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長 만들기' 팔걷은 고3 후원회장... "한국판 트뤼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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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長 만들기' 팔걷은 고3 후원회장... "한국판 트뤼도 꿈꾼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2.04.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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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후원회장·시의원 후보.. 청년정치 바람
"청년세대의 ‘핫한 감성’, 현실정치 필요할 때"
19세 정영준, 권용태 천안시장 후보지원 자청
권용태 "청년에 기회를...지원 아끼지 않을 것"
19세 최정현, 남양주시의원 예비후보 등록
25세 진보당 유룻, 29세 정지웅도 서울시의원 출사표
권용태 국민의힘 천안시장 예비후보(오른쪽)와 정영준 후원회장. 권 예비후보의 나이는 42세로 충남에서 가장 젊은 기초지자체장 후보이고, 정영준 후원회장은 19세로 가장 어린 후원회장이다. 사진=권용태 예비후보실
권용태 국민의힘 천안시장 예비후보(오른쪽)와 정영준 후원회장. 권 예비후보의 나이는 42세로 충남에서 가장 젊은 기초지자체장 후보이고, 정영준 후원회장은 19세로 가장 어린 후원회장이다. 사진=권용태 예비후보실

쥐스탱 트뤼도는 43세에 캐나다 총리에 선출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39세의 나이에 당선됐고, 뉴질랜드의 아던 총리는 37세, 오스트리아의 제바스티안 쿠르츠는 31세에 총리가 됐다. 불과 몇 년전의 일이다. 우리나라도 청년의 정치의 바람이 불고 있다. 1985년생 38살의 이준석 국민의 힘 당대표를 시작으로 1996년생 27세의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까지 ‘청년’은 더 이상 한국 정치의 비주류가 아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청년 정치의 바람을 불고 있다. 2030을 넘어 10대 청년들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천안시장 권용태 후보의 후원회장인 만19세의 정영준씨와 최정현(19) 국민의힘 경기 남양주 시의원 예비후보가 대표적이다.

정영준 씨는 인하직업전문학교 재학생이다. 나이는 19세다. 권용태 국민의힘 천안시장 예비후보국민의 후원회장이다. 권 예비후보의 나이는 42세. 충남에서 가장 젊은 기초지자체장 후보다. 가장 젊은 기초지자체장 후보와 가장 젊은 후원회장의 조합이다.

사진=권용태 예비후보실

정 씨와 권 후보의 인연은 ‘버스’ 때문이다. 정 씨는 평소 충청권 버스에 대한 불편함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이 위치한 건물에 현수막을 내건 권 예비후보의 사무실을 발견하고 그냥 쭈뼛쭈뼛 들어갔다고 한다. 그리고 정 씨는 평소 생각하고 있던 버스노선의 불편함과 해결 방안을 이야기했다. 마침 권 예비후보는 당시 ‘리빌딩 천안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1시간 가량 서로의 생각을 공유했고, 이 만남을 기점으로 의기투합했다고 한다.

정 후원회장은 ‘오늘날 천안시’에 대해 청년세대의 핫한 감성이 필요한 때라고 설명했다.

정씨는 “수많은 시장들이 공감하기 어려운 공약만 냈다. 억지스러운 발상과 오래된 사고방식으로는 천안시의 발전은 힘들고, 청년세대의 ‘핫한 감성’이 필요하다”며 “청년들이 천안시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권 예비후보가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19세의 어린 청년에게 ‘후원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긴 이유는 천안의 한계 때문이다. 권 예비후보에 따르면 천안은 현재 도시가 수용할 수 있는 개발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 권 예비후보는 “천안의 역외유출량은 23조 원으로 전국 1위 수준이다. 경제성장을 총량을 기준으로 추구해왔던 구시대적 행정의 문제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며 “메타버스, 비트코인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행정의 변화가 절실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각을 가진 젊은 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양주시의원에 도전하는 최정현 국민의힘 예비후보. 사진=연합뉴스
남양주시의원에 도전하는 최정현 국민의힘 예비후보. 사진=연합뉴스

10대가 직접 후보로 나선 사례도 나왔다. 바로 2002년생 최정현 씨다. 최 씨는 경기 남양주시의원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최 씨는 현재 국민의힘 남양주 을 당원협의회 청년위원을 맡고 있으며 대선때는 경기도 선거대책위원회 남양주 을 청년본부 부본부장으로 활동했다.

최 예비후보는 이미 선거전부터 ‘10대 시의원’, ‘청년 시의원’이라는 주목을 받고 있지만 오히려 ‘청년’ 떼고 비전으로 승부하자는 패기를 보이고 있다. 청년이기 때문에 우대받을 필요 없고, 청년이기 때문에 더욱 신선하고 공정한 아이디어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것이다.

최 예비후보 보다 더 어린 후보도 있다. 경북 경주시의원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김경주 예비후보는 2003년 9월생이다. 만 18세다. 현재 여야 후보 중 가장 나이가 어리다.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유룻 진보당 노원구 시의원선거 예비후보. 사진=진보당 공식 블로그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유룻 진보당 노원구 시의원선거 예비후보. 사진=진보당 공식 블로그

20대 예비후보들도 있다. 서울시의원에 도전하는 진보당 유룻 예비후보는 1996년생으로 25세이고, 동대문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출마하는 국민의힘 정지웅 예비후보는 1993년생으로 29세다. 영등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출마하는 국민의힘 김희진 예비후보는 올해 막 30세가 된 젊은 후보다.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예비등록한 30대 미만 후보는 총 99명이다. 구·시·군의회 의원 선거에 총 78명(남자 60명, 여자 18명), 시·도의회 의원 선거에는 19명(남 17명, 여 2명), 시·도지사 선거에 2명(남 2명)이다.

한편, 제도 변경으로 지난해 12월 출마 연령 기준이 만 25세에서 만 18세로 하향되면서 청년들이 대거 정치에 뛰어들고 있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통계는 10대, 20대, 30대를 ‘30대 미만’로 묶어 통합발표하면서 젊어지고 있는 정치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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