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 계열사 2위로 성장... 진옥동 "무리해서 롯데손보 인수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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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라이프' 계열사 2위로 성장... 진옥동 "무리해서 롯데손보 인수 안한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3.09.2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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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실적 늘지 않더라도 정도경영 추구".. '자산 경쟁 지양'
신한라이프, 당기순익 기준 계열사 2위... 빠른 성장세
업계 "롯데손보 인수해도 성장 담보할 수 없어"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7월 18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장애청년드림팀' 발대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7월 18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장애청년드림팀' 발대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당장 보험사 인수에 나설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신한라이프의 당기순이익이 계열사 2위 수준으로 성장했고, 보유 자산 대비 CSM 규모 1위이기 때문에 거품 낀 롯데손보를 굳이 인수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다.

22일 시장경제가 최근 6분기 신한금융지주 빅5 계열사의 당기순익을 분석한 결과 ‘신한라이프’의 성장세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카드, 증권 다음으로 계열사 3~4위를 전전하던 신한라이프는 최근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올해 2분기 당기순익은 신한은행(7490억원)이 1위를 기록했고, 뒤이어 신한라이프(1779억원), 신한카드(1502억원), 신한투자증권(1225억원), 신한캐피탈(979억원) 순이었다.

신한금융그룹 '빅5' 계열사 당기순익 순위. 자료=신한금융지주 공시자료사진=시장경제DB
신한금융그룹 '빅5' 계열사 당기순익 순위.
자료=신한금융지주 공시자료
사진=시장경제DB

보험업권에서 보면 ‘계약서비스마진(CSM)’ 부문에서 생명보험사 중 3위까지 올랐다. CSM은 새 회계제도(IFRS17)에 도입된 수익성 지표다. 보험계약을 통해 미래에 얻게 될 예상이익의 현재가치를 분석한 것이다. 부채로 적립돼 있는 CSM을 보험 계약 기간 만큼 상각해 수익으로 인식한다. 따라서 CSM 규모가 크면 순익이 올라가는 경향을 보인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신한라이프의 CSM은 7조277억원으로 3위다. 1위 삼성생명(11조2943억원), 2위 한화생명(9조7125억원), 4위 교보생명(5조507억원), 5위 농협생명(4조5735억원) 순이다.

CSM를 보유 자산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가장 큰 곳이 신한라이프(12.1%)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KB라이프(10.4%), 한화생명(8.6%), 농협생명(8.3%), 흥국생명(7.3%) 순이다. 또한, 신한라이프는 미래에 지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보험금의 현재가치인 ‘최선추정부채’가 35조7493억원으로 국내 주요 생보사 중 자산 대비 비중이 61.6%로 가장 낮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한라이프 성장세가 뚜렷하고, 굳이 값비싼 보험사를 인수할 필요가 없다"며 "자칫 ‘1+1’이 ‘2~3’은 돼야 하는데, 1+1이 ‘2 이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를 인수한다고 무조건 신한EZ손보의 성장이 담보되지 않는다. 값비싼 매물을 무리하게 인수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손보의 인수에 필요한 가격도 문제다. 현재 롯데손보의 매각 가격은 2조 7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산 1조 5000억원 ▲‘낫 배드’ 수익 나오는 중견급 ▲손보사 매물 희소성 ▲신 회계기준 적용으로 가치 상승 등이 3조원 몸값의 주요 배경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롯데손보의 매각 가격은 적정액은 2조원 이하로 평가하고 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예상 매각가 2조7000억원~3조원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다소 높은 수준”이라며 “상장된 주요 손해보험사 밸류에이션 평균과 경영권 프리미엄 50~85% 가정을 적용하면 대략적인 가격은 약 1조2000억원~2조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적 착시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롯데손보의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은 65억원에 그쳤지만,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130억원으로 급증했다. 보험업이 단기간에 실적 변동폭이 크지 않고 롯데손보가 올해 들어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될 만한 호재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계 기준 변경에 따른 착시 효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도 같은 맥락으로 롯데손보 인수에 난색을 표명했다. 진 회장은 지난 13일 영국 런던 로열랭커스터 호텔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공동 투자자 IR행사서 ‘롯데손보 인수’를 묻는 기자 질문에 “현재는 보험사 가격이 너무 높고 적당한 손보사 매물이 없다”며 “회계제도 변경에 따라 이익이 상승했으나 그대로 인정하기는 어렵고 시간을 두고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진 회장은 최근 창립 22주년 행사에서도 “실적이 빠르게 늘지 않더라도 정도경영을 추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취임 직후 열린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도 ‘자산 확대 경쟁 지양’을 당부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진옥동 회장이) 보험사 인수에 대한 의견과 인수금에 대한 의견까지 (영국에서) 밝혔다”며 “일각에서 타 금융지주와의 경쟁용으로 인수를 언급하는데, 그런 부분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다. 오로지 보험계열사의 시너지 효과와 보험 서비스 확장 등 오로지 사업적인 측면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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