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보호 역점"... 우리은행, '오스템임플란트 펀드' 판매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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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보호 역점"... 우리은행, '오스템임플란트 펀드' 판매 중단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2.01.12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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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 편입펀드 신규 판매 중단 결정
사모펀드 사태로 소비자보호 대폭 강화
1월 중 전 임직원 대상 소비자교육 실시
"ESG경영 차원에서 소비자보호 만전"
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시장경제DB
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시장경제DB

우리은행이 2,000억원대 횡령사고를 낸 오스템임플란트를 투자자산으로 편입한 펀드 상품들을 판매 중단하며 소비자보호에 나섰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까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 외국계 SC제일은행, 국책은행 산업은행·기업은행이 오스템임플란트 편입 펀드에 대한 신규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지난 7일 하나은행·농협은행에 이어 선제적으로 편입 펀드 판매를 중단했다. 우리은행 측은 "고객 보호 차원에서 오스템임플란트 1% 이상 편입된 펀드 상품들에 대한 신규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고 안내했다.

신규 판매가 중단된 펀드는 △우리스마트뉴딜증권투자신탁1호(주식) △DB바이오헬스케어증권투자신탁제1호(주식)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투자신탁1호(주식) △KB밸류초이스30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 △우리중소형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1호(주식) 등 5개 상품이다.

전체 투자자산 가운데 오스템임플란트의 비중이 1% 안팎임에도 불구하고 금융사들이 신속하게 펀드 판매 중단에 나선 것을 두고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사모펀드 이슈 이후 대폭 소비자보호 정책이 강화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라임·이탈리아 헬스케어·독일 헤리티지·디스커버리 펀드의 경우 아직 판매사들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다.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손태승 회장이 DLF 사태 관련 징계에 대해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역시 비슷한 이유로 금감원과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다.

최근 법원은 사모펀드 판매상의 문제로 최고경영자(CEO)까지 징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8월 서울행정법원 행정 11부는 손태승 회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문책경고는 과하다는 취지로 우리금융의 손을 들어줬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그간 명확한 법률적 처벌 근거가 없는데도 무리하게 기존 규정을 유추해 CEO에 제재를 강행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한쪽에서는 모험자본 육성을 권고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무소불위 규제 방망이를 휘두르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2월 이중호(가운데) 우리은행 금융소비자보호그룹장이 '우리팬 리포터' 2기 우수패널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제공
지난 12월 이중호(가운데) 우리은행 금융소비자보호그룹장이 '우리팬 리포터' 2기 우수패널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 소비자보호 정책 대폭 강화

우리은행은 지난해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정책과 교육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달 3일 개최된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위원회 회의에서는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기준 시행에 따라 소비자보호를 위한 정책과 이슈에 대한 전행적 관리 강화"를 결의했다.

현재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위원회는 최고 의결기구로 권광석 은행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산하에는 금융소비자보호 총괄 책임자(CCO), 소비자보호부·지원부를 두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우리은행은 빅데이터 방식으로 민원의 내용과 추이를 분석하고 변호사 등 외부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해 향후 경영활동에 반영하는 '민원 피드백 체계'를 선제 구축했다. 

우리은행은 현장에서 소비자들의 고충과 불만사항을 보다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각종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소통 채널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5월 출범한 2기 '우리 팬 리포터'는 총 3회의 비대면 간담회를 통해 우리원(WON)뱅킹, WON컨시어지, 마이데이터 서비스 등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 가운데 고령자 이용 편의성 향상을 위한 메인화면 개선, 회원가입 프로세스 개선 등 30여개의 안건이 실제로 채택됐다. 뿐만 아니라 우수 패널로 선정된 리포터가 내부통제위원회 화상회의에 직접 참여해 은행장·임직원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등 전행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외에도 우리은행은 1월 중 내부 직원들에 대한 소비자보호교육을 강화해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금융소비자의 권리 존중 △민원 예방 △금소법 법령 준수와 관련한 직원교육을 정례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민원 사례와 고객 불만 응대 요령, 대포통장 등 각종 금융사기 예방법, 문제 행동 소비자 응대 등에서 각종 모범사례를 공유하는 등 다방면에서 직원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ESG경영 차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 정책은 향후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오스템임플란트 관련 상품의 경우도 향후 진행 상황을 감안해 신중하게 판매 재개 여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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