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통통] "폐업 걱정 '고향반찬', 네이버 장보기로 매출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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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통통] "폐업 걱정 '고향반찬', 네이버 장보기로 매출 쑥쑥"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1.11.2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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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남신시장 '고향반찬' 전영균‧변순옥 대표
"우리 가족이 먹는 반찬 정직하게, 정성 가득"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 통해 비대면 배송
지역서 ‘미소, 친절, 청결왕’ 모범상인 선정

<편집자주> 유례없는 코로나 팬데믹은 전통시장·소상공인들에게 큰 타격을 줬다. 한 때 인파로 북적였던 우리네 전통시장은 발길이 뚝 끊기며 혹한의 시기를 보내야 했다. 하지만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 '위드코로나' 시행과 더불어 그동안 억눌려있던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전국 방방곡곡 전통시장들도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시장경제신문>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의 콘텐츠 제휴를 통해 '시장통통' 코너를 새롭게 연재한다. 점차 다변화하는 소비시장에 대응해 두각을 나타내는 사례를 발굴·소개하는데 포커스를 맞췄다. 이 코너가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소상공인·전통시장에 한 줄기 위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향반찬’의 전영균‧변순옥 대표.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고향반찬’의 전영균‧변순옥 대표.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코로나 여파로 인한 불경기 속에서, ‘온라인 배송’을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은 전통시장 상인이 있어 만나봤다. 고향집 엄마 손맛을 떠올리게 하는 ‘고향반찬’의 전영균‧변순옥 대표다.

인생 2막을 시작하다

‘일은 생활의 꽃이요, 삶의 보람이요, 마음의 기쁨이다’ 라는 말이 있다. 타의든 자의든 일을 멈춰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일하는 즐거움이 인생에서 얼마나 큰지 알고 있을 것이다. 

‘고향반찬’의 전영균·변순옥 대표 역시 살아오면서 일의 즐거움을 몸소 깨달았다. 특히 변순옥 대표의 경우, 은퇴 후에 일의 가치를 더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서 몸 편한 것 대신 자신의 솜씨를 살릴 수 있는 반찬가게를 다시 열었고, 인생 2막에 들어섰다.
 

“원래 식당을 하다가 반찬가게로 전향했었어요. 서남신시장에서도 12년 동안 반찬장사를 크게 했었죠. 나이가 들면서 이제 일을 그만 두고 좀 쉬어도 되겠다는 생각에 가게를 접었는데, 이상하게 다시 일을 하고 싶더라고요. 취미활동에도 큰 재미를 못 느꼈어요.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손님들한테 인정받으면서 느꼈던 보람이 그리웠던 것 같아요.” 

2019년 3월 변순옥 대표는 서남신시장 내에 다시 자리를 잡았다.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다가 은퇴한 전영균 대표도 그녀의 든든한 조력자로 나섰다. 소박하게, 하루하루 재미있게 ‘고향반찬’을 꾸려나가기로 한 전영균‧변순옥 대표부부. 그들은 ‘원래 하던 것’처럼 정성껏 좋은 재료로 반찬을 만들었고, 입소문은 저절로 퍼졌다. 그러다보니 별다른 홍보 없이도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새로운 손님은 물론이고 단골들도 ‘고향반찬’의 재오픈을 반겼다.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로 변화를 주다

맛있다고 입소문 자자한 ‘고향반찬’에도 위기는 있었다. 가게를 재오픈한 지 1년 만의 일이었다. 코로나가 터지고, 대구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
 

“시장 주변이 재개발되면서 유동인구가 줄고 있었어요. 거기에다가 코로나가 심각해지면서 시장에 나오는 손님이 아예 없었어요. 저녁 여섯시 이후에는 시장 안이 적막했습니다. 반찬의 경우 재고가 생기면 안 되기 때문에 문제가 컸어요. 가게 문을 여는 게 마이너스일 정도였으니까요.”

