 박종문 출격... 삼성證 리스크 관리 잘될까 [줌人CEO]
  • 전지윤 기자
  • 승인 2024.03.2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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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정기 주총서 박종문 대표 공식 선임
삼성생명 근무만 '30년'... 그룹사 신뢰 두터워
금융경쟁력TF팀장·자산운용부문장 역량 낼까
'리스크 관리' 과제될 것... 시장 불확실성 상존
삼성證, 지난해 4분기 '적자' 기록... 충당금 영향
"박 대표, 운용 역량 보일 것... 향후 호실적 기대"
박종문 삼성증권 신임 대표이사. 사진=삼성증권
박종문 삼성증권 신임 대표이사. 사진=삼성증권

삼성증권이 신임 대표로 박종문 내정자를 공식 선임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반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외부동산 투자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박 대표에게도 '리스크 관리'가 과업으로 자리할 전망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21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박종문 신임 대표이사 선임 건을 의결했다. 이로써 3년 동안 박 대표는 장석훈 전 대표에 이어 삼성증권을 이끌게 됐다. 

1965년생인 박종문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 학사, 카이스트 금융공학 석사를 졸업한 뒤 삼성생명에 입사했다. 이어 삼성생명에서 지원팀장, 해외사업본부 담당임원, 경영지원실 담당임원, CPC전략실장, 금융경쟁력제고TF장, 자산운용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이중 시선을 끄는 것은 금융경쟁력제고TF팀장 경력이다. 삼성그룹은 앞서 미래전략실을 운영해 왔고, 박종문 대표는 미래전략실의 금융일류화추진팀에서 근무한 바 있다. 이후 2017년 삼성그룹은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사업영역별로 ▲전자 계열사의 사업지원TF ▲금융 계열사의 금융경쟁력TF ▲삼성물산 계열의 EPC TF 등 3개의 TF를 구성했다. 이들 TF팀은 계열사 내 '미니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으며 박 대표는 금융경쟁력제고TF팀에서 삼성금융사의 미래 먹거리 창출, 시너지 등을 지원해 왔다.

뿐만 아니라 박종문 대표는 자산운용부문장 역할까지 수행하며 불확실한 금융시장 내 안정적으로 운용사업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액티브한 조직문화 구축, 인적 경쟁력 제고 등에 대한 활약까지 높게 평가되고 있고, 삼성생명 내에서 30년 넘게 근무해 왔다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에도 그룹사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박종문 대표는 삼성증권 취임과 동시에 '리스크 관리'를 주요 과제로 떠안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미국이 금리 인하를 예고했지만 아직까지도 실질적인 인하는 이뤄지지 않고 있어 고금리 부담이 상존하고 있다. 이에 더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도 모든 금융권이 건전성 강화와 동시에 실적 개선의 숙제까지 안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3분기까지 안정적이고 양호한 실적을 보였으나 거래량 감소, 부동산과 해외투자 관련 손실에 대응하기 위한 충당금 적립으로 4분기 실적은 부진한 양상을 나타냈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7406억원, 당기순이익은 548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8.1%, 29.7% 늘었다. 그러나 4분기만을 떼어 봤을 때 연결 기준 영업손실 28억원, 당기순손실 7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별도 기준으로 보면 4분기의 당기순손실은 327억원에 달한다.

당초 업계에서는 이어진 호실적으로 삼성증권이 '1조클럽(연간 영업이익 1조원)'에 입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4분기의 부진한 실적으로 1조클럽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원인은 선제적 충당금 적립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3259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는 지난 2022년 291억원의 충당금에 비했을 때 10배 이상의 수준이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 이후 금융당국은 금융사들에게 적극적인 충당금 적립을 주문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올해 초 "PF 손실 인식을 회피할 시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며 "여력이 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충당금을 적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내에서는 박종문 대표가 리스크 관리에 있어 강점을 보일 것으로 예측한다. 특히 삼성증권이 리테일 금융, 자산관리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는 증권사이기 때문에 충당금 적립을 단기간 내 끝내고 실적 반등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행 중이고 리테일 부문의 강자로 자리하고 있다"며 "해당 부문에는 운용 역량이 중요하기 때문에 박종문 대표가 가지고 있는 역량이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충당금이나 리스크 관련 이슈가 있지만 삼성증권이 가진 운용 부문 강점을 기반으로 좋은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해외 대체투자 영역으로의 사업 확장도 이뤄질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박종문 대표는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장으로 근무하는 동안 삼성생명 프랑스 지사의 인프라 투자 전문 운용사 '메리디암'의 2대주주로 자리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런던에서 진행된 금감원 공동 해외 IR에서는 글로벌 사업의 대체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키도 했다. 

이에 더해 지난해 말 삼성증권은 조직개편을 통해 박준규 삼성생명 부사장을 최고 재무책임자(CFO)로 선임했다. 박 CFO는 삼성생명 내 자산운용전략팀장으로서 박종문 대표와 최근까지도 호흡을 맞춰 왔다. 이를 통해 향후 박 대표의 자산운용 역량에 시너지가 발휘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박종문 대표는 풍부한 사업 경험, 관리 노하우를 통해 삼성증권의 혁신과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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