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는 지나갔다"... 증권사, 올해 실적 개선 전망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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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는 지나갔다"... 증권사, 올해 실적 개선 전망 '긍정적'
  • 전지윤 기자
  • 승인 2024.02.28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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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증권사, 지난해 합산 순익 3.4조원... 전년比 18.3%↓
미래에셋·하나·메리츠·신한투자證, 하향세 커... 적자 전환도
해외 부동산 투자·부동산 PF 등 관련 충당금 선반영 영향
"증권업 실적, 美 금리 인하·밸류업 프로그램 등 개선 전망"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 시장경제신문DB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 시장경제신문DB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실적이 대부분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수준의 결과물을 얻었다. 다만 증권사들은 올해 전망만큼은 긍정적인 예상을 내놓고 있다. 지난 실적 대부분이 해외 부동산 평가손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규모 충당금 적립이 미리 반영된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한국투자·메리츠·NH투자·삼성·키움·KB·미래에셋·대신·신한투자·하나증권)의 합산 순이익은 3조4078억원으로 전년(4조1735억원) 대비 18.3% 감소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4개사의 실적 하향세가 컸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110억원, 2980억원으로 전년 대비 38.8%, 57.8% 감소했다. 4분기만 따져 봤을 때에는 적자 전환했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평가손실과 국내 부동산 PF, 태영건설 관련 충당금 1000억원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국내 PF, 글로벌 대체투자자산 등 주요 투자목적자산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손익에 더해 충당금과 평가손실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2022년 126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하나증권은 지난해 270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도 334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하나증권은 4분기에만 해외 부동산 관련 충당금 1240억원을 적립했다. 이는 하나금융그룹의 전체 계열사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각각 8813억원, 5899억원으로 19.3%, 28.8% 줄었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4분기 충당금은 1730억원에 달한다. PF채무보증 순잔액은 4조2000억원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김상훈 메리츠금융지주 IR 상무는 "지난해 메리츠증권의 경우 부동산 시장 침체, 금리 변동성 확대 등 비우호적 영업환경 속에서 대출에 관련해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과 해외 부동산 관련 수익 증권 감액으로 실적이 부진하게 나왔다"며 "향후 예상 손실을 즉각 반영한 보수적 리스크 관리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009억원으로 75.5% 급감했다. 신한금융지주에서는 이에 대해 "전년도 부동산 매각 이익 효과 소멸과 투자 상품, 부동산 PF 관련 손실을 인식하며 순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실적 저하가 크게 나타난 4개사(미래에셋·하나·메리츠·신한투자증권)의 해외 부동산 관련 손실 규모가 상당한 점을 고려했을 때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에 대해 대규모 손실 인식을 단행한 것이 관련 증권사 실적 저하의 주요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에는 올해 증권사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대형사들 위주로 손실에 대한 충당금을 대폭 적립하고 나섰고, 지난해 실적은 이것이 선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예고에 따른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에서는 올해 증권산업에 대해 "증권업은 경제성장률 개선,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 등의 영향으로 위탁매매, 투자은행, 자산관리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수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부동산 PF와 해외투자자산에 대한 대규모 충당금 적립, 부실채권 상각으로 대다수 증권사들에 대해 큰 폭의 적자 인식이 예정돼 기저효과가 존재한다"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예고에 따른 시장의 관심 확대도 기대감의 이유"라고 전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 역시 "시중금리 하락, 신용리스크 완화에 따른 채권평가이익 등이 금년 하반기에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증권업종의 실적 턴어라운드 근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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