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街 ESG] LG생건은 왜 '자생식물 보존'에 팔 걷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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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街 ESG] LG생건은 왜 '자생식물 보존'에 팔 걷었나
  • 최지흥 기자
  • 승인 2022.07.25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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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 신설
탄소중립 달성 위한 중장기 계획 발표
클린뷰티 연구소 설립, 제품 반영 총력
여성 사회 진출 지원 등 사회공헌 확대
올해 국내 자생식물 보전 위한 노력 눈길
MZ세대에 부합한 맞춤형 ESG 활동 강화

<편집자 주> 최근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기업이 환경과 사회에 대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하는 ESG 경영이 화두가 되고 있다. ESG는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의 재무적 성과만을 판단하던 전통적 방식과 달리,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비재무적 요소를 의미한다.

2021년 1월 14일 금융위원회는 우리나라도 오는 2025년부터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ESG 공시 의무화가 도입되고, 2030년부터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된다고 발표했다. 비재무적 친환경 사회적 책임 활동이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또한 최근 유럽연합(EU)은 역내 기업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제할 수 있는 'EU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법' 시행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해당 법이 시행되면 EU 기업은 물론, 이들과 거래하는 기업은 노동 인권 침해 및 환경 파괴 여부, 탄소중립 등 지속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공급망을 주기적으로 실사 받아야 한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 역시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따라 ESG 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본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화장품 기업들의 ESG 경영 실태와 전망을 살펴 본다. 

올해 2월, LG생활건강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온실가스 감축기술 등에 약 2,000억원을 투자해 2020년 대비 탄소배출량을 45% 감축하고, 이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고 발표했다. 사진=LG생활건강
올해 2월, LG생활건강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온실가스 감축기술 등에 약 2,000억원을 투자해 2020년 대비 탄소배출량을 45% 감축하고, 이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고 발표했다. 사진=LG생활건강

 

ESG위원회 신설, 중장기 목표 발표

지난해 4월 LG생활건강은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ESG위원회는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인 김상훈 위원장을 시작으로 김기영, 김재욱, 이태희 사외이사 전원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 5인으로 구성됐다.

또한 자원 순환을 위한 지속 가능한 제품을 개발하고 탄소중립 추진 등 기후변화 대응을 선도하며, 동반성장과 사회공헌활동으로 사회적 책임을 보다 강화하는 ESG 경영을 추진해 나간다는 중장기 계획도 발표했다.

올해 2월, LG생활건강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온실가스 감축기술 등에 약 2,000억원을 투자해 2020년 대비 탄소배출량을 45% 감축하고, 이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LG생활건강은 지속 가능한 공급망 구축을 위해 500여개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ESG 역량 강화 활동을 확대하기로 했다. 협력회사들은 자가 평가를 통해 인권·노동, 윤리경영, 환경·안전·보건, 경영시스템 등 4개 분야에 대한 ESG 항목별 리스크 요인과 개선 사항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협력회사 대표 및 실무자를 위한 ESG 교육과정을 신설하고 국내외 ESG 경영 정보를 제공하는 등 컨설팅 활동도 강화한다.

LG생활건강은 생활 속 환경 보호에도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이마트 죽전점에 이어 같은 해 7월 서울 가로수길에 문을 연 ‘빌려쓰는지구 리필스테이션’은 샴푸와 바디워시의 내용물만 구매할 수 있는 매장으로 대표적인 생활 속 환경 보호 공간이다.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은 생활 속 환경 보호에도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이마트 죽전점에 이어 같은 해 7월 서울 가로수길에 문을 연 ‘빌려쓰는지구 리필스테이션’은 샴푸와 바디워시의 내용물만 구매할 수 있는 매장으로 대표적인 생활 속 환경 보호 공간이다. 사진=LG생활건강

 

환경을 생각하는 클린뷰티 인사이드 시스템 구축

LG생활건강은 화장품 연구개발 단계부터 ESG 경영 방침을 제품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LG생활건강은 클린뷰티 항목과 기준을 정의하고 측정해 지속 관리하는 ‘클린뷰티 인사이드(Clean Beauty Inside)’ 시스템을 구축, 지난해 클린뷰티 연구소를 설립했다.

클린뷰티 연구소는 화장품 포장재를 4R(Recycle-재활용, Reuse-재사용, Reduce-감량, Replace-대체) 관점에서 연구하고 합성 원료를 대체한 천연 유래 원료를 사용한 화장품을 개발하며, 탄소 발생을 줄이는 워터리스 제형과 에너지 저감 공정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정무역 원료의 발굴, 동물 유래 원료의 미사용, 폐기되는 천연 자원의 업사이클링과 유기 농법의 지속 가능한 천연물 소재 개발 등 지속가능하며 그린워싱(Green Washing, 위장 환경주의) 없는 연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지구 환경, 인체 건강, 정직한 과학, 이웃과의 상생 등 4가지 기준으로 분류하고, 12개의 세부 항목별 가중치를 더해 정량화한 클린뷰티지수(Clean beauty index)를 독자 개발했다.

