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통통] "온라인 판매, 생각보다 쉬워요"... 연1억 돌파 '장돌이부산어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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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통통] "온라인 판매, 생각보다 쉬워요"... 연1억 돌파 '장돌이부산어묵'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2.01.0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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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판로 확대하는 구리전통시장
'구리 르네상스 만사형통 프로젝트'
코로나 여파에도 연매출 1억 달성
"맛있다는 고객 후기가 제일 기뻐"

<편집자주> 유례없는 코로나 팬데믹은 전통시장·소상공인들에게 큰 타격을 줬다. 한 때 인파로 북적였던 우리네 전통시장은 발길이 뚝 끊기며 혹한의 시기를 보내야 했다. 하지만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 '위드코로나' 시행과 더불어 그동안 억눌려있던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전국 방방곡곡 전통시장들도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시장경제신문>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의 콘텐츠 제휴를 통해 '시장통통' 코너를 새롭게 연재한다. 점차 다변화하는 소비시장에 대응해 두각을 나타내는 사례를 발굴·소개하는데 포커스를 맞췄다. 이 코너가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소상공인·전통시장에 한 줄기 위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도리부산어묵 입구 모습. 사진=구리시상권활성화재단
장도리부산어묵 입구 모습. 사진=구리시상권활성화재단

 

온라인으로 구리 르네상스를 꿈꾸다

구리역 1번 출구에서 나와 10분 정도만 걸으면 마주하게 되는 구리 전통시장! 이곳은 1960년대 후반 골목 시장 형태로 시작해 2005년 인정시장으로 정식 등록됐다. 그리고 지금의 구리 전통시장으로 그 맥을 이어오고있다. 현재 구리에서 유일하게 운영되고 있는 전통시장이다.

구리 전통시장 상인회는 고객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시설정비와 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비 가림막은 물론 24시간 운영되는 주차장, 고객 쉼터까지 있어 편리한 전통시장으로 꼽히는 곳 중 하나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전통시장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고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상인들은 판로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상인들은 획기적 인 전환점을 찾지 못하면 더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장도리부산어묵 간판. 사진=구리시상권활성화재단

구리전통시장은 온라인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상인대학 운영과 상인 정보화 교육을 통해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특히, 고객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온라인 백일장과 SNS 이벤트를 진행하는 ‘구리 르네상스 만사형통 프로젝트’를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코로나로 얼어붙은 전통시장 분위기를 만회해보려는 시장 상인들의 아이디어가 빛을 발했다.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구리전통시장 상인회를 중심으로 ‘네이버 동네 시장 장보기 서비스’를 시행 중인데, 네이버에서 ‘구리전통시장’을 검색하고 원하는 상품들을 장바구니에 담고 네이버 페이로 결제하면 되는 방식이다.

주문한 후 최대 2시간 이내에 현관 앞까지 신속하게 배송해주기 때문에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이제는 매장에서 가만히 고객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온라인 공간으로 직접 찾아가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구리전통시장 입구 모습.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구리전통시장 입구 모습.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신선한 고급 어묵 맛보세요, 장돌이 부산어묵

구리전통시장을 찾으면 꼭 들러야 하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장돌이 부산어묵’이다. 2014년 여름, 이곳 구리 전통시장에 가게를 연 조근묵 사장(73)은 어묵의 품질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자랑을 한다.

“저희 어묵은 밀가루를 전혀 섞지 않아요. 생선 살 함량이 90% 이상인 고급 수제 어묵입니다. 특히 전자레인지에 간단하게 데우기만 하면 든든한 영양간식이 될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 만점입니다. 고압 스팀으로 기름기를 쫙 빼서 더 맛있어요”

고객의 트렌드를 빠르게 읽어내고 그에 맞는 상품을 공급하는 일도 중요하다. “장도리 부산어묵에는 특제 소스가 있어요. 어묵탕을 끓이려면 여러 가지재료로 국물맛을 내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게 참 번거로운 일이기도 해요. 저희는 간편한 분말 형태의 소스를 함께 판매해요. (국을 끓일 때) 분말 하나만 넣으면 되니까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아요.”

