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태영건설, 경영정상화까지는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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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린 태영건설, 경영정상화까지는 '첩첩산중'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4.01.14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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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銀 “채권단, 워크아웃 조건 96.1% 동의”
정부, "부동산PF 리스크 전이 가능성 제한적"
3개월간 금융사들의 채권 행사가 일시 유예
PF사업장처리부터 구조개선까지 변수 많아
태영건설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채권단의 워크아웃(기업개선 작업) 개시로 당장의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태영건설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채권단의 워크아웃(기업개선 작업) 개시로 당장의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근 도급 순위 16위인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정부는 “부동산 PF 리스크 전이 가능성 제한적”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업계는 당장 급한 불은 껐다고 해도 전국에 산재한 사업장들의 사업재편 문제, 재무구조 개선방안 등의 산적한 과제가 남아있어 경영정상화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고 지적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채권단의 워크아웃(기업개선 작업) 개시로 당장의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앞서 11일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소집한 1차 금융채권자협의회에서 워크아웃이 결정됐다.

산은은 이날 태영건설에 돈을 빌려준 금융사와 개인 609곳을 대상으로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서면으로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채권단은 안건에 대한 결의서를 11일 자정까지 접수한 결과, 동의율 96.1%로 워크아웃이 결정됐다.

11일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소집한 1차 금융채권자협의회에서 워크아웃이 결정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11일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소집한 1차 금융채권자협의회에서 워크아웃이 결정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후 정부는 12일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어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이후 국내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부동산 파이낸싱 프로젝트(PF) 리스크 전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해외투자자들도 이번 사태를 국내 부동산 PF 시장의 질서 있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해석하며 다른 부문으로 리스크가 전이될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는데 인식을 함께 했다.

채권자협의회는 오는 4월11일까지 모든 금융채권에 대해 상환을 유예하고, 외부 전문기관을 선정해 태영건설에 대한 자산부채실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태영건설의 PF 사업장에 대해서는 PF 대주단이 사업장별로 대주단 협의회를 구성해 태영건설과 협의해 처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태영그룹이 우선 급한 불은 껐지만, 채권단이 태영건설 실사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우발채무가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되므로 워크아웃이 성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태영그룹이 밝힌 태영건설의 보증채무는 약 10조원이다. 이 가운데 2조5259억원을 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나머지 6조9785억원은 위험도가 낮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PF부동산 전문가들은 보증채무 중 책임준공 확약(3조5570억원)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며 지적한다. 

일례로,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피스 개발 사업과 관련된 480억원 규모의 PF 채무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했어도 막지 못할 것이라고 추정한다. 이를 포함해 태영건설의 보증채무는 총 9조544억원에 달한다. 이는 보증채무 중 2조5259억원이 부실 가능성이 있는 우발채무로 분류하고 있다.

관건은 태영건설의 자구안 이행 여부다. 태영그룹은 앞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1549억원)의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추진 및 매각대금의 태영건설 지원 ▲블루원의 지분 담보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제공 등 4가지 자구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채권단과 금융당국에 이어 대통령실까지 나서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자, 태영그룹이 추가 자구안을 내놓았다. 논란이 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잔액인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투입했다. 또 TY홀딩스에 대한 오너일가 보유 지분(33.7%) 담보 제공을 비롯한 SBS에 대한 TY홀딩스 보유 지분(38.1%) 담보제공, SBS미디어넷 등 다른 계열사를 활용한 자금조달 등을 추가로 제시했다.

태영건설은 이에 대해 “부동산 PF에 대한 전반적인 경계감이 상존하고 있어 주요 사업장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한 경우 관계기관 공조 하에 적기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태영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처리 문제가 다음 채권단 협의회 전까지 핵심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은 워크아웃이 개시되면서 PF 대주단이 사업장별로 대주단 협의회를 구성해 태영건설과 협의해 처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인 사업장 중 분양이 완료된 주택 사업장이나 비주택 사업장은 일정대로 공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며 “분양 진행 중인 주택 사업장은 분양률을 제고해 사업장을 조기에 안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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