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통통] "저온서 짜내 고소하죠"... 40년 참기름집의 e커머스 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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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통통] "저온서 짜내 고소하죠"... 40년 참기름집의 e커머스 성공기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2.01.20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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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천제일시장 넘어 전국 진출한 '호산나방앗간'
1980년 초부터 개업... 3대째 잇는 40년 가업
국내산 깨 엄선해 '저온압착방식' 고집... 온라인 시장 매출로 코로나 피해 줄여

<편집자주> 유례없는 코로나 팬데믹은 전통시장·소상공인들에게 큰 타격을 줬다. 한 때 인파로 북적였던 우리네 전통시장은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며 혹한의 시기를 보내야 했다. <시장경제신문>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의 콘텐츠 제휴를 통해 '시장통통' 코너를 새롭게 연재한다. 점차 다변화하는 소비시장에 대응해 두각을 나타내는 사례를 발굴·소개하는데 포커스를 맞췄다. 이 코너가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소상공인·전통시장에 한 줄기 위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호산나방앗간 페이스북
사진=호산나방앗간 페이스북

 

스마트 장터로 탈바꿈하는 봉천제일종합시장

곧게 뻗어 있는 길을 따라 정다운 시장 상인들의 점포가 이어져 있는 ‘봉천제일종합시장’. 봄이 찾아오자 채소부터 수산물, 건어물, 축산물, 제수용품, 과일, 반찬까지 생활에 필요한 것들은 모두 얻을 수 있는 봉천제일종합시장에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과거 영림시장으로 불렸던 이곳은 지난해 노후 전기 시설을 보수하고 무선 화재알림시설을 설치해 스마트하고 안전한 장보기 환경을 조성했다. 코로나로 인해 위기에 몰렸지만 오히려 이를 계기로 디지털 환경에 대한 편견이 깨지면서 점포들이 조금씩 활력을 찾아가고 있다.

사진=호산나방앗간 페이스북
사진=호산나방앗간 페이스북

봉천제일종합시장은 2020년부터 ‘온라인 장보기 주문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에서 주문하면 2시간 이내에 고객에게 배달된다. 주문이 들어오면 봉천제일종합시장의 상인들은 물품을 시장 내 있는 배달품 보관소 바구니에 넣고 배달업체가 전달한다. 전통시장의 싱싱한 재료를 실속있는 가격으로 구매하고 주문 당일 배달로 신속하게 시장 재료와 음식들을 맛볼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이용한다.

그 중에서도 온라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해 전국으로 제품 판매를 하고 있는 ‘호산나방앗간’. 1980년대 초반부터 봉천제일종합시장 한곳에 자리 잡고 40여년 동안 운영 중인 호산나방앗간을 현재는 박만기 대표가 온라인으로 판로를 넓히며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큰아버지부터 시작해서 어머니가 장사를 하셨죠. 그동안 봉천동에 단골 고객들이 생기고 한정식 식당으로 납품을 하면서 자리를 잡아 어느덧 저까지 3대째 잇고 있습니다.”

사진=호산나방앗간 온라인쇼핑몰
사진=호산나방앗간 온라인쇼핑몰

 

저온압착식으로 착유한 국내산 참기름과 들기름

100% 국내산 참깨와 들깨를 저온압착식으로 착유해 판매하고 있는 호산나방앗간은 서울에서 얼마 남지 않은 전통 방앗간이다. 선식과 미숫가루, 고춧가루, 귀리가루 등 제품을 다양화했으며 국내산 깨 중에서도 꼼꼼하게 검수해 정직하게 만들어 낸다.

“깨끗한 깨를 수매하는 게 중요하죠. 그래서 더 꼼꼼하게 확인하고요. 그리고 고온 압착방식이 아니라 저온 압착방식을 활용해서 기름을 짜내요. 그럼 깨 특유의 쓴 맛, 탄 맛은 줄어들죠. 대신 견과류처럼 고소한 맛이 나요.”

평소 IT 산업에 관심이 많았던 박만기 대표는 2017년 6월부터 온라인 판매를 병행했다고 한다. 봉천제일종합시장의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와 함께 전국 택배 배송이 가능한 호산나방앗간의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쇼핑몰을 구축한 것이다. 

박만기 대표가 실제로 경험한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개설 과정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일반적인 홈페이지 회원가입을 하듯이 스토어 이름과 소개글 등을 적고 전화번호 인증을 거치면 스마트 스토어를 개설할 수 있었다.

그리고 네이버가 서울 종로에서 운영하는 ‘파트너 스퀘어’를 찾아 사진 촬영을 한 것도 크게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고객이 구매를 하려면 제품의 본질을 담은 메인 사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파트너 스퀘어에는 온라인이 낯선 소상공인에게 교육해주시는 강사도 있어요. 사진, 동영상 촬영 시설과 장비를 빌려주는데 아내가 상품 사진을 촬영하고 강사 분께서 도와주셨죠.”

파트너 스퀘어를 자주 이용하자 네이버를 통해 소상공인 한 신문사에서 TV 촬영 제안이 들어왔다고 한다. 우연한 기회에 방송 출연을 한 박만기 대표는 이를 마케팅의 발판으로 삼아 SNS에 홍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사진=호산나방앗간 페이스북
사진=호산나방앗간 페이스북
사진=호산나방앗간 페이스북
사진=호산나방앗간 페이스북

 

호산나방앗간의 새로운 목표·기회 '라이브 커머스'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은 두근거리는 열정을 품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일까? 온라인 시장에 진출해 새로운 길을 만들고 있는 박만기 대표의 목소리는 건강한 에너지로 가득했다.

“지금은 설날, 추석 같은 명절 선물이나 돌잔치, 어버이날, 스승의 날, 결혼식, 회갑연 등 답례품으로도 좋은 선물세트 상품까지 만들었어요. 스마트 스토어뿐만 아니라 전화 주문으로도 판매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아요.”

호산나방앗간의 발전은 어디까지일까. 고마운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세트용 패키지를 따로 마련하고 포장 용기에 신경 썼다고 한다. 그리고 온라인 시장 진출로 인해 코로나의 타격을 줄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코로나로 힘든 상황이지만 온라인 시장에 진출한 덕분에 오프라인에서 줄어든 매출을 온라인 매출이 많이 채워주었어요.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매출도 파워 등급에 도달해서 네이버 라이브 커머스를 할 수 있는 등급에 도달했죠.”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는 파워 등급 이상이면 원하는 시간에, 혹은 예약한 시간대에 네이버 쇼핑 LIVE 앱 또는 스마트 스토어 앱을 통해 라이브 커머스를 할 수 있다. 파워 등급이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은 3개월 기준 판매 건수 300건 이상, 판매 금액 800만원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특별한 기술 없이 스마트폰만 있다면 라이브 커머스를 시작할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실감나게 소개하고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판매할 수 있는 창구이자 다양한 지역의 소비자층에게 다가갈 기회인 것이다.

코로나로 우리는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았지만, 변화 속에서도 의미 있는 움직임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것은 전통시장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스마트한 바람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바람이 전통시장의 자생력을 강화하는 밑거름이 된다는 사실을 호산나방앗간의 사례를 통해 확인해 봤다.

"올해는 새롭게 라이브 커머스에 도전해서 매출을 극대화하고 싶고 상인회장으로서 시장의 타 점포들도 같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싶습니다."
 

글·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정리=유경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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