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人] "세계 톱 60여작 디지털化... 메타버스 패션 백화점 구축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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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人] "세계 톱 60여작 디지털化... 메타버스 패션 백화점 구축할 것"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1.11.2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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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호 루비콘스 대표 인터뷰
세계 최초 디자인 NFT 거래 플랫폼
"메타버스 최대 패션 백화점이 목표"
왼쪽부터 김보민 디자이너, 이건호 루비콘스 대표, . 사진=루비콘스 제공
왼쪽부터 김보민 디자이너, 이건호 루비콘스 대표, . 사진=루비콘스 제공

지난해 12월 BoF와 맥킨지컴퍼니의 공동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패션시장 규모는 약 2조5,000억달러, 한화로 약 2,752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코로나 사태의 영향으로 2019년도에 비해 시장 규모가 15~30% 축소된 것으로 추정했다. 코로나 이전 세계 패션시장 규모는 약 3,000조원 수준이다. 이토록 거대한 규모를 가진 패션 시장에서 아쉽게도 대한민국의 토종 글로벌 패션 브랜드는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경제는 최근 패션산업의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고 국내에서도 세계적 패션 브랜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도전하는 스타트업 루비콘스의 이건호 대표를 23일 만났다.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영관 장교로 전역한 이후 대기업 기획실, 국회 보좌관, 미국 기업 한국지사장 등 국내외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이건호 대표와 한국 패션디자이너 중 최초로 세계 4대 패션위크(뉴욕·파리·런던·밀라노)에 동시 공식 초청을 받은 바 있는 디자이너 김보민씨가 주축이 돼 올해 초 회사를 창업했다.

루비콘스는 전 세계 TOP클래스 패션 디자이너 작품을 2D·3D 랜더링 작업을 통해 디지털 파일화하고 이를 NFT(Non 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토큰)로 저장해 저작권과 희소성을 확보한 뒤 각 작품별 히스토리텔링(historytelling) 마케팅 방식으로 고객들에게 선보인다. 이러한 디지털 NFT 작품은 실제 의상과 함께 디자인 저작권, 소장용 경매, 투자용 거래 등 형식으로 매매가 이뤄지게 된다. 

루비콘스는 이러한 디지털 패션 거래 서비스를 지난 9월 22SS 뉴욕패션위크를 통해 최초 선보였다. 내년 초에는 본격적인 서비스 출범을 앞두고 있다.

다음은 이건호 대표와 나눈 주요 인터뷰 내용이다.

 

패션 산업의 미래 역시 결국 콘텐츠가 무엇이냐가 좌우할 것입니다.
콘텐츠의 핵심은 디자인이며 좋은 디자이너가 없이는 아무것도 가능하지 않습니다.

사진=블루템버린 제공
사진=블루템버린 제공

- 루비콘스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우선 디자인을 콘텐츠화해 디지털 패션 시장을 선도하는 것, 그리고 패션을 라이프스타일 창조산업으로 새롭게 정의하는 것을 핵심으로 합니다. 이를 위해 세계 최초 패션 NFT 전문거래 플랫폼 구축, 메타버스 세상에서 가장 큰 패션 전문 백화점의 설립, 글로벌 소셜임팩트 패션 페스티벌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디지털 패션과 기존 산업과의 차이를 꼽자면?

"온라인 패션 산업은 결국 의복이라는 상품을 온라인 상에서 유통하는 시장입니다. 반면 루비콘스의 디지털 패션 산업은 패션을 콘텐츠화 해서 디지털 세상에 유통시킵니다. 옷이 아니라 디지털 자료를 거래하는 것이죠. 보다 구체적으로는 메타버스 상에서 메타휴먼을 위한 디지털 패션 제품의 판매, 패션 디자인 저작권 거래, 패션 제품을 NFT화 해서 소장 또는 투자 목적으로 거래하는 방식의 비지니스입니다.

이를 위해 미국·캐나다 등 해외 유관단체와 파트너십을 통해 전 세계의 실력 있는 디자이너들과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했습니다. 3D랜더링 기술, 블록체인 기술력 등을 가진 테크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기술적 솔루션도 마련된 상태입니다.

특히 루비콘스와 파트너십을 맺은 GFC(Global Fashion Collective)는 세계 4대 패션위크에 공식 초청 라이선스를 확보한 조직입니다. 루비콘스는 전 세계 실력있는 패션 디자이너들과의 직접적 네트워킹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 대한민국 패션산업이 나아갈 방향은?

