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초대석] "카페 죽이는 방역지침... '청년 바리스타' 꿈 꺾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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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초대석] "카페 죽이는 방역지침... '청년 바리스타' 꿈 꺾지 말아야"
  • 김흥수 기자
  • 승인 2022.02.12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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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커피바리스타협회 전석한 회장 인터뷰
믹스-원두 5:5... 원두커피시장 계속 성장할 것
커피산지 가서 직접 체험하는 바리스타 늘어
국민 위한 방역 좋지만 개인 인생 망가질 수도
꾸준한 공부가 훌륭한 바리스타의 지름길
한국바리스타협회 전석한 회장. 사진=시장경제DB
한국바리스타협회 전석한 회장. 사진=시장경제DB

불과 10년 전만 해도 생소했던 직업이 커피 바리스타다. 흔히 커피 한 잔 마시는데 무슨 전문적 기술이 필요한가라는 의문을 갖기 쉽지만 바리스타의 역량에 따라 한 가지의 커피생두로도 천 가지의 맛을 낼 수 있다고 한다.

획일화된 맛의 프랜차이즈 커피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늘 새로운 맛을 갈구하는 소비자는 존재하기 마련. 바리스타는 커피에 생명을 불어넣는 직업이라고 이야기하는 한국바리스타협회 전석한 회장을 만났다.

- 바리스타협회에 대해 소개를 부탁한다

 “(사)한국커피바리스타협회는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바리스타들의 권익보호와 커피식품관련 기술 및 직무능력 향상을 위해 설립됐다. 커피식품산업의 발전과 서비스 역량강화 사업 등을 통해 한국 커피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설립 이후 우리 사회 곳곳에서 땀 흘리며,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단체나 공공기관, 공기업에 커피차를 선물하는 봉사활동을 해 왔다. 지난 해에는 6월 국립경찰병원, 9월 성동구 보건소, 12월 서울시립어린이병원 등에 커피차를 선물하며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헌신하는 의료진을 격려했다”

지난해 12월 21일 (사)한국커피바리스타협회가 서울시립 어린이병원 의료진과 근무자에게 커피차를 전달하고 포토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커피바리스타협회
지난해 12월 21일 (사)한국커피바리스타협회가 서울시립 어린이병원 의료진과 근무자에게 커피차를 전달하고 포토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커피바리스타협회

- 바리스타업계의 현황은 어떤가?

“2006년 경에 대학 교수들이 모인 단체에서 발급한 것이 바리스타 자격증의 시초였다. 그 당시에는 법적 테두리 안에서 발급이라기보다 수료증 개념에 더 가까웠다.

자격발급의 기준이 되는 법은 자격기본법인데 2008년 제가 이사장직을 겸하고 있는 (사)한국능력교육개발원에서 커피분야에서는 국내 최초로 한국직업능력연구원(당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정식 등록을 마치고 자격을 발급하기 시작했다.

그 후 몇 년이 지난 후에야 여러 단체에서 정식으로 등록 절차를 마친 후 자격증을 발급하기 시작했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커피산업이 발전하면서 대학뿐만 아니라 직업학교, 고등학교, 중학교에 이르기까지 많은 단체에서 바리스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단체 지정검정장만 하더라도 대학 14곳(평생교육원 포함), 중고등학교 21곳, 직업학교 5곳이 있다"

한국바리스타협회 전석한 회장. 사진=시장경제DB
한국바리스타협회 전석한 회장. 사진=시장경제DB

- 바리스타라는 직업은 10년전만 해도 낮선 직업이었다

“커피산업이 짧은 시간에 급격히 성장하면서 많은 각광을 받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바리스타를 하려면 선천적으로 후각이 뛰어나야 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선천적인 것 외에도 교과과정을 통해 많은 이론을 겸비해야 한다.

예컨대 소비자를 대하는 서비스 자세, 커피머신에 대한 이해, 커피를 볶는 이론 등을 익혀야 한다. 단순하게 커피를 내리는 직업이 아니다. 커피산지에 가서 직접 커피농사를 짓고 수확하고 건조해서 수출하는 전 과정을 체험하고 국내에 들어와 바리스타를 하는 청년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 국내에서는 근래 10여년 사이 커피시장이 급속히 성장했다. 바리스타에 처음 입문할 때 시장이 이렇게 커질 줄 예상했나?

