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 축소에도 소비는 증가... 국내 카드사 할부 수익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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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택 축소에도 소비는 증가... 국내 카드사 할부 수익 '껑충'
  • 전지윤 기자
  • 승인 2023.12.2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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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전업카드사 올해 3분기 할부수수료 수익, 2.3조원
지난해 대비 35.8%↑... 하나카드, 75.2%로 최대 증가율
'할부수익' 가장 큰 카드사, 삼성카드... 6211억원 달해
카드사 할부 수수료율 연 19.9%... 법정 최고금리 육박
정부의 잇단 규제로 인해 카드사들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 카드업계에서는 "고용 창출을 국정 과제 1순위로 꼽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잇단 규제로 카드업계를 위축시켜 일자리를 없애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시장경제 DB
사진=시장경제 DB

국내 카드사들의 할부카드수수료 수익이 1년새 35.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황 악화에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 혜택을 축소하고 나섰지만 경기 침체·고물가 등으로 서민들의 단기 할부 활용과 같은 '불황형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할부카드수수료 수익은 총 2조3,3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1조7201억원) 대비 35.8% 증가한 수준이다. 

카드사별로 봤을 때 같은 기간 하나카드가 1,418억원을 기록하며 75.2%로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그 뒤로 KB국민카드는 65.3%(3,451억원) 늘었고 이어 ▲우리카드 35.3%(1631억원) ▲신한카드 33.0%(3,664억원)  ▲롯데카드 33.0%(3,664억원)  ▲삼성카드 26.0%(6,211억원)  ▲현대카드 20.8%(2,660억원) 등의 순이었다. 

할부 수익이 가장 큰 곳은 삼성카드였다. 지난해 3분기 4,930억원에 그쳤던 삼성카드의 할부카드수수료 수익은 올해 3분기 6,211억원에 달했다. 

카드사들의 할부 수익은 꾸준히 늘어 왔다. 지난 2020년 1조9,338억원에서 2021년 2조245억원, 2022년 2조4,133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3분기까지의 집계 금액이 지난해 연간 할부 수익 금액에 조금 못 미치는 것을 감안했을 때 올해 역시 지난해보다 증가한 규모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카드사들은 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 상황 악화 등 경영 환경이 안 좋아진 가운데 무이자 할부, 캐시백 등의 혜택을 줄이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저수익 시장으로 분류되고 있는 세금, 4대 보험 업종의 무이자 할부까지 축소하고 나섰다. 

실제로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이 되는 여신전문채권(여전채) 금리는 올해 연 4%를 넘어섰다. 카드사들이 부담해야 하는 이자 비용은 지난해 대비 50% 넘게 증가했다. 

카드사의 할부수수료율도 최고 19.9%로 현재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할부 수요는 늘어 할부카드수수료 수익은 증가했다. 비용을 감수하고 활용해야만 하는 환경에 놓였다거나 기존에는 쓰지 않던 단기 할부를 활용하는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단 의미로 풀이된다. 이른바 '불황형 소비'가 늘면서 수익이 늘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카드사들의 축소된 혜택은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 속 카드사들의 실적 악화 등으로 경영 비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에도 이같은 방침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무이자 할부는 소비자 부담 비용을 카드사가 대신 지불하는 마케팅의 일종"이라며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 업황이 나아질 때까지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고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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