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휴면카드 문제에... 김주현 "간편 정리 시스템 도입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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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휴면카드 문제에... 김주현 "간편 정리 시스템 도입할 것"
  • 전지윤 기자
  • 승인 2023.11.0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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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석준 의원, 8개 전업카드사 휴면카드 급증 지적
"매몰비용·사고 발생 가능성 늘어... 복수카드 소지 불이익 多"
김주현 금융위원장 "카드 확인·정리 가능한 시스템 도입할 것"
올해 상반기 휴면카드 '1297.4만매' 달해... 전체 신용카드의 12.1%
지난달 2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진행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대상 국정감사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진행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대상 국정감사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소비자가 직접 카드 현황을 확인하고 필요없는 카드를 정리할 수 있는 '간편 정리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진행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대상 국정감사에서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8개 전업카드사의 휴면카드 숫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매몰비용은 물론 사고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송 의원은 "복수카드 소지자들의 불이익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렇게 문제가 많은 휴면카드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에 대해 "휴면카드를 불필요하게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그만큼 발생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소비자 스스로 어떤 카드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고 필요없다고 생각되는 것은 바로 정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답했다. 

2일 여신금융협회 공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8개 전업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의 휴면카드 수는 총 1345만2000매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2분기(1297만4000매)대비 3.7% 증가한 수치고 지난해 같은 분기(1134만2000매)에 비하면 18.6% 증가한 수준이다. 

'휴면카드'란 매 분기 말로부터 이전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이용 실적이 없는 개인과 법인 신용카드를 말한다. 현금 인출, 하이패스 등의 부가적인 기능을 사용하고 있어도 이용 실적이 없는 경우에는 휴면카드로 분류된다. 

휴면카드 증가세는 2020년 5월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 개정안'이 시행되며 휴면카드 계약 해지 절차가 변경됐기 때문이다. 개정안 시행 전에는 신용카드를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이용 정지 상태가 된 뒤 이로부터 9개월이 지날 경우 자동으로 계약이 해지됐다. 그러나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유효기간으로 지정된 5년 내로는 카드를 언제든 재사용할 수 있게 바뀌었다.

뿐만 아니라 비대면 서비스 증가로 인한 카드 발급의 간편성, 간편결제사를 통한 다양한 마케팅이 휴면카드의 증가를 낳았다는 의견도 있다. 여신전문금융법상 카드 회원을 대면 모집할 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은 카드 연회비의 10% 이내로 제한된다. 예컨대 연회비가 3만원인 신용카드의 경우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은 3000원 수준이라는 것이다. 반면 간편결제사는 카드 이용에 따른 혜택으로 10만원 이상이 되는 현금성 포인트 등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런 혜택을 노린 '체리피커'들이 늘어나는 것도 휴면카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체리피커란 어떤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 중 인기가 높은 특정 요소, 혜택 등을 골라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을 의미한다. 이중 일부 '체리피커'들이 카드 가입 시 제공되는 혜택만을 취하고 카드사를 갈아타는 전략을 펼친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발급이 점차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점, 카드사와 간편결제사의 프로모션이 늘어나고 있는 점 등이 휴면카드가 증가하는 데 영향을 줬다"며 "과거에는 오프라인으로 카드 모집인을 통해 가입이 이뤄졌는데 최근에는 온라인에서 손쉽게 가입을 하고 이득도 얻을 수 있어 혜택만 챙기는 '체리피커'들이 늘고 있기도 하다"고 전했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휴면카드의 증가는 달갑지 않다. 카드 발급 과정에서 투입되는 상품 개발 비용, 발급 비용, 마케팅 비용 등이 고스란히 회수 불가능한 비용, 즉 '매몰비용'으로 소진되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를 발급할 때 단순 발급 비용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전달되기까지 다양한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며 "휴면카드가 늘게 되면 각 상품별 기대 수익을 얻기가 힘들어지고 결국 매몰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에 영향이 끼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카드사가 복수카드 소지자 정보를 제공받아 회원의 한도관리 등 신용평가에 활용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소비자 불이익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는 카드 소지회원에 대한 이용금액, 연체금액, 이용한도 등의 발급 카드 관련 정보를 여신금융협회로부터 제공받아 신용평가에 활용하게 된다"며 "카드 수가 많을 경우 카드당 이용한도가 낮게 책정될 수도 있어 안 쓰는 카드라면 정리하는 것이 소비자에게도 이득"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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