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대폭락... 전문가들 "08년 이후 최악 상황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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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대폭락... 전문가들 "08년 이후 최악 상황 대비해야"
  • 노경민 기자
  • 승인 2022.06.1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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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900대서 2400대로 폭락
증시 시총, 올해 374조 증발
2008년 이후 최대 낙폭 가능성 배제 못 해
코스피가 장 한때 2400선 밑까지 내려갔던 이달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장 한때 2400선 밑까지 내려갔던 이달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에 최근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연초 대비 20% 가까이 급락했다.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스피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검은 월요일'을 시작으로 17일 장중 2400선까지 붕괴했던 13∼17일 한 주간 코스피 하락률은 -5.97%, 코스닥 주간 하락률은 -8.18%를 기록했다. 코스피 주간 하락률은 1월 24∼28일(-6.03%) 이후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높았고, 코스닥 주간 하락률은 2020년 2월 24∼28일(-8.57%)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대로 집계됐다.

국내 증시는 연초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 발 긴축 우려로 급락장이 펼쳐진 데다 최근에는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p 금리 인상) 단행으로 인한 경기 침체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연초 대비 코스피는 지난해 연말 2977.65에서 이달 17일 2440.93으로 18.02% 떨어졌고, 코스닥은 1033.98에서 798.69로 22.76% 떨어졌다.

이달 17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각각 1921조1000억원, 354조2000억원으로, 지난 한 주만에 합산 시총 151조8000억원이 날아갔다. 지난 13일에는 하루 만에 코스피는 3.52%, 코스닥은 4.72% 폭락해 시총 88조원이 증발했다. 연초 이후로는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282조2000억원이, 코스닥시장에서 92조1000억원이 감소해 합산 시총 374조3000억원이 사라졌다.

실제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주가 연초 대비 30% 이상 내려갔고, '10만전자'를 꿈꿨던 삼성전자는 '5만전자'로 추락했다. 특히 5만전자로 추락한 삼성전자 한 종목에서만 연내 시가총액이 110조원 감소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6만원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0년 11월 이후 1년 7개월만이다.

증시 하락세의 가장 큰 원인은 외국인 자금 이탈에 따른 대형주 급락으로 분석된다. 코스피 대형주는 올해 17.33%, 중형주는 14.03%, 소형주는 9.89% 하락했다. 10위권 종목 중에서는 네이버(-37.25%), 카카오(-35.82%)의 하락 폭이 두드러졌고, 삼성전자(-23.63%), LG에너지솔루션(-28.73%), SK하이닉스(-26.41%) 등 시총 1∼3위 기업의 하락률도 20%를 넘어섰다.

현대차(-18.66%), 삼성SDI(-15.11%), 기아(-7.42%), 삼성바이오로직스(-6.77%), LG화학(-6.02%) 등도 하락세를 보였고, 카카오페이(-57.71%), 하이브(-57.45%), SK바이오사이언스(-53.78%), 카카오뱅크(-38.73%) 등 성장주 하락 폭도 컸다.

이런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코스피 -40.73%, 코스닥 -52.85%) 이후 최대 연간 하락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증권가 분석이다.

코스피는 2008년 40.73% 하락한 이후 2009년 49.65%, 2010년 21.88% 상승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증시 과대 낙폭 인식에 따라 3분기에 잠깐의 기술적 반등이 있을 수 있겠지만, 4분기에는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되면서 2차 하락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가와 학계에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라 내년 안에 경기침체가 찾아올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을 가속하다 보니 시장에서는 경기가 침체로 나아간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있어 증시 낙폭이 커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수출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의 타격을 더 많이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2008년 이후 사실상 제로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가 되돌려지는 과정에서 달러 가치가 급상승하고, 엔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 시장이 더욱 공포감을 느끼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증시가 연간으로 2008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가장 많이 하락할 수도 있지만, 지난 2년간 급격히 올랐던 것을 고려하면 금융위기만큼의 위기 상황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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