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초대석] "지금은 협동조합 정책 페러다임 바꿔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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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초대석] "지금은 협동조합 정책 페러다임 바꿔야 할 때"
  • 김흥수 기자
  • 승인 2022.08.0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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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중식협동조합 선철규 이사장 인터뷰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10년 지났지만 제자리 걸음"
"정부 협동조합 정책 새우 배에 고래 넣은 꼴"
"협동조합 지원 전문기구 설립 절실"
사진=시장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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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와 공공의 이익 추구를 목적으로 설립되는 협동조합은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야기하는 각종 불평등을 해소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는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지 10년이 되는 해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협동조합 업계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제자리걸음이다. 인천 미추홀중식협동조합을 이끌고 있는 선철규 이사장을 만나 협동조합 업계의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 간단하게 본인과 미추홀중식협동조합을 소개해달라

“미추홀중식협동조합은 중식당에 필요한 모든 식자재 유통단계를 간소화시켜 최소한의 마진으로 조합원에게 공급하고 있다. 2016년에 설립했는데 설립 첫해에만 약 10억원 이상 재료비를 아낄 수 있었다. 인천, 부천, 서울 3구역 1,430여개 업체에 조합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조합소식지를 발행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중식당을 상대로 쇼핑몰도 운영하고 있다.

중식당에 필요한 인력양성에도 힘쓰고 있는 국내 유일의 중식협동조합이다. 본인은 18년의 중식당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미추홀협동조합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인천시협동조합협의회 회장, 한국 소상공인협동조합연맹 부회장도 겸임 중이다.”

- 협동조합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처음에는 인천에 중식협회를 만들어 협회장을 하면서 중식에 대한 이론만을 제공했다. 그런데 협동조합이란걸 알게 됐고 협동조합을 하면 중식당 사장님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식자재 유통 비용 절감 등)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중국음식점은 보통 식자재 납품업자가 6명 이상인데 납품업자를 협동조합 하나로 통일시켰다. 조합에서 남기는 마진율은 10% 미만에 불과하지만 일반 납품업자는 30%대의 마진을 남긴다. 유통과정을 간소화해서 20%의 식자재 매입비용을 절감시킨 셈이다.”

사진=시장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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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경제에 대한 설명을 해 달라

“시장경제에서 야기되는 문제를 해결하고 일자리·주거·육아·교육 등 인간 생애와 관련된 영역에서 경쟁과 이윤을 넘어 상생과 나눔의 삶의 방식을 실현하는 경제를 말한다. 사회적 가치에 기반해 공동의 이익을 목적으로 생산, 소비, 분배가 이뤄지는 경제 시스템이다.

경쟁과 효율 중심에서 벗어나 협동과 연대를 지향하면서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발생하는 불평등의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해법이라 생각한다. 사회적 가치를 우위에 두는 경제활동을 하기 때문에 ‘사람 중심의 경제’로 불리우기도 한다. 사회적 경제 조직으로는 크게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으로 분류된다.”

- 사회적경제 조직 중에서도 협동조합이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협동조합기본법은 ‘재화 또는 용역의 구매 생산 판매 제공 등을 협동으로 영위함으로써 조합원들이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상업조직’으로 정의하고 있다. 열린 생각으로 사회적 경제 분야를 생각해보면 장기적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분야는 협동조합이라 생각한다.

공통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조직이 협동조합이다. 조합원의 필요와 욕구에 의해 결성됐고 그에 맞는 경제활동을 하면 부가가치를 생산하고 생산성을 높이게 된다.

약육강식이 판치는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경쟁과 이윤보다는 사회적 가치를 우위에 두기 때문에 대안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사진=시장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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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가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지 10년이 되는 해이다

“법안 시행 10년이 지났다고 하지만 대한민국의 협동조합은 제자리걸음만 했거나 오히려 퇴보했다고 본다.

사회적 경제라는 테두리에 협동조합을 묶어놓고 기본적인 정책개념을 사회적기업 중심으로 추진하다 보니, 협동조합을 만들었다가 사회적기업이나 마을기업으로 변신하는 사례들이 많이 나왔다.

빈번한 정책 오류와 현실적인 대안 미흡은 사회적 경제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기업이 무엇인가? 사회적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이다. 일자리 만들기에 국한된 기관이 구성원들의 다양한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보는가? 새우의 배에 고래를 집어넣은 격이다. 정부가 사회적기업에 투입한 정책역량을 협동조합에 투입했다면 협동조합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발전을 이뤘을 것이다.”

- 국내 협동조합 실상은 어떠한가

“국내 협동조합은 크게 일반협동조합과 사회적협동조합으로 구분하고 일반협동조합을 다시 사업자협동조합 등 여러 형태로 나눌 수 있다. 현재 협동조합의 숫자는 2만4000여개지만 활성화된 조합의 수는 3분의 1도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활성화된 협동조합 대부분은 사업자협동조합이라 볼 수 있으며 이것은 정부의 협동조합 활성화 사업과 아카데미사업 결과물 이라고 할 수 있다.”

- 국내 협동조합 발전이 더딘 까닭을 찾는다면

“얼마 전 협동조합 주간기간에 10주년 행사를 하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그저 기뻐만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협동조합'이라는 차를 세계에 수출했을 때 사고 싶은 나라가 있을까? 역사, 연식에 비해 기술 노하우와 성능은 어떠한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누구나 잘 알고 있으리라 본다.

경제적 측면, 정책적 측면에서 협동조합을 생각하면 근본을 생각하고 근간을 변모시키고 새로운 틀에서 생각해야 되지 않나 싶다. 사람들은 협동조합을 말할 때 외국의 협동조합 사례를 강조해서 말하는데 오류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외국은 산업혁명을 계기로 자발적, 자주적으로 형성된 경제단체의 협동조합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협동조합의 틀을 만들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중앙정부 위탁기관인 사회적기업진흥원의 협동조합 정책과 그에 따른 10년의 결과물을 들여다보자. 사회적기업진흥원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자 용역사업, 실태조사 등을 주로 연구기관이나 대학에 맡겨 아주 거창하게 진행한다.

가장 밀접하게, 가장 잘 알고 있는 현장의 단체 조직이 있는데 그들의 의견은 무시된다. 이런 점은 항상 의문이기도 하고 되풀이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사진=시장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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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동조합 발전을 위한 제언을 한다면

“협동조합은 지속가능한 경제로 갈 수 있는 주체이다. 지난 10년 동안 협동조합 정책을 해 보았으니 모순과 부실로 점철돼 실패한 정책은 거두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책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협동조합이 발전하려면 사회적기업의 테두리 안에 협동조합을 가두려 하지 말고 협동조합을 지원할 수 있는 전문기구 설립이 절실하다. 현재의 협동조합 정책과 노하우, 국내 협동조합의 실상을 상세히 파악하고 지원해야 한다. 후배 세대는 지금보다는 더 좋은 환경에서 협동조합을 영위했으면 하는 것이 작은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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