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5일째 극한의 고통... 버틸 돈도, 희망도 없다" 자영업자 집단 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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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5일째 극한의 고통... 버틸 돈도, 희망도 없다" 자영업자 집단 삭발
  • 김흥수 기자
  • 승인 2022.01.26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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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자총 "대한민국 자영업자의 총파산 선언"
"국가로부터 버림받은 자영업자" 현실 한탄
2월 10일 전후해 광화문 대규모 집회 예고
최승재 "국민 지켜주지 않는 국가 믿을 수 있나"
"수백만 자영업자 낭떠러지로 떠미는 정부... 어떠한 투쟁도 불사"
사진=시장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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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방역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이 총파산을 선언하고 나섰다.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이하 코자총)은 25일 국회앞에서 자영업자 299인 집단 삭발식을 개최하고 ‘대한민국 자영업자 파산’을 선언했다.

코자총 민상헌 공동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코로나 사태 초기 국민들의 외출과 모임 기피로 자영업자들은 직격탄을 맞았으며 건국 이래 최초의 영업정지와 제한으로 코로나 발병이후 735일간 죽음의 고통에서 헤어 나올 수 없는 극한의 하루가 반복되고 있다”며 “자영업자들이 수입이 없어 인건비를 지불하지 못하고 가족같은 근로자를 내보내는가 하면, 임대료는 커녕 전기료 감당도 못 해 전기가 끊기고 가게에서 내몰려도 누구하나 관심없는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 자영업자의 현실”이라며 정부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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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나는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오늘만큼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고 운을 뗀 뒤 “자영업자들은 나라를 위해 많은 세금을 냈지만 정부는 자영업자들을 위해 아무것도 해 준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민 대표는 이어진 파산선언문 낭독을 통해 “2022년 1월 25일 눈물조차 말라버린 대한민국 자영업자들은 스스로 대한민국 자영업자들의 총 파산을 선언한다”며 “오늘부로 더 이상 인건비, 임대료, 공과금과 각종 대출금을 갚을 길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2년간의 절망속에서도 영업재개와 대폭적인 지원을 목마르게 기다려 왔으나 더 이상 정말 버틸 수 없기에 눈물의 총 파산을 선언한다”며 “오늘의 총 파산 선언은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오늘날 자영업자들이 처한 가슴 절절한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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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연단에 오른 코자총 오호석 공동대표는 투쟁선포문을 통해 “정부는 방역정책의 실패책임을 자영업자에게 전가하고 이제는 방역패스 시행으로 방역책임까지 떠 넘기면서 자영업자들의 생존을 막아서고 있다”고 지적하며 “자영업자들의 희망을 앗아간 정부와 정치권에 오늘은 삭발식으로 항의를 표하지만 이제는 목숨하나 남은 상황에서 목숨 걸고 생존권을 위해 싸워나갈 것을 선언하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정부와 정치권에 있다”고 주장했다.

오 대표는 이어 정부에 대해 ▲코로나 사태 피해 전액 보상 ▲직접적인 영업제한 업종외 매출피해 발생한 자영업자 피해 전액보상 ▲신속한 영업재개와 관련한 일정과 입장 공개 등 세 가지를 촉구하며 “오는 2월 10일을 전후해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펼칠 것이며 그 자리에 각 당의 대선후보들이 반드시 참석해 온전한 자영업자 손실보상 공약 이행서에 서명과 함께 대국민 약속을 선언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날 삭발식에 정치인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한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자영업자도 나라에 성실하게 세금내고 열심히 사는 국민이며 국가의 방역조치를 충실하게 따르고 국가의 안위를 위해 누구보다 앞장섰다”며 “그런데 국가가 국민을 지켜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국민이 국가를 믿고 생활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사진=시장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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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의원은 이어 “지금 이 시간 생업의 현장에 있어야 할 여러분들이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서 있다”고 지적하며 “저는 여러분과 함께 헌법정신에 의해 한 푼의 손해도 없이 완전하게 보상을 요구할 것이고 다시는 여러분의 생존권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집단 삭발식에서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의 대표들을 필두로 299명의 삭발이 진행됐다.

삭발식이 진행되는 중간에는 자영업자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총자영업국민연합의 이종민 대표는 자유발언을 통해 “자영업시설에만 적용됐던 차별적 대우와 자영업자의 피해는 있지만 보상은 없었던 상황에서 우리를 대변해 줄 사람이 오직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 한분 뿐이라는 사실에 절망했다”고 지적했다.

이 날 삭발식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에서 상경했다는 양희경씨(여)는 “열심히 일하고 직원과 거래처에 신뢰를 주고 세금 성실하게 내면 그것이 애국하는 일인줄 알며 살아왔다”며 “2주 문닫으라 해서 기다리고 또 2주, 그렇게 정부에 협조하며 기다린 세월이 700일이 넘었는데 정부에서는 매출액이 높다는 이유로 10원 한 장 주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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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집도 팔고 가게도 팔고 가족같은 직원들 내보내며 갈 곳이 없어 차디찬 길거리로 내몰리는 심정을 정부 당국자들이 가늠이나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자영업자들이 얼마나 죽어야 그간 벌어놓은 돈으로 버티라는 해괴망측한 발상과 자영업자를 범법자로 만드는 미친 방역을 끝낼 것이냐”며 “자영업자에 가해지는 영업제한을 철폐하고 자영업자가 입은 모든 피해를 온전히 보상하지 않으면 수백만 자영업자를 낭떨어지로 떠미는 정부라 생각하고 어떠한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열변을 토했다.

서울 강동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한다는 최모씨(남)는 “2년동안 정부를 믿고 방역에 협조하며 기다렸지만 나에게 돌아온 것은 밀린 임대료 때문에 가게에서 쫓겨나야 한다는 현실과 신용불량자라는 딱지 뿐”이라며 “정부의 말로만 하는 손실보상과 사회적 거리두기‧방역정책은 이제 더 이상 믿을 수도 없고 협조하지도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 편 이날 행사를 주관한 코자총은 이 날 삭발식에서 잘린 머리카락을 모두 모아 청와대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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