자리를 지키는 데 의의를 두던 전영균‧변순옥 대표에게 기회가 찾아온 건 서남신시장 상인회와 사업단이 온라인 사업을 추천하면서다. ‘네이버 장보기’를 통해 판매하기에 반찬은 유리한 아이템이었다. 게다가 ‘고향반찬’에는 퀵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는 단골들도 많았다. 여러모로 도움되는 제안이었다. 

선뜻 받아들이기에는 부담스러운 면도 있었다. 평소 인터넷을 잘 다룬다고 해도, 온라인 사업의 시스템을 따라가는 것과는 별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게 운영에 변화가 필요한 것은 분명했으므로, 전영균‧변순옥 대표는 제안을 수락했다. 그와 동시에 전영균‧변순옥 대표는 사업단과 네이버의 안내에 따라, 교육을 받고 온라인 사업용 상세 페이지를 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생소하니까 무턱대고 어렵게 느껴졌어요. 그런데 괜한 우려였습니다. 사업단의 교육을 들으면서 모르는 건 그때그때 물어봤어요. 하나 둘 배우니까 결국엔 익숙해졌습니다.” 

대구서남신시장 간판.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서남신시장 간판.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지금은 추가할 메뉴가 있으면 직접 사진을 찍고, 여러 정보를 기입한다는 전영균‧변순옥 대표. 품절도 재깍재깍 체크해서 고객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있다. 더불어 네이버 1:1 문의를 통해 개선점을 제의하는 등 누구보다 열심히 그리고 완벽하게 적응 중이다. 
 

온라인 고객을 위한 사전준비를 철저하게 

전영균‧변순옥 대표는 2021년 4월 5일부터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시작 전까지 두 대표에게는 고민이 있었다. 시장 물건을 받아보는 고객들, 물건을 직접 보지 않고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두 대표가 찾은 답은 하나, 바로 첫인상이었다. 
 

“요즘 전통시장은 예전과 달리 깨끗해지고 많이 편리해졌어요. 하지만 젊은 고객들은 여전히 전통시장이 오래되고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온라인 고객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주문하실 텐데, 그분들에게 시장 상품들도 깔끔하고 편리하다 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야 고향반찬을 맛보일 기회가 한 차례라도 더 생길 테니까요.” 

전영균‧변순옥 대표는 보다 위생적이고, 편리한 보관을 위해 포장통을 따로 맞췄다. 수익을 고려하면 뒤로 미뤄야 할 부분이었지만 두 대표는 가장 우선순위로 올렸다. ‘고향반찬’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정감이 묻어나는 스티커도 만들어 부착했다. 

진심과 성의는 비대면으로도 전달되는 것일까.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에서 판매되는 ‘고향반찬’은 늘 평점이 높다. 또 ‘시장 반찬은 처음인데 양도 많고 맛있어요’, ‘포장도 용기에 깔끔하게 왔네요’, ‘너무 감동입니다. 까다로운 남편도 엄마가 해준 맛 같다며 좋아합니다’와 같은 리뷰도 달려 있다. 전영균‧변순옥 대표는 이러한 리뷰를 하루도 빠짐없이 확인하면서 다양한 세대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한다. 바꿀 점이 있으면 바꾸고, 좋은 점은 더 발전시킨다. 다른 상점과 비교해 높은 매출을 낼 수 있었던 ‘고향반찬’만의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다.  
 

