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기업대출 올해만 32兆 증가... '부실폭탄' 터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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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기업대출 올해만 32兆 증가... '부실폭탄' 터지나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2.06.0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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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77% 차지... 가계대출은 8조 감소와 대조
이창용 한은 총재 "영세 중기·자영업자에 정책적 대응 필요"
이창용 한은 총재. 사진=연합뉴스

최근 5개월간 자영업자를 비롯한 기업대출이 32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과 경기 부진이 겹치면서 은행에서 빌린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하는 기업이 늘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5월 말 기준 기업 대출 잔액은 668조629억원으로,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32조1750억원(약 4.81%) 늘었다. 여기서 기업대출은 대기업, 중소기업, 개인사업자 대출을 모두 더한 수치다. 이 중 중소기업(소상공인 포함) 대출이 약 7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기업 대출이 30조원 넘게 불어나는 사이 가계대출은 7조9914억원 감소했다. 향후 금리가 더 뛰고 금융지원이 종료되고 여러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사업자의 부실 문제가 드러나면 금융·경제 시스템의 위험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우려가 나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간담회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 오를 때마다 가계 부담이 3조원, 기업 부담은 2조7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 위험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앞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도 "앞으로 완화적 금융 여건이 정상화되는 과정(금리 인상 등)에서 대내외 여건까지 악화할 경우, 취약차주의 상환능력이 떨어지고 그동안 대출을 크게 늘린 청년층과 자영업자 등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신용 위험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와 금융업계는 대출 부실 확대를 막기 위해 소상공인·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연착륙 전략을 수립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0일부터 소상공인·중소기업이 코로나 발생 이후 밀린 대출 원금과 이자를 수월하게 갚도록 10년 장기 분할 상환을 도입했다. 신한·하나·우리은행 등도 통상 5년 분할상환 등의 연착륙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코로나19 금융 지원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말까지 여러 형태로 납기가 연장된 대출 원금과 이자의 총액은 139조4494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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