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투자 강화" 전략 통했다... 하나금융, 해외사업 '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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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투자 강화" 전략 통했다... 하나금융, 해외사업 '급성장'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2.04.2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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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871억원 성과... 전년比 27.86%↑
베트남·중국 현지 플랫폼화로 '실적 활로'
비은행 부문 M&A 등 재편 가속화 한몫
"거점 통해 글로벌 도약 교두보 마련"
하나금융그룹 본사 전경,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진=시장경제DB
하나금융그룹 본사 전경,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진=시장경제DB

하나금융그룹이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깜짝 놀랄만한 해외사업 성과를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호실적의 비결은 꾸준한 해외사업 네트워크와 신남방 채널의 성장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해 해외사업 부문에서 68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2020년 5374억원 대비 27.86% 성장한 수치다. KB금융그룹(982억원)의 7배, 신한금융그룹(3972억원)보다 57% 앞선 성과다. 전체 순이익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하나금융이 월등히 높다.

하나금융의 해외사업 순이익 비중은 2019년 이후 2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9년 전체 순이익 비율은 19.24%였다. 2020년에는 20.38%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전체 순이익 가운데 19.49%를 해외사업에서 벌어들였다.

◇ 인니·베트남 등 아시아 현지 투자 발판

하나금융이 해외사업에서 유난히 강세를 보이는 것은 함영주 회장의 35년 영업 노하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함영주 회장의 해외사업 전략은 지분 투자와 현지화로 요약된다.

핵심 거점으로 꼽히는 베트남 공략은 2018년과 2019년 하나은행에서 본격화됐다. 당시 하나은행은 국영상업은행인 베트남상업은행(BIDV)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하나은행의 BIDV 지분 취득금액은 자기자본 대비 4.2% 수준이었다. 취득 후 지분 비율은 15%다. 하나은행은 2018년 3월부터 1년 넘게 베트남 BIDV에 대한 지분 투자를 추진해왔다. 당시 자본 확충 차원에서 유상증자를 단행하려던 BIDV와 뜻이 맞아떨어지면서 투자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이에 앞서 하나은행은 2010년 중국에 진출하면서 길림은행에 지분을 투자했다. 2015년에는 리스업시장 진출 차원에서 중민투자회사와 합작법인인 중민국제융자리스에 지분 투자(25%)를 했다. 2018년 중국 랑자고분유한공사 합작법인인 북경랑자하나자산관리유한공사에도 지분투자(25%)를 단행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6월 빅테크기업과 협력해 인도네시아 현지 디지털뱅킹 서비스인 'LINE Bank(이하 라인뱅크)'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앞서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은 라인뱅크 출시를 위해 2018년 10월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의 지분 20%를 취득하고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하나금융은 라인의 브랜드 인지도와 디지털 능력을 활용해 현지 위주의 전략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현지 특성에 맞춘 금융상품과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전략 구상 뒤에는 함영주 회장이 있었다. 그는 함영주 중국과 베트남 등 핵심 거점지역의 현지화를 한층 강화하고 비은행부문의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특히 중국에선 알리바바와 씨트립(Ctrip) 등 인터넷상거래 플랫폼 기업과의 제휴, 개인 대출상품 강화를 승부수로 띄워 큰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 영업통 경험 바탕으로 선진금융시장 사세 확장

함영주 회장은 옛 외환은행 시절부터 꾸준하게 주요 선진금융시장 진출을 도모했다. 하나금융의 해외사업 네트워크는 24개국 214개에 달한다. 국내 금융권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해외사업 중심축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지점·출장소, 현지법인, 현지법인 소속 지점 등 해외 네트워크 119곳을 운영하고 있다. 비은행부문 계열사도 해외사업 네트워크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등은 각각 동남아를 거점으로 현지에서 활발하게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시아 고성장 지역에서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를 늘리고, 선진시장에서 국내 진출 기업과 연계한 투자은행·기업금융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하나금융은 기업가치 제고가 가능한 대상 업권과 회사를 전략적 우선순위로 두고 비은행 M&A를 검토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기존 금융그룹들이 중점을 뒀던 공급자 중심 ‘규모의 경제’에 기반한 M&A보다는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글로벌 금융사업 역량 제고와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것들을 고민하고 있으며 전(全) 산업 영역에서 이와 같은 원칙 아래 M&A를 검토 추진하고 비유기적 성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함영주 회장은 올해 초 공식 취임하면서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3대 전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함영주 회장이 밝힌 3대 전략은 ▲강점 극대화와 비은행 사업 재편 ▲글로벌 리딩금융그룹 위상 강화 ▲디지털 금융 혁신이다.

함영주 회장은 글로벌 리딩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아시아 지역 중심의 현지화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비은행 부문의 글로벌 진출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글로벌 진출에 있어서는 빅테크·핀테크와의 전략적 제휴, 글로벌 IB·금융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성장동력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금융투자, 캐피탈,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해외 진출을 확대해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밸류체인 강화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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