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통통] 닭강정 한 컵에 달큰 사랑을... 암사동 맛聖地 '허브닭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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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통통] 닭강정 한 컵에 달큰 사랑을... 암사동 맛聖地 '허브닭강정'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1.11.2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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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암사종합시장 '허브닭강정' 이팔남 대표
암사종합시장 대표 주전부리 허브닭강정
테이크아웃부터 온라인 배달까지 꼼꼼히
제빵기술 응용한 신메뉴 개발에도 골몰

<편집자주> 유례없는 코로나 팬데믹은 전통시장·소상공인들에게 큰 타격을 줬다. 한 때 인파로 북적였던 우리네 전통시장은 발길이 뚝 끊기며 혹한의 시기를 보내야 했다. 하지만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 '위드코로나' 시행과 더불어 그동안 억눌려있던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전국 방방곡곡 전통시장들도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시장경제신문>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의 콘텐츠 제휴를 통해 '시장통통' 코너를 새롭게 연재한다. 점차 다변화하는 소비시장에 대응해 두각을 나타내는 사례를 발굴·소개하는데 포커스를 맞췄다. 이 코너가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소상공인·전통시장에 한 줄기 위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통시장에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바람이 쌩쌩하다. 코로나 팬데믹이 가져온 변화다. 2019년 1월 첫선을 보인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는 전통시장 상인 및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100호 시장(2021년 6월 현재)을 돌파했다. 거래액도 전년 동기 대비 15배 이상 증가하는 등 성장 속도도 빠르다. 1문 입구에 포진한 허브닭강정. 2021년 암사종합시장 동네시장 장보기 주문 건수(총 9,808건 중 2,456건)의 25%를 넘어선 온라인 핫 플레이스다.

허브닭강정 이팔남 사장은 제빵기술을 응용한 새로운 아이템을 늘 골몰한다. 앞으로 동네시장 장보기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매출 구성이 50%가 넘길 기대하고 있다.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허브닭강정 이팔남 사장은 제빵기술을 응용한 새로운 아이템을 늘 골몰한다. 앞으로 동네시장 장보기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매출 구성이 50%가 넘길 기대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쇼핑 동네시장장보기 캡처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 온라인 플랫폼 1호 시장

서울 지하철 8호선 종점 암사역 1번 출구를 빠져나와 도보로 약 3분 거리, 지하철 초역세권에 전통시장이 손님을 반긴다.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 온라인 플랫폼 1호인 암사종합시장. 걸어서 15분 이내의 거리에 암사역사공원, 암사동선사유적박물관 등이 자리 잡고 있다. 1970년대 후반 무렵, 골목형 시장으로 형성됐다. 2009년 시설현대화사업으로 시장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2013년 경영현대화사업으로 문화관광형육성사업을 진행하면서 우수전통시장으로 발돋움했다. 120여 개 점포에 250여 명의 상인이 모인 중형시장이다. 

상암로11길 따라 2차로를 중심으로 좌우 양옆에 시장 1문과 4문 통로가 아치형으로 길게 맞닿아 있다. 신석기시대의 인물삽화로 암사종합시장 간판을 꾸몄다. ‘전통이 살아있는 문화관광형 시장’. 강동구에선 1996년부터 해마다 선사문화축제를 연다. 기원전 6,000년, 신석기인들의 숨결이 서린 암사동 유적(국가사적 267호)에서 매년 10월에 개최된다. 올해는 온라인 개최다. 암사종합시장은 시장이 깔끔하고 사람도 많아 활기찬 분위기가 여느 관광지 유명 시장 못지않다. 철저한 방역 소독으로 안심하고 찾는 클린시장이다. 입점 초기 12개 상점으로 시작해 2021년 7월 현재, 42개 점포가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에 참여하고 있다. 

“암사시장은 저희가 오픈한 1호 시장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배송권역 확대/상인 직접 입고 등 동네시장 장보기의 플랫폼 변화를 가장 먼저 반영해 온 곳이죠. 상인분들이 저희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시고 이해도가 높아 변화를 빠르게 흡수합니다. 고객만족과 매출 성과가 꾸준하게 이어지다 보니 우수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것 같아요.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 네이버 김광열 매니저)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주전부리 먹거리 풍부... 허브닭강정 고객 발길 이끌어

암사종합시장은 주전부리 먹거리가 넘친다. 족발상점, 다양한 종류의 떡전, 어묵·만두 등 분식거리, 할머니부침전 등 맛난 음식과 화장품 가게를 비롯한 상점들이 즐비하다. 상품마다 가격표가 붙었고 점포 안 위생 관리도 잘 돼 있다. 유동인구도 많다. 신랑은 간이 수레를 끌고 아이를 안은 아내, 손녀 손을 잡은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3대가 함께 장을 본다. 4문 서편 끝 과일가게부터 좌판 생선에다 건어물 그리고 소소한 잡화까지 쇼핑 동선도 화려하다. 허브닭강정은 1문 입구에서 고객의 발길을 이끈다.

“그게 처음에 온라인 장보기가 생소했지만, 나름 기대를 했죠. 뭐 입점 초기에는 좀 지지부진했던 것 같고. 올해 들어서 코로나 여파가 이어지면서 배달을 많이 시켜 수요가 늘고 괜찮았습니다.”