"이제 대한민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제조에서 찾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동대문으로 대표되는 현재까지의 패션산업 시스템을 보다 획기적으로 재편해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패션이 또 하나의 K경쟁력이 되기 위해서는 디자인에 대한 집중과 함께 패션을 의복 제조가 아닌 라이프스타일 창조 산업으로 재정의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루비콘스가 추구하는 디자인 생태계란?

"패션산업의 미래 역시 결국 콘텐츠가 무엇이냐가 좌우할 것입니다. 그리고 콘텐츠의 핵심은 디자인이며, 좋은 디자이너가 없이는 아무것도 가능하지 않습니다. 디자이너들이 디자인 실력으로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패션산업의 발전과 글로벌화를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패션업계의 특성상 인위적으로 한 두사람의 신데렐라를 만드는 것으로는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가질 수 없습니다. 누구든 성실함과 실력만 있다면 도전할 수 있는 백화제방(百花齊放)식 패션 생태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건호 루비콘스 대표, . 사진=한국경제TV 유튜브 캡처
이건호 루비콘스 대표, . 사진=한국경제TV 유튜브 캡처

 

패션을 라이프스타일로

내년 1월 루비콘스는 디지털 패션 거래 플랫폼의 오프닝 행사로 글로벌 TOP30 패션 디자이너를 선정한 뒤 이들의 작품 60여점을 3D랜더링·NFT화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건호 대표는 "추후 이런 방식으로 수집된 전 세계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의 패션 작품을 메타버스 상에서 구현해 '세상에서 가장 큰 메타버스 패션 전문 백화점'을 구축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미 글로벌 톱 레벨의 패션디자이너와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디지털 파일화 한 패션작품을 선보일 적절한 메타버스 플랫폼까지 구상 중이다. 패션을 라이프스타일 문화로 확장시키기 위한 사업도 진행 중이다. 루비콘스는 블루템버린(BlueTamburin)이라는 소셜임팩트 패션 브랜드를 자체 보유하고 있다.

사진=블루탬버린 제공
사진=블루템버린 제공

'옷이 아닌 디자인을 판다'는 블루템버린은 기업의 패션브랜드 런칭을 위한 디자인 기획, 각종 공연 무대의상과 영화 의상 디자인 제작, BI(Brand Identity)를 담은 유니폼 디자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람을 아름답게 세상을 아름답게(Beautiful People Beautiful Lives)'라는 미션을 갖고 패션이라는 언어로 사회적 가치의 확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 4월 블루템버린은 첫 런칭 쇼인 '21FW 밴쿠버 패션위크'를 통해 아프리칸 아메리칸, 트랜스젠더, 시니어 등 인종·성별·연령의 차별을 뛰어넘는 다양한 모델을 기용해 컬렉션을 개최했다. '세상 모든 차별에 대한 반대'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적기에 던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활동의 연장선에서 블루탬버린은 '소셜임팩트 패션 페스티벌'을 기획 중이다. 전 세계 패션디자이너와 모델, 패션아티스트, 크리에이터들이 뮤지션, 문화예술인들과 공동으로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이 때 선보여지는 패션디자이너들의 의상은 실물과 NFT 경매 형식으로 판매된다. 수익금은 사회공헌에 기부하거나 사회적 약자들을 지원하는 데 쓸 예정이다. 루비콘스는 이러한 소셜임팩트 패션 페스티벌을 오프라인에서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에서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루비콘스는 전 세계 패션 디자이너들과 크리에이터들의 콜라보레이션을 돕고 사회적 가치에 대한 관심을 확산시키기 위해 다양한 패션 네트워킹 활동과 교육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루비콘스는 FCU(Fashion Creative United)라는 글로벌 단체를 만들어 전 세계 패션 디자이너, 패션 모델, 아티스트 등 다양한 분야의 라이프스타일 크리에이터들과의 협력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왼쪽부터 패션모델 장재헌, 모델·배우 겸 한성대명예교수 엄미숙, 루비콘스 CCO(Chief Creative Officer) 패션디자이너 김보민, 루비콘스 대표 이건호, 패션모델 최정민. 사진=루비콘스 제공
왼쪽부터 패션모델 장재헌, 모델·배우 겸 한성대명예교수 엄미숙, 루비콘스 CCO(Chief Creative Officer) 패션디자이너 김보민, 루비콘스 대표 이건호, 패션모델 최정민. 사진=루비콘스 제공

이건호 대표는 "과거 패션이 소수의 사람들만 공유하는 '그들만의 리그'였다면 미래의 패션은 모두가 공유하고 함께 고민하는 문화 그 자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자이너와 종사들에게는 자아실현과 기회를 제공하는 산업 생태계가 돼야 하고 고객은 이를 통해 문화를 향유하는 동시에 사회적으로 필요한 메시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확산의 의미를 얻어가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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