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4년 런던 영업 가시적 성과... 성장 엔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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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4년 런던 영업 가시적 성과... 성장 엔진 '주목'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2.10.2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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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체제에서 지점 전환 역발상... 실적↑
IB금융 선진시장 선도... 유니버셜뱅크 전략 순항
리테일·CIB '투 트랙' 전략 바탕... 전산시스템 구축
부동산금융 시장 공략... 파생상품 판매 계획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의 해외글로벌 현지 영업 다각화가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영국 런던의 경우 지점으로 전환 후 만 4년간 빠른 성장 속도를 이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진=시장경제DB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의 해외글로벌 현지 영업 다각화가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영국 런던의 경우 지점으로 전환한 뒤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진=시장경제 DB

KB국민은행이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후발주자로 나선 런던·유럽IB 현지 영업 4년 만에 가시적 성과를 내놓으면서 눈길을 끈다. 기존 국내에서 강세를 보였던 리테일 시장 중심을 벗어나 최근에는 기업투자금융(CIB)과 자본시장 업무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체질을 바꾸는데 힘쓰고 있는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글로벌시장 금융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영국 등 선진국에서 기업투자금융(CIB)과 자본시장 수익 창출 기반을 닦고 있다. 특히 KB국민은행은 런던 네트워크를 법인에서 지점으로 2018년 5월 전환했다. 유가증권 투자와 유럽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대한 대출 등을 키우려면 지점화가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무엇보다 지점이 되면 자본금 규제에서 자유로워진다. 런던 거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자금조달도 원활해진다.

4년 동안 런던지점은 자산 규모가 크게 성장하는 등 비약적인 성과를 이뤘다. 2018년 5월 지점 전환 당시 자산 규모는 6억9200만달러였으나, 2019년에는 10억달러를 넘겼다. 2020년에는 20억달러를 기록했다. 2021년 9월 말에는 22억5400만달러(2조6588억원)로 증가했다. 올해 6월 말에는 자산 규모가 무려 30억 달러로 확대됐다. 올해 말까지는 27억달러(3조8758억원)로 늘리겠다는 포부다.

회사의 수익을 알 수 있는 운용자산 규모 역시 확대됐다. 런던지점으로 전환되기 전인 2017년 말에는 1억7000만달러(2007억원)에 불과했으나 2021년 여신 잔액은 16억2000만달러(1조9124억원)로 늘어났다. 

지점으로 전환한 이후 당기순이익도 꾸준히 증가했다. 2018년 런던지점의 순이익은 156만달러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말에는 795만달러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은 런던지점의 유가증권 규모가 올해 연말까지 5024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동일인 여신 한도도 확대돼 차관단대출 등 CIB영업이 활기를 띄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자본시장 비즈니스가 확대됨에 따라 높은 수준의 시장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전산시스템을 선진화하는 작업을 완료했다”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유가증권 운용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런던지점은 글로벌 자산성장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런던지점의 성장을 견인하는 주축은 KB국민은행 IB유닛이다. KB국민은행은 2019년 3월 런던지점을 글로벌 거점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IB 유닛과 자본시장 유닛을 신설하고 인력을 각각 3명, 4명씩 늘렸다. 재무제표상 자산은 아니지만 자본시장 유닛이 운용하는 유가증권(8억달러)까지 합치면 런던에서 운용하는 자산 규모는 30억달러(3조5415억원)에 육박한다는 분석이다. 

이밖에도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 라인업을 늘리고 기업신용대출 중심의 리테일 대출로 우량 자산을 확대한 것도 런던지점의 성장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일례로 KB국민은행 런던지점은 최근 런던 도심부에 위치한 '밀턴게이트(Milton Gate)' 오피스 딜에서 선순위대출을 맡아 5000만달러(약 600억원)를 제공했다. 런던금융시장은 '이미아(EMEA,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온갖 신디케이션 딜이 몰리는 황금시장으로 꼽힌다. 

국내 부동산 금융에 강한 면모를 보여 온 KB국민은행은 투자은행(IB) 부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현지 부동산금융 전문가를 채용해 주선 시장을 공략하는 중이다. 특히 해외 인프라시장에 대한 공략을 위해 스웨덴과 핀란드 등 북유럽 교육인프라시설에도 금융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통상 북유럽 국가들의 신용 안정성은 높은 편이다. 여기에 지자체가 자금 상환을 보장한다.  

향후 사업 구상으로는 자금 펀딩에 있어 글로벌CD 발행 등을 통해 시장 차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본시장 비즈니스를 강화해 유가증권 운용을 늘리고 파생상품외 Treasury기능과 F/X 기능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런던은 브렉시트로 이후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허브로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여신 신디케이션시장 규모가 크고 은행 간 자금거래시장과 외환·파생상품 시장에서도 세계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KB국민은행은 지난 2014년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취임 후 글로벌 사업의 재정비 차원에서 유니버셜뱅크 육성을 추진해 왔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윤 회장의 경영철학을 이어받아 올해 취임과 함께 주요 역점사업 중 하나로 글로벌 진출을 꼽은 바 있다. 이 행장은 1월 취임사에서 “전통적 예대마진 성장의 바탕 위에서 비이자 수익 확대를 위한 사업모델 강화 노력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며 자산관리(WM), 기업투자금융(CIB), 디지털 신사업 등과 함께 글로벌 부문을 핵심 성장 분야로 제시했다. 

KB국민은행은 선진국에서 CIB와 자본시장에서의 수익 창출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CIB와 자본시장 비즈니스 중심인 뉴욕, 홍콩, 런던, 싱가포르를 주요 거점으로 삼아 수익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주요 금융도시에 거점을 모두 두면서 24시간 공백 없이 글로벌 자본시장을 커버하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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