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한국 시장, 새로운 도약 위한 교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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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한국 시장, 새로운 도약 위한 교두보"
  • 노경민 기자
  • 승인 2024.02.0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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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캐딜락 리릭/XT4 등 신차 4종 출시
한국GM, 작년 46만8천대 판매... 전년 대비 77% 성장
한국 車 수출 물량의 20% 차지... 내수 비중 10% 미만
GM 배라 회장 방한... 국내 전장·배터리 업계 CEO 회동
제너럴 모터스 2024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표 중인 헥터 비자레알 GM 한국사업장 사장 겸 CEO. 사진=한국GM
'제너럴모터스 2024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표 중인 헥터 비자레알 GM 한국사업장 사장 겸 CEO. 사진=한국GM.

지난해 자동차 시장이 주춤한 상황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한국GM이 올해 내수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이는 판매량 대부분을 수출이 차지한 만큼 실질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국내 고객층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GM은 신차 출시를 계기로 내수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 사업장의 생산량을 더욱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내수와 생산능력 강화를 위해 마케팅 관련 인적 역량을 확충하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중장기적인 전략의 일환으로 국내 전장 업체 등과도 다양한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GM은 2023년 46만8059대의 자동차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판매량을 76.6%나 끌어올렸다. 2022년 9년 만에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또다시 두드러지는 성적을 낸 셈이다. 다만 2023년의 성장세를 분석해 보면 한국 전체 자동차 수출의 20% 정도를 GM이 차지했지만, 대부분이 미국 등 수출 물량이었다. 

전체 판매량 중 내수 차량은 3만8755대로 비중은 10%가 되지 않는다. 전년 대비 4.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마저도 미국 현지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RV 트랙스 크로스오버 출시 덕이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제외한 다른 모델들의 판매량은 줄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GM은 신차 출시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국GM, 전기차 포함한 신차 4종 출시로 내수 시장 공략

한국GM은 올해 캐딜락 리릭, 쉐보레 이쿼녹스 EV, 캐딜락 XT4, 쉐보레 콜로라도 등 신차 4종을 선보인다. 소비자 관점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GM의 최신 전기차 플랫폼인 '얼티엄'을 기반으로 개발된 쉐보레 이쿼녹스 EV와 캐딜락 리릭이다. 리릭은 캐딜락이 선보이는 최초의 전기차 모델이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은 2일 서울 강남 더하우스오브지엠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핵심 사업 전략을 바탕으로 미국 고유의 제품 경험을 원하고,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고객을 위해 모든 영역에서 고객 경험을 확대할 것"이라며 "이쿼녹스와 리릭은 한국 전기차 여정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이 침체기를 맞고 있지만 한국GM은 국내에서 수요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구스타보 콜로시 한국GM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고급, 중간급, 엔트리급 전기차 시장이 존재하고 각각의 세그먼트별로 전기차에 대한 트렌드가 다르다. 리릭과 같은 고급 전기차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GM은 내수 확대를 기대하는 만큼 생산량 증가에도 집중한다. 이를 통해 한국 사업장은 내연기관 차량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한국GM은 올해 50만대 이상을 생산할 계획이다.

GM 부평공장에서 트레일블레이저(파생모델 포함)와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파생 모델의 철저한 품질 관리와 차질 없는 생산 및 공급 중요성을 강조하며 임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있는 제럴드 존슨 GM 글로벌 생산 부문 총괄 부사장(가운데). 사진=한국GM
GM 부평공장에서 트레일블레이저(파생 모델 포함)와 트랙스 크로스오버 파생 모델의 철저한 품질 관리와 차질 없는 생산 및 공급 중요성을 강조하며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는 제럴드 존슨 GM 글로벌 생산 부문 총괄 부사장(가운데). 사진=한국GM

GM 미국 본사의 제럴드 존슨 글로벌 생산 부문 총괄부사장이 지난달 첫 해외 사업장 방문지로 한국을 찾아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 두 개 모델의 차질 없는 공급을 강조하면서 이를 뒷받침했다.

당시 존슨 총괄부사장은 "올해 전동화 전략과 더불어 수익성 있는 내연차 사업의 성장 역시 GM의 핵심 사업전략이다. 이런 측면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GM 한국사업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두 전략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탄탄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수출 효자' 트레일블레이저, 트랙스 크로스오버 생산량 늘린다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부평과 창원공장에서 생산 중인 GM의 대표적인 '수출 효자' 차량이다. 미국 현지 인기 차종으로 미국 소형 SUV 시장에서 두 모델의 합산 점유율은 약 40%에 달한다. 지난해 한국 자동차 수출 모델 중 전체 각각 1위와 4위를 차지한 바 있다. GM은 트랙스크로스오버에 대한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고자 공장 가동률을 최대로 높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창원공장에 약 9000억원을 투자했다.