책임감을 배송하다  

‘고향반찬’은 하루 2회(11시 이전, 16시 이전)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로 주문을 받는다. 시간대별로 접수된 주문을 취합해 반찬을 포장하고, 시간별로 라이더를 통해 상품을 일괄 배송한다.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알림이 뜨기 때문에 놓치는 일은 없지만 포장에 익숙해지는 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우리 시장의 상품들을 일괄적으로 배송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약속시간 맞추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한 가게가 늦으면 다른 가게도 피해를 입을 수 있고, 우리 시장의 이미지도 안 좋아질 수 있으니까요. 한 번은 오전 주문만 60개가 들어온 적 있는데, 우리가 손발이 잘 맞는 편인데도 시간을 못 지킬까봐 걱정되긴 하더라고요. 앞으로 네이버 장보기를 시작하시는 상인분들에게 이런 점을 늘 염두에 두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배송 시간을 맞추는 것 외에 다른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 전영균‧변순옥 대표는 배송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변질이라고 한 목소리로 답한다. 반찬은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네이버 장보기라는 시스템 자체가 여러 물건을 같이 시켜서 가는 거잖아요. 때문에 우리 반찬 위에 뜨거운 음식이 담기면 반찬이 영향을 받을 수 있어요. 현재로선 아이스팩을 넣어서 포장에 신경 쓰고 있는데, 한여름이 고비일 것 같아요. 이건 다른 반찬가게 분들도 고민해보셔야 할 문제 같습니다.”  

사진=네이버 장보기 캡쳐
사진=네이버 장보기 캡쳐

‘고향반찬’을 찾는 고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는 전영균‧변순옥 대표. 고향반찬을 구입하는 고객들이 후회하지 않도록 두 대표는 지속적으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가 우리에게 활력이 되고 있어요. 실제로 한 달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원에 힘입어서 고객 분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뭘까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단골손님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도 크고요. 신선하고 맛있는 상품을 제공하는 게 우리의 목표입니다.”

엄마가 만든 반찬, 마음을 담다 

최상품의 식재료를 쓰고 위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 ‘고향반찬’을 운영하면서 전영균‧변순옥 대표가 양보할 수 없는 철칙이다. 우리 가족이 먹을 수 없는 건 남도 먹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 
 

“김치에 들어가는 고춧가루, 마늘, 생강, 젓갈 모두 국내산이에요. 양심적으로 반찬을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파는 음식을 이렇게까지 하면 남는 게 있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어요. 물론 장사를 하는 건 돈을 벌기 위해서지만 그것에만 너무 집착하면 오히려 오래 가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젊은 시절부터 음식 솜씨가 좋아, 식당이나 반찬가게 개업을 권유받아왔던 변순옥 대표. 친정어머니의 손맛, 입맛을 그대로 물려받아서 따로 배우지 않아도 손 많이 가는 음식은 척척 해내는 그녀는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것은 기본이고 재고관리에도 철저하다. 
 

“재고 관리의 1번은 적당량을 만드는 겁니다. 익을수록 맛이 나는 반찬류를 빼고는 반찬을 새로 만들어요. 조금이라도 변질되면 미련 없이 버리고요.”

남다른 청결함도 눈에 띄는 ‘고향반찬’. 뚜껑이 있는 진열대에 가지런히 분류되어 있는 반찬들을 보면 지나가다가도 저절로 발걸음이 향한다. 티끌 하나도 용납 못하는 꼼꼼한 성격의 변순옥 대표 덕분에 ‘고향반찬’의 주변은 늘 깨끗하다. 지역에서 ‘미소, 친절, 청결왕’ 모범상인으로 선정돼 표창장을 받을 만하다.

원칙대로, 양심을 지키며 가게를 운영함으로써 고객과의 신뢰를 두터이 하고 있는 전영균‧변순옥 대표. 고객들에게 어떤 반찬가게로 남고 싶을까. 
 

“요즘은 다들 직장을 다니다 보니 집밥을 먹기 힘들어요. 배달음식을 먹는 것도 한계가 있고요. 아이가 있는 주부들은 외식하는 것도 부담스러울 거라 생각합니다. 때문에 엄마 손맛을 그리워하는 분들이 더 많을 텐데요. 그런 분들을 위해 따뜻한 정을 담아 반찬을 만드는 가게가 되고 싶어요.” 

고향에 대한 향수를 음식으로나마 느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름 지은 ‘고향반찬’. 그 뜻처럼 집밥이 필요한 순간 엄마 마음이 담아 만든 ‘고향반찬’이 많은 사람들의 식탁을 채워줄 수 있길 기대해본다. 

글·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정리=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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