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성자 사과까지 했는데... 아웃백 루머에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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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성자 사과까지 했는데... 아웃백 루머에 '곤혹'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2.03.22 1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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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백 품질 저하' 작성자 사과
온라인서 여전히 비판 목소리 대두
"시장 냉정한 평가에 귀 기울여야"
사진=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홈페이지 캡쳐.
사진=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홈페이지 캡쳐.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아웃백)의 품질 저하 의혹이 원작성자의 사과로 루머임이 밝혀졌지만 비난 여론은 커지고 있다. 아웃백을 인수한 bhc는 법적 대응이란 강수로 진화에 나섰지만 한 번 무너진 신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모양새다. 

bhc그룹은 지난해 11월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아웃백을 최종 인수했다. 이후 올해들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bhc그룹이 인수한 아웃백의 주요 메뉴의 품질이 저하됐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투움바파스타, 베이비백 립, 생과일 에이드 등의 메뉴가 지목됐다.

게시물을 작성한 네티즌은 "세트 메뉴에 감자튀김 대신 치즈스틱이 나온다", "파스타에 들어간 새우 종류가 바꼈다", "그릴에서 굽던 메뉴를 전자레인지에 돌린다"고 주장했다. 또 테이블에서 '투움바 파스타'에 치즈를 갈아주는 서비스가 사라졌고, 생과일 에이드에 갈아 만든 과일즙 대신 기성품 시럽이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이 게시글은 '실시간 베스트'에 오르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일파만파 퍼졌다. 진화에 나선 bhc는 홈페이지 안내를 통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진 아웃백 관련 각종 논란들이 원본 글 작성자의 진심 어린 사과로 잘못된 정보임이 밝혀졌다"며 "아웃백 임직원들은 모든 지위 여부를 떠나, 아웃백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든 고객께 진심으로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더불어 "사실 무근"이라며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해당 게시글을 올린 네티즌은 아웃백 누리집 '고객의 소리'란과 TV조선 인터뷰를 통해 "사실이 아니다"며 사과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여론은 더 악화됐다. "법적 대응이 아니라 품질 개선에 힘써라", "음식 질 떨어진 건 팩트다", "손님을 고소하겠다는 대처가 실망스럽다", "bhc 치킨도 먹지 말자", "현장 점검보다 법적대응 검토라는 말이 먼저 나오니 욕 먹는 것", "반성하고 맛 개선시켜라" 등 반발의 목소리가 커졌다.

 

bhc 측 해명에도 비난 여론 커져

bhc 측은 각종 논란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오지치즈후라이 대신 치즈스틱'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 "전 세계적인 감자 수급 불안 때문이고, 감자 수급이 원활해지면 즉시 원상복구가 될 일"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치즈스틱'의 원가가 기존 '오지치즈후라이' 보다 더 높다고 해명했다.

또 '투움바파스타' 역시 인수 전과 원재료, 레시피 활용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베이비백 립'도 조리법에 변화가 없다고도 강조했다. '생과일 에이드'는 미생물 검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살균 공정을 거친 음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인수 전부터 시행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회사 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품질 저하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아웃백과 bhc 치킨 불매운동을 해야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아웃백의 품질 저하 논란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올해 2월 말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bhc와 아웃백 의혹'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bhc그룹이 패밀리레스토랑 아웃백을 인수한 이후 맛이 변했다는 내용이었다. 기존에는 식재료를 아웃백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썼지만, 앞으로는 공장에서 완제품을 받는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는 내용도 담겨있었다.

 

소비자 의견 외면·책임 회피… 스스로 논란 키워

업계에선 박현종 bhc 회장의 경영방식이 비용절감과 경영효율에 치우쳐 품질 논란까지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bhc는 지난해 말 아웃백을 인수하자마자 주요 메뉴 24종 가격을 평균 6.2% 인상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집중했다. 이어 올해 배달 수수료 감축·편의성 향상 등을 위해 자사 앱 딜리버리 서비스를 론칭하는 등 경영 효율화를 진행해왔다.

그동안 아웃백은 스테이크 고급화 전략을 펼쳐왔다. 2016년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가 아웃백을 사들인 뒤 토마호크, 블랙라벨, 티본 스테이크 등을 내세워 3년간 매년 두자릿 수 성장을 했다. 스테이크 하우스라는 본질에 집중하며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 했다.

그러나 최근 아웃백은 품질 논란이 불거진 후 부정적인 여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면 아웃백이 그간 쌓아온 기업의 이미지와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bhc가 품질 저하 논란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것도 비난 여론을 키웠다"며 "맛이 변했다는 소비자 의견을 외면한 채 네티즌에게 잘못을 덮어씌우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여 기업 이미지와 신뢰도 추락이 불가피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아웃백은 유일하게 남은 패밀리레스토랑으로, 스테이크 등 음식 품질이 경쟁력이었다"며 "이에 걸맞은 품질 관리 능력을 보이지 않으면 언제든 시장에서 외면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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