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든 손님 위해 배달 서비스는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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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 손님 위해 배달 서비스는 기본"
  • 이기륭 기자
  • 승인 2016.09.03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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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곡제일골목시장] 제일토종한우 김석기 사장

하루를 환하게 비추던 해가 기울고 땅거미가 질 무렵, 찬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가정주부들이 장바구니를 들고 시장을 찾는다.

제일중곡시장의 제일토종한우 매장 앞에는 손님 몇몇이 줄을 서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풍경이 펼쳐진다.

맞은 편에 있는 정육점이 손님 하나 없이 파리를 날리는 모습과 비교될 정도다.

고기를 손질하는 주인의 야무진 칼솜씨가 현란함을 더하고, 손님을 상대하는 직원 2명이 고기를 포장하고 돈을 건네받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60대의 할머니가 매장안 주인에게 다가가 묵직한 비닐 팩을 들며 "잘 썰어놨지?"라고 다짜고짜 묻는다.

바삐 고기를 썰던 주인이 고개를 돌려 손님을 확인하고는 "그럼요, 어머니가 요구한 대로 찌개용과 불고기용으로 해놨어요. 혹시 필요하실지 몰라 선지도 좀 넣었어요"라고 공손히 말한다.

어머니라는 표현이 한없이 정겹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나이든 사람들이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해 배달서비스를 한 것이 성공비결이다.  

시장내에서 가장 목이 좋은 곳

중곡제일골목시장에서 도소매를 하는 큰 정육점에서 7년간 일한 경험이 있던 김석기(42) 사장이 매장을 직접 내고 이곳에 돌아온 것은 2003년.

마포구 성산동에서 정육점을 차렸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가게를 접었던 그가 절박한 심정으로 중곡제일골목시장에서 제일토종한우 정육점으로 오픈한지 3년이 지난 2006년 부터 손님으로 늘 북적대는 점포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T자형으로 펼쳐진 시장 구조에서 가장 한복판에 매장이 있어 지나가는 손님들의 눈길을 끌수 있게 된 것은 생각지 못했던 행운이었다. 김석기 사장과 2명의 직원들의 밝고 적극적인 모습도 손님의 발걸음을 돌리게 만들었다.

 

정직의 힘을 믿고 장사

서울 가락동과 마장동에서 들여오는 맛좋은 소와 돼지고기를 냉장육으로 판매한다는 방침도 손님들에게 어필하는 제일토종한우의 장점이다. 소고기는 일주일에 1마리, 돼지고기는 하루에 3마리씩 매일 들여오는데 회전도가 무척 빨라 소비자들에게 항상 신선한 고기를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 소비자들이 찾는 하림 닭도 판매하면서 매출은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조미료를 치지 않고, 각종 과일을 직접 갈아 만든 양념고기 역시 뒷맛이 깔끔하다는 정평이 나있다. '내가 먹는다'는 생각으로 김사장의 부인이 특별히 신경써서 만들었다는 것을 손님들이 아는지,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15년 여 이상 업계에 몸을 담아 일하면서 알게 된 '정직'의 힘을 믿고 실천해온 김사장. 그는 "지금 당장은 손님이 모를 수도 있지만 결국에 알아줄 것이다. 정육점에서 가장 큰 미덕은 바로 정직"이라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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