올해 빌리프, 비욘드, 더페이스샵 등 클린뷰티 브랜드에 우선 적용해 제품별로 지수를 측정하고 상향된 기준에 맞는 제품들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며, 향후 전 브랜드로 확대해 갈 예정이다.

포장 분야에서도 LG생활건강은 지속가능한 친환경 포장을 구현하기 위해 디자인, 포장연구, 구매, 사업부, 제품기획 부서들로 구성된 ‘그린제품 심의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그린제품 심의협의회는 제품 개발단계부터 환경을 고려한 포장재를 개발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그린패키징 가이드’를 시행하고 있다.

그린패키징 가이드는 포장재의 중량, 체적, 재질, 재활용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해 신제품 출시 전 제품의 친환경성을 평가하는 LG생활건강의 평가 척도다. 그린패키징 결과는 용기 감량화, 재질 개선, 재활용성 개선으로 구분해 해당 포장재의 친환경성을 향상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LG생활건강은 생활 속 환경 보호에도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이마트 죽전점에 이어 같은 해 7월 서울 가로수길에 문을 연 ‘빌려쓰는지구 리필스테이션’은 샴푸와 바디워시의 내용물만 구매할 수 있는 매장으로 대표적인 생활 속 환경 보호 공간이다.

이 곳에서는 소비자가 선호하는 제품인 탈모 증상 완화 샴푸 ‘닥터그루트’와 프리미엄 바디워시 ‘벨먼’의 대표 제품들을 100g 단위로 소분해 판매하며 별도의 용기를 준비 못한 고객을 위해 리필 용기도 판매한다.

코코넛 껍질을 활용한 리필 용기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30% 줄일 수 있고 재활용도 가능하다. 리필 스테이션 공간 또한 업사이클링(up-cycling)을 통해 탄생했다. 한번 사용하고 버려지는 생활용품 용기를 재활용해 리필 스테이션 테이블을 제작 설치했다.

LG생활건강은 ESG 활동의 일환으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일회성 기부’를 지양하고 지원 대상의 선택과 집중, 효과 분석에 근거한 최적의 지원 방식, 전문기관 협업 등을 통해 실질적인 삶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은 ESG 활동의 일환으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일회성 기부’를 지양하고 지원 대상의 선택과 집중, 효과 분석에 근거한 최적의 지원 방식, 전문기관 협업 등을 통해 실질적인 삶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사진=LG생활건강

 

사회공헌 프로그램 강화

LG생활건강은 ESG 활동의 일환으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일회성 기부’를 지양하고 지원 대상의 선택과 집중, 효과 분석에 근거한 최적의 지원 방식, 전문기관 협업 등을 통해 실질적인 삶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2018년부터 운영 중인 ‘내추럴 뷰티 크리에이터’는 뷰티 유튜버를 육성하는 전문 프로그램으로 결혼,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거나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20~30대에게 새로운 사회 진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뷰티 크리에이터들이 다양한 쇼핑 플랫폼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라이브 커머스 전문가 교육과정’을 신설했다.

라이브 커머스 교육과정을 이수한 뷰티 크리에이터는 LG생활건강의 제품들을 소개하는 라이브 커머스 판매자로 발탁돼 실제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한다. 내추럴 뷰티 크리에이터의 모든 교육과정은 환경전문 비영리단체(NGO)인 ‘환경재단’과 함께 진행한다.

LG생활건강은 청소년부터 MZ 세대까지 맞춤형 교육 및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교육 프로그램은 교육부와 전국 시·도 교육청으로부터 자유학기제 협약 프로그램으로 인정 받은 청소년 습관·진로 융합교육인 ‘빌려쓰는 지구스쿨(이하 빌쓰지)’이다. 빌려쓰는 지구스쿨은 2013년 프로그램을 처음 선보인 이후, 현재까지 369개 학교에서 65,715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2020년부터는 코로나로 인해 유튜브 실시간 방송으로 개편하고 ‘빌쓰지 라이브 클래스’를 론칭했다. 빌쓰지 라이브 클래스는 기존 교실에서 대면 수업으로 진행해왔던 강의를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하고,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하며 소통하는 등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역량을 길러주는 온라인 기반의 사회공헌활동이다.

올해는 분리배출 과목을 추가하는 등 생활 속 환경교육 콘텐츠를 더욱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신청한 수업 일정에 맞춰 유튜브 채널 ‘빌려쓰는 지구스쿨’에 접속하면 출석 점검과 오리엔테이션에 이어 최대 6과목을 정규 수업과 동일하게 참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LG생활건강은 환경단체 에코맘코리아와 2014년부터 탄소중립과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MZ세대 기후환경 활동가 육성프로그램, ‘글로벌에코리더 YOUTH’를 운영 중이다.

글로벌에코리더는 생물다양성, 자원순환, 플라스틱프리, 제로웨이스트 등 다양한 환경캠페인과 정책건의 활동 등을 통해 8년간 4,600여 명의 환경 리더를 배출해왔다.

