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은행 실적서 밀린 '우리금융'... '증권·보험' 인수 속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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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은행 실적서 밀린 '우리금융'... '증권·보험' 인수 속도낸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3.05.0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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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1분기 당기순익 9113억... 5대지주중 최하위
증권·보험사 있었다면 1조 돌파 무난... 보험사 先인수 가닥?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1분기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우리금융의 증권·보험사 인수 이유가 보다 명확해졌다. 타 금융지주의 경우 증권과 보험 자회사가 전체 당기순이익의 10~30%를 채웠지만 우리금융은 은행이 전체 실적을 외롭게 견인했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1분기 5대 금융지주 증권·보험 자회사의 당기순익 기여도는 11%에서 39.8%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당기순익 1위인 KB금융은 KB증권이 1406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9.4%를 기여했다. 전년동기대비 23%(263억원)가량 올랐다. 증시가 회복되면서 투자자들이 돌아온 것이 주효했다. KB손보는 3511억원을 벌어들이며 16.9%를 기여했다. 전년동기대비 25.7% 늘어난 253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KB라이프생명도 2021년 1분기 55억원에서 16배 급증한 937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신한금융의 신한투자증권과 신한라이프는 1194억원과 1338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각각 8.6%, 9.6%를 기여했다.

NH농협금융은 증권·보험 자회사의 기여도가 가장 높았다.  NH투자증권은 1847억원으로 19.4%, 보험사(NH농협생명·NH농협손해)는 1935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20.4%를 기여했다.  NH투자증권의 당기순익은 전년동기보다 79.9%(1023억원) 늘었다. 이는 시장전망치를 40% 가까이 웃도는 수치다. NH농협생명도 166.5% 급증한 1146억원, NH농협손해보험은 130% 늘어난 789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기록하며 NH농협금융그룹의 실적에 힘을 실었다.

문제는 5대 금융지주 주력계열사인 은행이다. 은행은 여전히 매출 비중이 가장 높지만 정부의 예대마진(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 축소 압박과 부동산PF 대비 등 건전성 강화를 위한 충당금 증가로 순익의 한계를 맞고 있다. 금융지주들이 실적 견인을 위해 증권·보험사 등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인 셈이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 역시 증권·보험사 인수를 선언한 상태다. 특히 증권사는 기회가 있을때마다 인수 조건을 특정해 발표했다. 우리금융은 1분기 당기순익 911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8.6% 증가한 수치다. 호실적이지만 증권·보험사를 가진 경쟁 금융지주들은 따라가지 못했다.   

우리금융은 보험사보다 증권사를 먼저 인수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담당 부사장(CFO)은 지난달 24일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보험사보다 증권사를 먼저 인수할 계획”이라며 “증권사의 경우 적정자본이익, 그룹 시너지, 균형잡힌 수익구조를 가진 중견증권사를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험사는 “자본확충 부담이 적은 우량 보험사를 인수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우리금융이 매물없는 증권사 대신 보험사를 먼저 인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보험사 매물은 많다. KDB생명, ABL생명, MG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증권사를 인수하겠다는 기업은 딱히 없기 때문에 우리금융은 증권사 협상을 단독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보험은 다르다. 신한·하나금융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 현재 신한금융은 손해보험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노리고 있고 하나금융은 우리금융과 비슷한 처지다. 하나생명과 하나손보 등 두 보험사가 있지만 모두 적자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 실적 상승세 파워가 타 금융지주보다 약했던 것은 비은행 계열, 특히 증권·보험사를 보유하지 못해서다. 증권·보험사를 보유했다면 KB, 신한에 이어 3위까지도 넘봤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1분기 실적으로 우리금융의 증권·보험사 인수 의지가 보다 선명해 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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