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친환경 선박' 투자 결실... 올해 글로벌 수주도 '파란불' [시경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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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친환경 선박' 투자 결실... 올해 글로벌 수주도 '파란불' [시경pick]
  • 노경민 기자
  • 승인 2024.02.2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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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기술 개발 지속... 초격차 유지
3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 전환 성공
환경규제 강화로 친환경 선박 요구↑
올해 수주 목표인 135억달러 웃돌듯
HD한국조선해양의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조감도. 사진=HD한국조선해양
HD한국조선해양의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조감도. 사진=HD한국조선해양

 

친환경 선박 개발에 전념하던 HD현대의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4년 치에 달하는 수주 잔고를 확보하며 3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글로벌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에 따른 수주량 확대와 건조 물량 증가 등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이달 6일 HD한국조선해양은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결 기준 실적으로 매출 21조 2962억원, 영업이익 282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23.1%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에 따른 선가 상승분이 실적에 반영돼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이룬 것으로 풀이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를 통해 올해를 턴어라운드 원년으로 발판 삼고 내년에는 더 크게 도약하겠다는 복안을 세웠다. 실제 이달 1일 기준 총 38척(46억5000만달러 규모)을 수주하는 등 올해 초부터 사업은 순풍을 타고 있다. 연간 수주 목표액인 135억달러의 34.4%를 일찌감치 채운 셈이다.

 

2월 1일 기준 46.5억달러 수주... 연 목표액 34.4%

HD현대의 친환경 선박에 대한 투자가 옳은 판단이었다는 결론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힘써왔다.

올해 글로벌 수주에 파란불이 켜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 강화로 주요 선사들의 노후 선박 교체 수요가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IMO는 2050년까지 200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을 기존 50%에서 100% 감축하는 강화된 환경 규제 계획을 발표했다.

실제 올해 선종별 수주량만 보더라도 LNG 운반선 2척, PC선 15척, LPG·암모니아 운반선(VLAC) 15척, 에탄 운반선 1척,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2척, 탱커 2척, 해양 1기 등을 기록 중이다. 이 중에서도 오세아니아, 중남미 소재 등의 선사에서 VLAC 11척의 건조 계약을 따낼 정도로 VLAC의 비중이 월등히 높다.

업계는 수소 사회로의 전환이 본격화하면 고부가가치 선박인 VLAC에 대한 수요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암모니아는 액화수소와 달리 상온에서 비교적 쉽게 액체 상태로 저장할 수 있고 단위 부피당 약 1.7배의 수소를 더 저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덕분에 대량 운송이 쉬워 효과적인 수소 해상 운송법으로 주목받는다.

조선해양업계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점해야 하는 시장인 셈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급성장하는 VLAC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내년까지 암모니아 대형 엔진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LPG·암모니아 운반선 위주로 상당한 수주가 진행 중이다. 암모니아 운반선은 일본과 한국 발전시장에서 혼합 연소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발주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런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LPG, VLAC 선박 수주 늘어날 듯... 수익성 개선 기대

HD현대의 친환경 선박 개발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HD현대는 지난달 26일 친환경 연료 중 하나인 메탄올로 운항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세계 최초로 건조해 세계 2위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에 인도했다. 1만62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메탄올 추진 선박으로, 초대형 컨테이너선으로는 처음으로 선실을 선박의 뱃머리에 뒀다. 이 때문에 화물을 좀 더 효율적으로 싣고, 운항할 때 앞쪽을 보다 잘 볼 수 있다.

메탄올은 암모니아와 함께 대표적인 친환경 연료로 꼽힌다. 기존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보다 황산화물(SOx)은 최대 99%, 질소산화물(NOx)은 80%, 온실가스는 25%까지 줄일 수 있어 주요 대체 연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선업계는 글로벌 대형 선사 중심으로 전 세계에 200척 넘는 메탄올 연료 선박 개조 또는 발주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높은 기술력으로 경쟁우위를 확보한 HD현대의 올해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2021년부터 최근까지 발주된 6만5000㎥급 이상 액화석유가스·암모니아 운반선은 총 131척이다. 이 중 HD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선박은 74척으로 56%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는 또 2035년까지 암모니아 운반선 발주 물량이 200척가량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추세로 미뤄볼 때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수주 목표를 상향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수주액 223억2000만달러의 60% 수준인 135억달러를 올해 수주 목표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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