이밖에도 LG생활건강은 2020년 국내 최초로 여성장애인에게 출산, 육아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보조기기를 제공하는 ‘여성장애인 맞춤형 보조기기 지원사업-날개달기(技)’를 시작했다. 사회활동을 하거나 자녀를 양육하는 지체 장애, 뇌병변 장애, 시각 장애 여성들을 선발해 1인당 500만원 이내로 보조기기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국내 최초 보조기기 전문기관인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를 통해 개인별 맞춤형 보조기기를 지원하고 사용 교육, 사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사업은 LG생활건강 임직원들이 기부한 급여 일부와 회사의 매칭 펀드로 조성된 기금으로 운영된다.

LG생활건강은 지난 7월 3일 ESG경영의 일환으로 MZ세대 기후환경 활동가 ‘글로벌에코리더 YOUTH’ 100여명과 함께 강원도 동해시 망상해변에서 비치코밍(Beachcombing) 캠페인을 진행했다.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은 지난 7월 3일 ESG경영의 일환으로 MZ세대 기후환경 활동가 ‘글로벌에코리더 YOUTH’ 100여명과 함께 강원도 동해시 망상해변에서 비치코밍(Beachcombing) 캠페인을 진행했다. 사진=LG생활건강

 

우리나라 자생식물 보전으로 미래자산 확보

LG생활건강의 ESG 경영활동은 올해 멸종위기 자생식물 자원의 보존 및 복원 확대까지 발전해 주목 받고 있다. 우선 LG생활건강은 최근 자생식물을 자체 재배하는 청주 가든을 새로 개원하면서, 청주와 울릉도에 1,800여평에 달하는 야외 재배지를 운영하게 됐다.

또한 울릉도 지역 농가와 협업해 울릉 나리 등 총 2곳과 계약재배를 운영해 총 270여종 3만 8,000여개체수에 달하는 식물 자원 복원과 확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LG생활건강은 국내 자생하는 유용식물자원의 발견·증식·연구를 바탕으로 국가간 유전자원 접근과 이익 공유(ABS: Access to genetic resources and Benefit-Sharing)에 관한 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대응하고, 자연 자본에 대한 국가권리 확보에 기여하는 등 생물다양성 자산화 연구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한 식물 자원의 유용성을 밝힘과 동시에 증식, 재배기술을 개발하고 다양한 국내 자생식물종을 활용해 제품에 적용함으로서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을 공정하게 분배하는데도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LG생활건강은 울릉도에서 재배한 식물 천초화에서 자연 건조법을 통한 ‘궁중천초화’ 성분을 개발했다. 현재 이를 궁중 화장품 브랜드 ‘후’의 최고급 라인 ‘천율단’에 적용해 피부 보습과 브라이트닝 효능을 강화한 제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새로운 고부가가치 발굴부터 연구까지 2만여 시간에 가까운 정성이 담긴 울릉도 자생식물 섬전호 추출물을 적용, 수분 공급에 효과적인 ‘비욘드 엔젤아쿠아’ 라인을 출시하는 등 식물자원의 활용가능성을 발견과 확대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LG생활건강은 2016년부터 지속가능한 생물자원의 개발을 위해 생물자원의 객관적인 데이터 확보를 위한 식물표본을 제작하고, 종자은행과 식물세포 배양원을 운영하는 등의 보전활동을 지속해왔다.

LG생활건강은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회복하고 보존하기 위해 지역사회 사업장을 연계한 다양한 생물다양성 지원 활동을 추진하며 ESG경영을 확대 중이다. 먼저 LG생활건강은 올해 6월부터 생활용품을 생산하는 울산, 온산공단 지역 주변에 약 4,700여평 규모의 꿀벌 공원을 조성함으로써 도시 생태계의 생물 다양성을 증진하고 도시숲 조성을 통해 탄소흡수원 확보와 미세먼지 차단의 역할을 담당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울산지역 환경단체인 ‘울산생명의숲’, 울산시, 울주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과 협력해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 현상과 환경 오염으로 급감하는 꿀벌의 중요성을 알리고 이를 위한 활동에 동참했다.

또한 LG생활건강은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의 열악한 서식지 복원을 위해 여의샛강생태공원에 ‘수달 놀이터’를 설치하고 멸종위기 동물 보존을 위한 시민들의 인식 증진 활동과 교육 및 다양한 인프라 구축을 지원 중이다. LG생활건강은 사회적협동조합 한강과 협약을 진행, 수달 지원활동을 시작으로 향후 더 많은 멸종위기 동식물 보호 활동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은 기후변화 대응, 사회적 문제 등을 자신들의 창의적 방법으로 해석하고 대응하는 능력이 있는 미래세대, 그리고 MZ세대에 부합한 맞춤형 ESG 활동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사업장 주변 자연의 역사, 문화적 가치와 교육적 중요성을 종합해 생물다양성을 보존, 복원, 확대하는 활동을 추진하고 지역사회와 전문기관 등 외부기관과 적극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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