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시장 홍지광 상인회장] "홈플러스 오면 시장 매출 반토막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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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시장 홍지광 상인회장] "홈플러스 오면 시장 매출 반토막날 것"
  • 김보라 기자
  • 승인 2016.06.2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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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예측보다 체감피해 훨씬 크다
재고․구입원가 올라 1년 견디기 어려워
홈플러스, 본사 지침에 매여 합의 난망"
▲월드컵시장 홍지광 상인회장 ⓒ시장경제신문

홈플러스 합정점의 개점이 임박했다. 

오는 3월 8일이면 망원·월드컵시장에서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을 신청하지 1년이 되기 때문에 자율조정에 실패할 경우 강제조정에 들어갈 확률이 크다.

망원동 일대 시장의 상인들은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다음달 8일까지 협상이 안되면 강제조정심의위원회로 넘어간다.
총 10명의 위원 중에는 대형마트를 옹호하는 편도 있고, 전통시장 편에 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입점유예로 결론이 나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적다.
품목제한 수준에서 조정안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합정점은 곧 개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1년여간 망원·월드컵시장 상인들이 홈플러스 합정점 개점에 항의하면서 내놓은 협상안은 전통시장의 주력 품목 10가지에 대한 판매를 제한하고, 영업시간을 밤 10시에서 아침 10시까지 제한하며 매달 4회 의무적으로 휴업하라는 안이다.

“대표 채소 품목 2가지, 정육 2가지, 생선 2가지 등 전통시장에서 주로 판매하는 품목을 홈플러스 합정점에서 팔지 말아야 한다.

반경 2.3km 안에 익스프레스를 포함에 홈플러스 3개점이 연달아 있어 상인들의 피해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인근 홈플러스 상암동 월드컵점은 매출이 전국에서 1위다.
하지만 홈플러스 측은 지역상권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협상에 나서고 있다.
외국계 지분으로 경영하다 보니 영국 임원들의 의견만 따르고, 본사의 메뉴얼만 주장하고 있다.

협상이 정해진 틀 안에서만 이뤄져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을 반대하는 현수막. 뒤로는 시장상인들의 농성장이 보이다. ⓒ시장경제신문

서울시의 의뢰를 받아 한누리창업연구소가 조사한 ‘대형마트 홈플러스 합정점 입점예정지역 현장 실태조사 및 상권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망원·월드컵시장을 비롯한 인근 5개 전통시장 점포매출이 30% 하락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시장 상인 측에서는 홈플러스 합정점이 개점할 경우, 매출하락 폭은 전문가의 분석보다 더 클 것이라는 예측이다.

매출이 감소하면 팔지 못하는 재고분에 대한 손해, 구입물가 감소에 따른 원가상승, 고정비용의 지속적인 증가 등의 부작용도 함께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분석한 매출하락 폭은 평균적으로 30% 수준이지만 개점 직후 1년간은 타격이 더 심하다.

상점에 따라 반토막이 날 수도 있다. 영업이익이 매출하락 폭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기온과 체감 기온이 다르듯이 상인들이 체감하는 매출하락 폭도 그렇다.

어려워진 상인들은 임대료가 더 저렴한 골목으로 들어가거나 폐업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혹은 업종을 전환해야 할지도 모른다.

대기업이 말하는 자본의 막무가내 식 논리로만 시장경제를 봐서는 안된다.”

아울러 망원동 월드컵시장 상인회 홍지광 회장은 기업에서 진정한 ‘사회공헌 활동’을 한다면 지역경제와 상생하는 법으로 접근해야 하다고 강조했다.

“지역 상인들의 주머니 속에서 10원짜리 돈까지 모두 빨아들여 죽게 만들어 놓고 장애인이나 노인들을 돕겠다고 나서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대기업이 기존 상권을 인정해 주고 시장상인들도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면서 살아가는 것이 진짜 사회공헌이고 상생이다.

망원동 월드컵 시장은 30~40년간 골목에서 좌판을 놓고 장사하던 상인들이 일궈놓은 상권이다.

지역사회 풀뿌리 경제를 죽여놓고 무슨 ‘상생’이 있겠는가.”

[2013.02.20 13: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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