“스타벅스의 연 매출액이 2조에 달한다. 우리나라 나름대로의 커피문화가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 10년전만 해도 일반인들이 흔히 즐겨마시던 믹스커피와 원두커피의 비율이 8:2정도 됐었는데 지금은 5:5의 비율이 됐다.

이렇게까지 성장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원두커피 시장은 지금도 계속 성장하고 있으며 얼마나 더 성장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한국바리스타협회 전석한 회장. 사진=시장경제DB
한국바리스타협회 전석한 회장. 사진=시장경제DB

- 맛있는 커피는 어떤 커피인가?
“커피도 크게 보면 음식이다. 신선한 재료에 요리사 능력까지 가미하면 맛있는 음식이 나오듯 커피도 마찬가지다. 좋은 생두를 사용해 로스팅하고 원두 특성에 적합하게 추출한 커피. 즉, 바리스타의 능력이 가미된 커피가 맛있는 커피이다”

- 바리스타라는 직업에 대해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원료인 생두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맛을 이끌어내는 로스팅 기술과 추출 능력을 겸비해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커피를 제공하는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 개인적으로 추천하고픈 커피가 있다면? 

“일반적이고 획일화 된 맛을 제공하는 프렌차이즈 커피숍도 좋지만 원두의 고유특성을 최대한 살린 커피를 제공하는 로스터리 카페를 추천하고 싶다.

무엇보다 커피 맛의 다양성을 알 수 있고 동일한 원두라도 추출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커피의 묘한 매력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시장경제DB

- 커피맛을 잘 모르는 커피초보자들이 꼭 알고 있어야 할 커피 상식이 있다면?

“쓴맛이 강한 것이 커피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커피는 단맛, 고소한 맛, 민트 맛, 무거운 맛, 가벼운 맛 등 너무나 다양한 맛을 가지고 있다. 우유 등 부재료가 들어간 메뉴도 좋지만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로 마시면 보다 다양하고 특별한 커피를 즐길 수 있다”

- 카페업계도 방역정책의 희생양이 됐다. 일각에서는 자영업 구조조정이 시작됐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들의 흐름 또한 다양하다. 전체 취업자수의 30%를 소상공인이 떠맡고 있다. 인위적으로 구조조정을 해서는 안 된다. 특히 커피업계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는 연령대가 낮아져 젊은이들 도전이 많은 업종이다.

젊은이들이 도전에 나섰다가 자신과는 전혀 무관한 사유로 인해 실패를 하게 되면 재기하기 쉽지 않은 곳이 대한민국이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선진외국처럼 실패자가 다시 재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대표적인 국가이다.

정부가 국민들 건강을 위해 방역지침을 만든다고는 하지만 젊은이들의 인생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너무 쉽게 결정하는 것 같다. 예컨대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 해 7월까지 기저질환 없이 순수 코로나로 사망한 사망자수는 14명에 불과했다.

그런데 지난해 말까지 코로나 방역대책으로 경제적 곤궁에 처해 극단적 선택을 한 자영업자가 33명에 이르고 있다.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국바리스타협회 전석한 회장. 사진=시장경제DB
한국바리스타협회 전석한 회장. 사진=시장경제DB

- 끝으로 바리스타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조언 한마디 한다면?

“바리스타라는 직업군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인기 직종이다. 실버창업을 꿈꾸는 노년층, 경력이 단절된 주부, 몸이 불편한 장애인, 미래 직업을 꿈꾸는 청소년 등이 지금 이 시간에도 추출과 조리를 반복하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 특히 청소년들에게 당부하고자 하는 점은 단순히 커피추출을 배우는 것에 그치지 말고 원료인 생두에 대한 공부, 생두에 맛을 불어 넣는 섬세한 로스팅 기술에 대한 공부, 머신 뿐 아니라 여러 기구를 이용한 다양한 추출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것이 바리스타의 길을 가고자 하는 청소년들에게 있어 다가올 미래를 밝고 견고하게 만드는 초석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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