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통통] 책 속에 '목민심서' 새긴 빵이?... 특산물로 만든 '강진책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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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통통] 책 속에 '목민심서' 새긴 빵이?... 특산물로 만든 '강진책빵'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1.12.2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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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명물 자리매김... SNS 홍보로 매출 확대
건강한 명품 웰빙 수제빵의 자존심을 지킨다
귀리와 커피, 코코아, 녹차 활용해 수제 생산

<편집자주> 유례없는 코로나 팬데믹은 전통시장·소상공인들에게 큰 타격을 줬다. 한 때 인파로 북적였던 우리네 전통시장은 발길이 뚝 끊기며 혹한의 시기를 보내야 했다. 하지만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 '위드코로나' 시행과 더불어 그동안 억눌려있던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전국 방방곡곡 전통시장들도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시장경제신문>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의 콘텐츠 제휴를 통해 '시장통통' 코너를 새롭게 연재한다. 점차 다변화하는 소비시장에 대응해 두각을 나타내는 사례를 발굴·소개하는데 포커스를 맞췄다. 이 코너가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소상공인·전통시장에 한 줄기 위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네이버 지도 캡쳐
사진=네이버 지도 캡쳐

 

특산물로 만든 강진책빵, 지역 명물 자리매김

“두뇌회전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강진의 특산물을 책 속에 담았습니다.” 

강진책빵에는 책이 아닌 빵이 들어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대표적인 저서에서 모티브를 얻어 탄생한 강진책빵. 강진책빵을 직접 개발한 김혜영 대표는 강진만의 색을 입히기 위해 고민했다고 한다. 강진책빵은 선물로도 인기가 높아 강진을 홍보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의재, 영랑생가 등 다산 정약용 선생의 삶과 얼이 있었던 강진의 지역색을 입혀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정약용 선생님이 쓰신 저서의 이름들을 빵 위에 글자로 찍어서 구워냈어요. 지난해에 첫 선을 보였는데 관광객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분들이 많이 찾아주시니까 감사하죠.” 

강진책빵 위에는 다산의 대표적인 저서인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글자가 그대로 찍혀 있다. “강진의 특산물인 귀리와 커피, 코코아, 녹차를 활용해서 일일이 수제로 정성껏 만들었어요” 김혜영 대표는 좋은 재료를 쓰는 만큼 맛에도 자신 있었다. 

강진군의 10대 건강식품인 쌀귀리와 강진군의 특산품인 녹차를 첨가했고 대중적인 선호도가 높은 커피 맛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코코아 맛까지 개발해 다양한 고객층이 선호하는 맛을 찾았다. 보통 지역에서 특산물로 판매되는 빵들은 붕어빵을 만드는 주물틀에 재료를 걸쭉하게 부어서 구워 나오는 방식을 이용한다. 

그러나 강진책빵은 반죽을 만들고 틀에 찍어 오븐에서 구워져 나오기 때문에 빵이 식어도 딱딱하지 않고 담백한 맛을 갖고 있다. 김혜영 대표는 ‘무방부제 빵이라 갈라짐 현상이 있는데 빵틀에 넣어 굽는 다른 빵과는 달리 오븐에서 고열로 굽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현상’이라고 전했다.
 

사진=전라남도 공식 블로그 캡쳐
사진=전라남도 공식 블로그 캡쳐

 

줄어든 관광객, SNS 홍보로 온라인 매출 확대

제품 경쟁력을 갖고 있는 강진책빵도 코로나로 인한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강진중앙로상가를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코로나 여파로 강진군 읍내 상점들의 매출은 3분의 1 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강진책빵은 이러한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SNS에 주목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등을 활용해 다양한 경로로 강진책빵 홍보에 나섰다. 그러자 인터넷을 통해 목포와 해남, 여수 등 광주전남지역에서 강진책빵을 검색하고 구입하기 위해 강진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강진책빵은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온라인 주문이 늘고 있다. 반찬을 일일이 차려 먹어야 하는 밥보다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는 빵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어서다. 온라인 홍보와 판매를 시작하면서 강진책빵의 매출은 기존보다 20% 상승했다. 올해는 매출액을 50%까지 올리는 것이 목표다.   
김혜영 대표는 특히 코로나로 외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 겹치자 온라인 진출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었다. 그러나 빵 배송에 쉽게 뛰어들지 못했는데 방부제가 전혀 들어 있지 않아 유통기한이 대량생산 빵보다 훨씬 짧기 때문이다. 

강진책빵은 상온에서 5일, 겨울에는 보름 정도 보관이 가능한데, 이 같은 유통기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일 배송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또한 구입 후 바로 취식하지 않는다면 냉동 보관을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강진책빵을 냉동 보관할 경우 유통기한이 한 달까지 늘어난다.
 

사진=네이버 강진특화상점 캡쳐
사진=네이버 강진특화상점 캡쳐

 

열정으로 꿈 이룬 1인 기업가... 더 나은 제품 목표

전남 강진군의 상권 활성화 특화상품 1호인 ‘강진책빵’. 온라인에서 판로를 확보한 이후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나 강진을 알리는 새로운 명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강진책빵 김혜영 대표는 1인 기업으로 운영하다 보니 여러 가지 고충도 겪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조금 더 성장하면 직원도 충원하고 더 나은 책빵을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매출이 줄어 힘들 때도 있었지만 실질적인 이익을 좇기보다는 좋은 제품을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온라인 진출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도입한 것이 강진책빵에게 기회가 됐다고 했다. 

"다 같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죠. 그래도 하고 있는 일에 열정을 쏟아서 버텨 내는 게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아요. 두렵지만 부딪혀 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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