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도덕적 해이' 여전... 5년 간 1천억 횡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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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도덕적 해이' 여전... 5년 간 1천억 횡령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2.05.2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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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KB손보·우리카드 1위 오명
우리銀 600억 횡령... 올해만 687억원
"환수율 11%대... 당국 관리체계 점검해야"
회삿돈 614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우리은행 직원 A씨(왼쪽)와 공범인 친동생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회삿돈 614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우리은행 직원 A씨(왼쪽)와 공범인 친동생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 5년 동안 금융권 임직원의 횡령액이 1,000여억원 달하는 것으로 집계돼 다시 한번 금융권 도덕적 해이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범행 빈도나 총액 면에서 은행이 1위였고, 보험과 증권사가 뒤를 이었다.

특히 횡령금액에 대한 환수율이 11.6%에 그친 것으로 조사돼 당국과 금융사의 체계적인 관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이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5월까지 금융권에서 횡령을 저지른 임직원은 총 174명이며, 횡령 규모는 1,091억826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업권별로 횡령한 임직원의 수는 은행이(91명), 보험(58명), 증권(15명), 저축은행(7명) 카드(3명) 순이었다. 횡령 규모 역시 은행이 808억3,410만원으로 1위의 오명을 썼다. 이어 저축은행(146억8,040만원), 증권(86억9,600만원), 보험(47억1,600만원), 카드(2억5,600만원) 순이었다.

은행권에서 횡령 규모가 가장 컸던 우리은행은 633억7,700만원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보험권에서는 KB손해보험이(12억300만원), 카드사에서는 우리카드(2억5,100만원), 저축은행권에선 KB저축은행(77억8,320만원)이, 증권은 NH투자증권(40억1,200만원)을 기록하며 오명을 남겼다.

연도별 횡령액은 2017년 89억8,870만원, 2018년 55억7,290만원, 2019년 84억7,370만원, 2020년 20억8,280만원, 2021년 152억6,580만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600억대 횡령사건이 터지면서 이달 중순까지 집계된 금융권 횡령액은 687억9,760만원에 달했다. 지난 4월 우리 정부가 이란 업체에 돌려줘야 할 614억원을 우리은행 내부직원이 10여년에 걸쳐 횡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측은 해당 직원이 선물 옵션에 투자했다가 318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외에도 2021년에 불거진 금융권 주요 횡령사건으로는 △신한은행 부산 영업점 2억원 횡령 △KB저축은행 30억원 횡령 △모아저축은행 58억원 등이 있다.

반면 사고 이후 환수된 횡령액은 127억1,160만원으로 전체 횡령액의 11.6%에 불과해 결과적으로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저축은행의 횡령액 환수율은 5.7%로 업권 중에서 가장 낮았으며 이어 은행 8.4%, 보험 23.2%, 증권이 43.2%를 기록했다.

강민국 의원은 "5년여간 확인된 금융업권 횡령 금액만도 1,000억원을 넘고, 특히 최근 들어 횡령금액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것은 결국 금융위원회의 금융감독 기능의 부재와 무능함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천문학적 수준의 우리은행 횡령 사건에 대한 현장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대로 된 금융감독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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