이팔남 사장(52). 전남 강진군 작천면 갈동리가 고향이다. 9남매의 여덟째. 상고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와 둘째 형님 빵집에서 어깨 너머로 제빵기술을 익혔다. 2013년 이곳 시장으로 옮겨 오기 전에 경희대학교 앞 이문동에서 16살 아래인 중국인 아내와 2년 동안 골목빵집을 운영했다. 차츰 대기업 프랜차이즈에 밀려났다. 허브닭강정 점포 구석에 놓인 반죽 믹서기와 3단 오븐이 지나온 시간을 슬금슬금 굽고 있다. 점포 전면에 붙은 현수막 “20년 경력의 허브닭강정 제빵기술” 스토리가 이내 풀렸다. 페스츄리 꽈배기, 샐러드빵 메뉴는 바로 닭과 제빵을 교차시킨 통섭(通涉, 서로 사귀어 오감)의 메뉴다. 

사진= 네이버쇼핑 동네시장장보기 캡처
사진= 네이버쇼핑 동네시장장보기 캡처

 

제빵기술 살려 닭강정 외 틈새 메뉴 선 봬

허브닭강정의 가게 평수는 18평이다. 2013년 당시 210만 원. 그새 40만 원이 올랐다. 부가세 포함 275만 원. 한 달 상인회비로 4만 원을 낸다. 경기도 하남에서 매일 새벽바람을 가르며 오토바이로 출근하는 엄숙한 생계의 수레바퀴,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린 올겨울엔 넘어져 오른쪽 발목을 접질렸다. 

“닭강정은 장 보러 오가시면서 댁으로 갈 때 간식거리로 사가요. 학생들도 좋아하고.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집에 머무는 경우가 많잖아요. 저녁 술안주로도 즐기고요.” 

아침 9시에 가게를 연다. 이전엔 저녁 11시 반까지 닭강정을 버무렸다. 지금은 시간을 줄였다. 오후 4시, 초등학교 4학년 딸을 돌보러 아내가 먼저 가게를 나선다. 시장은 오후 5시부터 8시까지가 피크 타임이다. 바삭한 껍질 식감을 위해 가루를 덜 입히고, 좋은 식용유를 쓰며 조리 회전율을 높여 제품의 싱싱함을 유지한다. 테이크 아웃(take-out) 손님에 온라인 배달 물량까지 이팔남 사장은 홀로 꼼꼼히 챙긴다.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동네시장 장보기 매출 쑥쑥 스토어찜 쏙쏙

암사종합시장의 동네시장 장보기는 이용자 위치를 기반으로 전통시장의 신선한 식자재와 반찬, 간식 등을 온라인으로 주문해 2시간 내 또는 당일 배송하는 플랫폼이다. 시장 내 여러 상점에서 쇼핑하듯 다양하게 고른 상품을 묶음 배송받는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일요일, 공휴일 휴무) 낮 1시 전에 상품을 주문하면, 당일 오후 4시~7시에 배송지에 도착한다. 강동구 지역은 주문 후 2시간 이내에 배달이 가능하다. 온라인 장보기 카테고리는 먹거리·반찬·육류·과일·생선·건어물/견과·양념·농산물·건강식품 등으로 나뉜다. 2018년 12월부터 2021년 5월까지 누적 상품 수가 976개에 이른다. 

암사종합시장은 2019년 상반기 주문 건수가 678건에서 2021년 상반기 9,808건으로 10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누적 매출액도 11억 원을 넘어섰다. 관심고객도 점차 늘어나 2021년 7월 20일 현재 스토어 누적 찜 수가 3만 6천338건에 이른다. 당월 상반기(2021.7.1.~14.) 기준 성별 구매 비율을 살펴보면, 여성(3,000만 원, 82.2%)이 남성보다(650만 원, 17.8%) 4배 이상 높고. 연령층은 주로 3~40대다.

허브닭강정은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를 통한 온라인 결제상품 수량이 1년 만에 3.5배나 늘었다(2020년 상반기 772건→2021년 상반기 2,456건). 같은 기간 대비 암사종합시장 주문 건수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주력 매출품목인 달콤닭강정(소)은 리뷰 수가 900건을 넘기며, 평균 평점도 4.7(5점 만점)로 호평을 받았다.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는 시스템 이런 걸 잘 구축해 놓은 것 같아요. 보니까 홍보도 잘하고. 전통시장 전문이다 보니 배달 이용료도 좀 싸고. 배송과정의 클레임은 네이버 장보기를 통하거나 가게로 직접 오는 경우가 대개 반반인 것 같아요. 저희가 확인해보고 다시 전화드리고, 안 받았다고 하니 저희가 손해 보고 환불 처리하기도 합니다.” 

허브닭강정 이팔남 사장은 제빵기술을 응용한 새로운 아이템을 늘 골몰한다. 앞으로 동네시장 장보기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매출 구성이 50%가 넘길 기대하고 있다. 아직은 월평균 200만 원 정도. 그러나 매출 성장의 날개 한쪽을 달았다. 암사종합시장은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다. 꼬마김밥과 떡볶이, 튀김, 돈가스까지. 고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닭강정 한 컵에 달큰한 사랑을 담는다. 코로나가 지나가면 다시 축제가 열리고 공연을 즐기며 서로의 마음에 형형색색의 주단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글·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정리=유경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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