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터치 코스닥 자진 상폐... '가맹점주 권익 보호'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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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스터치 코스닥 자진 상폐... '가맹점주 권익 보호' 과제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2.05.31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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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 상장 폐지... 6년 만에 비상장사로
실적 공개로 점주와 갈등 커져 비상장 결정한 듯
재매각 앞서 소액주주 반발 잠재우려는 움직임
"비상장사 전환 후에도 가맹점주에 정보 제공할 것"
사진=맘스터치
사진=맘스터치

햄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가 이달 말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 폐지될 예정이다. 비상장사로 전환되면 공시 의무도 사라진다. 업계에서는 가맹점주 권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맘스터치는 지난 3월 임시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한국거래소에 자진 상장폐지를 신청했다. 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상장페지를 승인했다. 상장폐지 전 정리매매 기간은 이달 30일까지 진행됐다. 

상장 규정상 대주주가 상장 주식의 95% 이상을 확보하면 상장을 폐지할 수 있다. 맘스터치는 최대주주인 한국에프앤비홀딩스가 지분 67.49%를 보유하고 있고, 맘스터치가 자사주 16.71%를 갖고 있다. 맘스터치는 "자진 상장폐지를 진행하더라도 폐지 이후 6개월간 이들이 보유한 주식을 매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맘스터치는 2016년 스팩 합병 방식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상장명은 '해마로푸드서비스'였다. 하지만 맘스터치를 창업한 정현식 전 회장은 2019년 12월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에 회사를 매각했고, 2021년 3월 상호가 맘스터치앤컴퍼니로 변경됐다. 

맘스터치는 외부 경영 간섭을 최소화하고,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맘스터치의 자진 상장폐지 결정을 두고 업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2019년 12월 회사를 인수한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가 재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앞으로 맘스터치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사모펀드는 인수 기업의 가치를 높인 뒤 3~5년 후 재매각한다. 2019년 190억원이던 맘스터치의 영업이익은 2020년 263억원, 2021년 402억원으로 증가했다. 맘스터치의 재매각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최근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이 커지면서 맘스터치가 공시 의무를 피하기 위해 상장 폐지를 추진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상장 폐지가 완료되면 맘스터치는 사업보고서나 중요 경영 사항 공시 의무가 사라진다. 본사가 가맹점에 불리한 정책을 내놓더라도 가맹점주들은 내부 정보를 확인할 방법이 없어 권익을 침해 당할 수 있다. 

실제로 맘스터치는 구체적인 실적 등이 공개되면서 가맹점주들과 갈등을 빚은 전례가 있다. 맘스터치는 사모펀드에 지분 대부분을 매각한 이듬해인 2020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버거 패티 가격을 올렸다. 점주 측은 공시 내용을 바탕으로 본사의 일방적 가격 인상이 연간 1,000만원 이상의 비용 부담과 수익성 하락 등의 문제를 야기한다며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가맹점주들은 본사의 일방적인 원재료 가격 인상 등에 반발해 지난해 초 가맹점주협의회를 만들었다. 회사 측은 이를 주도한 상도역점점장에게 가맹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원부자재 공급 등을 중단하면서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당시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회원들과 일반 시민, 정치권까지 나서 문을 닫은 상도역점 외벽에 응원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후 법원이 부당한 조치라며 상도역점의 손을 들어줬고, 본사는 두 달 반 만에 식자재를 다시 공급했다. 해당 매장은 작년 말부터 영업을 재개했다. 맘스터치는 가맹사업거래 공정화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조사를 받고 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비상장사로 되돌아가도 매출 규모가 3000억원 이상이기 때문에 공시 의무는 남아 있다"며 "내부분쟁조정위원회, 가맹점주협의회를 통해 가맹점주들에게 상장사일 때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맘스터치의 누적 매출은 3009억원 전년 동기보다 5.2%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03억원로 53.3%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맘스터치 매장 수는 1352개로 6대 햄버거 브랜드 가운데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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