아무리 맛있는 어묵이라 해도 그 특성상 계절의 영향을 받게 된다. 한 해의 매출을 정리해 보면 추운 겨울에는 어묵을 찾는 고객들이 많았지만, 여름에는 그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계절에 따라 크게 벌어지는 매출이 고민일 수밖에 없었다.

“그때 떠오른 것이 온라인 판매였어요. 이전부터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용기를 내 시작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름이면 떨어지는 매출을) 온라인 판매로 채워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동안 망설이고만 있었던 온라인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기로 했다. 이미 온라인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는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단 제일 먼저 온라인 판매처 확보에 나섰다. 고객들이 어디를 가장 많이 이용할까 생각 해보니 쿠팡, 11번가, 옥션 등이 떠올랐다.

직접 해당 홈페이지에 들어가 경쟁력이 있는지를 살폈다. 그 가운데 어묵 관련 상품 등록이 많지 않은 쿠팡을 선택했다. 일흔을 넘긴 나이지만 이미 체계화되어 있는 시스템 때문에 어렵지 않게 상품을 등록하고 판매를 시작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그렇게 주문이 많지 않았어요. 가끔 주문이 들어오면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아이스팩과 함께 정성 들여 포장해 배송했어요. 그랬더니 좋은 후기가 조금씩 달리더라고요. 어묵을 받아서 먹어보니 너무 맛있다는 그런 후기가 올라오면 제일 기쁘죠.”

장도리부산어묵. 사진=구리시상권활성화재단
장도리부산어묵 간판. 사진=구리시상권활성화재단
장도리부산어묵 간판. 사진=구리시상권활성화재단

 

고객응대도 확실하게,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다

좋은 품질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조 사장만의 고집이 통했다. 조금씩 매출은 늘었고 재구매 비율도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 갑자기 코로나가 찾아오면서 온라인 판매 덕을 톡톡히 봤다. 시장을 직접 찾는 고객들은 줄었지만, 온라인 판매를 통해 매출을 지켜낼 수 있었다.

“지난해를 보면 (온라인 판매) 연 매출이 1억 정도 됐어요. 코로나가 시작되기 직전에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었는데 온라인 판매가 없었다면 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온라인 판매 덕분에 구리에 있는 손님들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팔려나가니까 좋죠.”

가게로 손님이 찾아오면 인심 좋은 웃음으로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지만 온라인으로 만다는 고객은 또 달랐다. 서로 얼굴을 마주할 수 없기 때문에 온라인상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 사장은 빠르고 정확한 CS 처리로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어서 손님들이 있을 때는 바쁠 수밖에 없어요. 그래도 (온라인 고객의 문의 사항에) 답변을 잘 해주려고 노력합니다. 고객이 문의 사항에 글을 남기면 저희 스마트폰에 바로 알림이 오거든요. 그러면 가능하면 빨리 답변을 해주려고 해요.”

조 사장은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온라인 판매라는 게 생각처럼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아요. 제 나이에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저는 앞으로 온라인 판매 시장이 더 넓어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지겠죠. 그 안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더 노력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조근묵 사장은 현재 쿠팡에 ‘가나안 유통’이라는 이름으로 입점해 있다. 최소 7000원에서 11500원까지 다양한 수제 어묵을 판매하고 있고 묶음배송도 가능하다. 주문이 들어오면 상품을 아이스팩을 넣은 스티로폼 박스에 포장해 일반택배로 배송하고 고객은 대부분 배송 다음 날 받아볼 수 있다. 

5만 원 이상 구매 고객에 대해서는 무료배송 혜택도 주고 있다. 이와 함께 구리 전통시장에서 운영하는 ‘네이버 동네 장보기’에도 입점해 온라인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글·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정리=유경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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