한국 공장은 단기간에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전환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비자레알 사장은 "우리가 집중해야 할 부분은 생산 능력과 수익성을 최대화하는 것"이라며 "아직 한국공장을 전기차 생산으로 전환하기 위한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내수 확대와 생산량 증가라는 투 트랙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마케팅 관련 인적 역량도 확충했다. 우선 2023년 8월 취임한 비자레알 사장은 멕시코,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동남아시아 등 세계 각지를 경험한 마케팅 전문가로 꼽힌다. 같은 해 한국GM에 합류해 비자레알 사장을 보조하고 있는 콜로시 부사장도 글로벌 마케팅을 담당했다.

올해 초에는 정정윤 한국GM 전무의 최고 전략책임자(CSO) 선임, 윤명옥 한국GM 전무의 커뮤니케이션 총괄 겸 최고 마케팅책임자(CMO) 선임 등이 이뤄졌다. 내수 시장에 대한 중장기적인 전략 수립과 마케팅 강화가 이번 인사의 핵심이라는 것이 한국GM 측의 설명이다.

정 CSO는 최고 전략 책임자로서 회사의 커머셜 및 내수 시장 운영의 중장기적인 성장과 지속 가능성을 위한 전략의 개발과 실행을 이끈다. 윤 CMO는 지금까지와 같이 GM한국사업장의 커뮤니케이션 부문을 총괄하는 동시에 내수 판매와 캐딜락, 쉐보레, GMC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 개발 및 실행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왼쪽부터) GM 한국사업장의 윤명옥 커뮤니케이션 총괄 겸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 헥터 비자레알 사장 겸 CEO, 구스타보 콜로시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 사진=한국GM
(왼쪽부터) GM 한국사업장의 윤명옥 커뮤니케이션 총괄 겸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 헥터 비자레알 사장 겸 CEO, 구스타보 콜로시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 사진=한국GM

이와 관련해 비자레알 사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가지 전략을 수립하고 일을 실행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된 자원이 있어야 한다. 윤 전무님, 콜로시 부사장님, 정 전무님, 그리고 나머지 한국 팀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면서 성장을 해야 할 것"이라며 개편된 조직을 통해 내수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윤명옥 CMO도 "비자레알 사장님이 한국에 부임한 이유 자체도 내수 시장 공략을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생각할 수 있다. 자신의 시간 중 80% 이상을 내수 시장에 관한 논의를 위해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이를 뒷받침했다.
 

메리 바라 GM 회장 방한에 내수 시장 공략 힘 실릴 듯

한국GM은 고객 확보를 위해 서비스 인프라와 애프터마켓 서비스 확충을 통한 이미지 개선에 나선다. 우선 올해 7월에는 7월 지하 4층, 지상 8층 규모의 서울서비스센터를 오픈하고, 다소 낡았다는 평가를 받는 동서울서비스센터와 원주서비스센터도 개보수를 진행한다.

글로벌 커넥티비티 서비스인 '온스타'는 올해 상반기부터 국내 출시되는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에 처음 적용될 예정이다. 온스타를 이용하면 모바일 앱을 통한 차량 상태 진단, 원격제어 서비스,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도 누릴 수 있다.

한국GM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전장 업체 등과도 다양한 협업을 추진한다.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국내 여러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신차에 IVI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연계해 차량 상태를 점검할 수 있도록 하고, 최고의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한편, 메리 바라 미국 GM 회장 겸 최고 경영자(CEO)도 국내 자동차 전장, 배터리 업체 관계자들과 만나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등 GM 한국사업장의 계획에 힘을 실었다. 업계에 따르면, 배라 CEO는 6일 한국을 찾아 조주완 LG전자 사장,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최윤호 삼성SDI 대표 등을 잇따라 만나며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바라 회장은 2013년 수석 부사장 시절에도 한국을 찾아 인천 부평공장을 둘러보는 등 현안을 챙기며 한국 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바 있다. 이번 11년 만의 방한은 GM 한국사업장의 사업에도 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라 회장 방한을 계기로 헥터 비자레알 사장 등 한국사업장 경영진이 국내 시장 현황과 올해 출시할 신차 물량 확보 방안을 직접 전달하면서, 사업 추진에 힘을 얻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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