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여수경도 개발 중단... "사업 주체 전남도가 해결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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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여수경도 개발 중단... "사업 주체 전남도가 해결 나서야"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1.05.2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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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수차례 해명에도 여론 고착화
시민단체 팩트체크 논란... 내부서도 '잡음'
전남도 창구 역할 필요, 1조8,000억 어디로
여수경도해양관광단지 조감도. 사진=전남도 제공
여수경도해양관광단지 조감도. 사진=전남도 제공

전남 여수 경도에서 해양관광단지 개발에 나선 미래에셋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지역 정·관가에 따르면 여수시의회와 시민단체들은 최근 미래에셋을 향해 "관광시설은 설치하지 않고 숙박시설 건설 같은 부동산 투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여수 경도 개발사업 반대를 주장했다.

미래에셋은 수차례 문제에 대해 해명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갈수록 여론이 악화되자 고심 끝에 현장인력을 철수하고 사업을 잠정 중단키로 결정했다.

경도 개발은 미래에셋이 1조5,000억원을 들여 2.14㎢ 부지에 6성급 호텔, 리조트, 골프장, 상업시설, 해상케이블카 등을 갖춘 해양리조트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전남도와 전남개발공사가 2016년 우선협상대상자를 미래에셋컨소시엄으로 선정하면서 본격화됐다. 이듬해 여수 경도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에 편입되면서 사업이 탄력을 받았고 지난해 7월 첫 삽을 떴다.

미래에셋은 전남도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사업을 진행했다. 레지던스(Residence·생활형 숙박시설) 역시 협의를 통해 추진됐다. 전남도 측은 "레지던스 외관이 경도의 외관을 해친다"며 디자인 개선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수차례 여수시의회에 출석해 레지던스를 세우는 이유와 취지를 설명했지만 여론이 특정 방향으로 고착화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채창선 미래에셋 부동산개발본부장은 지난 20일 여수시의회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경도와 유사한) 싱가포르 센토사가 장기체류형 숙박시설인 레지던스를 도입해 비수기 슬럼화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건축법이 개정돼 레지던스는 주거용으로 소유할 수 없게 됐고, 숙박업 등록·임대만 가능하기 때문에 지역에서 우려하는 주거시설 사용이나 부동산 투기 같은 문제는 일어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채창선 본부장은 "생활형 숙박시설을 반대하는 지역의 여론에 투기가 아니라는 해명을 여러 차례 했지만 (문제가) 해소되지 않아 사업을 재검토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업이 잠정 중단되자 시민단체 내부에선 여러 의견이 뒤엉킨 것으로 전해졌다. 여수지역 2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경도 생활형숙박시설 건축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미래에셋과 대화를 한 번도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한번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다시 만나 최종 입장을 표명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레지던스 설치 계획이 없었다가 갑자기 나타난 것으로 생각해 사업 철회를 주장했던 것"이라고 했다. 또한 "팩트체크가 안 된 것이 아니냐는 자책의 목소리도 나왔고 반면 미래에셋의 소통 부족 문제를 지적하는 의견도 나왔다"고 했다.

이번 문제를 두고 관련 업계에서는 "사업 선정·관리 주체이자 도민들의 민의(民意)를 모을 수 있는 전남도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갈등보다는 대화와 합리적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전남도가 책임을 지고 평화적 문제 해결을 이뤄야 한다는 요구가 적지 않다. 사실 시민단체들의 입장에선 충분히 우려할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실질적인 사업의 주체가 될 수 없다.

시민단체들은 시민의 권리로 의견을 개진하고 전남도가 창구 역할을 하며 미래에셋과 협의하면 될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반대를 위한 반대, 감정적인 대응은 서로 자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은 경도 개발 후 연간 385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아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1만4,969명의 고용 효과와 1조8,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로 이어진다.

지역사회의 한 관계자는 "소통(疏通)은 사전적으로 뜻이 서로 통해 오해가 없다는 의미를 갖는데 서로 대화가 없었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기보다는 소통 창구가 어디인지 명확히 확인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을 둘러싼 모든 관계자들이 오해와 갈등을 털고 여수와 전남의 미래를 건설적인 시각에서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할 시점"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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