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창업 '개성·솔로경제·커피' ..혼족 비혼족 싱글족 겨냥 창업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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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창업 '개성·솔로경제·커피' ..혼족 비혼족 싱글족 겨냥 창업 급증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6.12.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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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달군 키워드- 혼족 만혼족 비혼족 싱글족 1인경제

2016년 병신년(丙申年) 창업 업계는 그 어느 해 보다 다사다난 했던 해를 보냈다. 

경기 불황으로 청년실업자 수는 역대 최고치를 찍었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각 560만명, 300만명을 돌파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특히, 저성장의 틈바구니에서 소자본창업은 우리나라 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소비자들도 '외형'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를 따지기 시작했고, 보편적인 서비스 보다 개성을 강조한 테마 상품이 소비를 주도했다.

▶'나만의 멋을 살린다' 개성 시대 개막

올해 창업 시장을 가장 핫하게 달군 이슈는 '개성 시대' 개막이다. 혼족, 만혼족, 비혼족, 싱글족들이 늘면서 자기 자신의 외모와 취미생활에 투자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우리나라 2가구 중 1가구는 1인 가구이거나 2인 가구다. 쉽게 말하면 2가구 중 1가구가 '혼족' 아니면 '투윈족'이라는 이야기다.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이 올해 블루오션 시장으로 떠 올랐다.

뷰티케어(피부미용, 비만관리), 헬스, 건강보조식품, 애완동물 등이 대표적인 산업이다. 이중 뷰티케어 산업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피부나 비만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피부관리업(손톱전문 미용업 포함) 사업자는 지난해 1만9,000명에서 2만3,000명으로 20% 늘어났다. 

뷰티케어는 본래 고소득자나 연예인의 전유물이었다.

최근 소득 상승과 외모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적 상황, 바이오 산업의 발전 등이 맞물리면서 중산층과 일반대중도 접할 수 있는 서비스로 확장되고 있다. 게다가 프리미엄 보다 가성비를 따지는 시장으로 변모했다. TV홈쇼핑에서 뷰티(미용) 제품이 가장 인기를 끌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애완동물 시장도 거듭 급성장 하고 있다. 애완동물이 단순히 동물에 그치지 않고, 자녀처럼 하나의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받으면서 하나의 소비군으로 형성됐다.  

혼족과 트윈족들이 배우자와 자녀가 없는 외로움을 반려동물로 채운다는 보상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에는 4년제 대학에서 애완동물 학과를 처음으로 개설됐고, 프리미엄 사료, 계절별 용품, 반려동물 전용 놀이터, 각종 반려동물 스타트업 등도 등장했다. 심지어 스마트폰으로 반려동물을 컨트롤 할 수 있게 하고, 센서를 몸통에 부착해 IoT 플랫폼 허브로 활용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2조5,000억원 규모인 애완동물 시장은 성장을 거듭, 2020년에 6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혼족, 만혼족, 비혼족, 싱글족들이 늘면서 자기 자신의 외모와 취미생활 등에 투자하는 경향이 뚜렷지고 있다. 사진은 한 피부뷰티샵 광고 포스포.

▶착한 소비 맞춘 커피 '재성장'

올해 창업 시장의 핫이슈로 '커피'를 빼놓을 수는 없다. 올해 커피·음료점 사업자 수는 지난해에 비해 무려 20.1% 증가했다. 커피 창업자는 2015년 8월 3만여명에서 2016년 8월 3만6,000여명으로 늘어났다. 커피점 전성시대라고 말 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치열한 경쟁을 폈다는 의미다. 

커피 창업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어난 이유는 3가지로 압축된다. '간편한 기술 습득'과 '소자본 창업', '사계절 아이템' 등이다.

커피는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바리스타'라는 별도의 자격이 있어야만 맛있게 만들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오늘날은 커피 머신의 기술 발달로 배합만 알고 있으면 수십 가지의 온·냉 커피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소비자의 소비 성격이 '겉멋'에서 맛과 가격을 따지는 '착한소비(=가성비)'로 바뀌면서 비싼 가맹비와 높은 임대료를 내야 하는 대형 커피점 보다 포장을 전문으로 하는 소자본 커피점이 인기를 끌게 됐다.즉, 커피를 맛있게 만드는 역량보다 고객 서비스 등 점포 운영의 역량을 높이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치가 존재한다.

또, 여름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겨울에는 일반 아메리카노 등 계절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으므로 12개월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장점도 커피 창업에 힘을 실어줬다.

1,000~2,000대 커피를 판매하는 이디야가 2,000호, 빽다방이 800호, 생과일쥬스전문점 쥬씨가 500호를 개점하고, 맥도날드 등 대형 패스트푸드점과 편의점이 1,000원대 커피를 판매하는 것도 '착한소비'와 무관치 않다.

여행사들에서 혼족을 겨냥한 여행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1코노믹 시장 전성시대'

올해 창업 시장을 가장 핫하게 달군 또 하나의 이슈는 '1코노믹' 시장의 도래다. 

'1코노믹'이란 혼자를 뜻하는 '1'과 '이코노믹'이라는 영어 단어를 합성한 단어로 혼족 문화가 하나의 경제로 자리를 잡았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경제 신조어다.

올해 우리나라의 1인 가구 수는 전체 가구의 약 26.5%인 506만 명이고, 이 수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혼족 문화는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혼술, 혼밥에 한정돼 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혼쇼(혼자 쇼핑)', 혼노(혼자 가는 노래방), 혼여(혼자 여행), 혼영(혼자 보는 영화), 혼콘(혼자 가는 콘서트) 등까지 사회경제 전반에 걸쳐 확장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경제의 한 축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여행사들은 혼자 떠나는 여행상품을 내놓기 무섭게 완판되고 있고, 온라인 쇼핑몰들의 편의점 e쿠폰은 무려 500%나 폭증했다. 또, 혼족의 일상을 그린 TV프로그램도 봇물을 이뤘다. 내 귀의 캔디, 혼술남녀, 조용한 식사, 미운우리새끼, 나 혼자 산다등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이같은 프로그램들이 다수 제작되면서 혼족은 이제 일부 세대의 유행을 넘어 인구 4분의 1을 담당하는 '1코노믹' 소비자 평가받고 있다.

혼족 문화는 아직도 진화 중이다. 혼족을 겨냥한 가전제품을 보면 1인용 보일러, 1인용 세탁기, 트롬 스타일러인 1인용 전자 옷장, 1인용 커피머신 등 다양하다.

한 감자탕 프랜차이즈는 혼밥과 혼술족을 겨냥해 패스트푸드와 패밀리레스토랑의 중간 형태인 패스트 캐주얼(Fast Casual) 서비스를 만들었다. 또, 한 샤브샤브 업체는 재료 하나하나를 개인의 취향에 따라 골라 먹는 1인용 샤브샤브를 판매하고 있다.

감자탕, 샤브샤브 같은 음식은 혼밥, 혼술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편견을 깬 것이다.

이 밖에도 막걸리 프랜차이즈업체들은 막거리를 병으로 팔지 않고, 잔으로 파는 상품까지 출시했다. 업체측은 "가볍고 저렴한게 한 잔을 즐기는 혼족을 위한 상품"이라며 "잔 판매는 전체 매출의 20%를 넘긴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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