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명일시장 김태진 상인회장> "박스로 들어간 노점 깔끔하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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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명일시장 김태진 상인회장> "박스로 들어간 노점 깔끔하긴 한데…"
  • 김보라 기자
  • 승인 2016.06.2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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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서 디자인 특구로 지정, 31곳 컨테이너 박스로 새 단장
자리다툼 "끝"…손님 통로 넓어져 "1평도 안되는 공간 너무 좁아 흠"
"중복 업종 변경해 매출 분산 막아 눈비 막는 아케이드 설치가 목표"
 강동구 명일시장에 노점상이 사라졌다. 강동구가 정비과정에서 노점을 무조건 내쫓지 않고 디자인을 가미한 노점용 점포 31곳을 따로 만들어 재배치한 것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시장을 디자인특구로 지정한 것은 강동구의 명일시장이 처음. 노점상 해결의 한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노점용 점포는 가로와 세로가 약 2m 크기의 컨테이너 박스 형태로 만들어졌다. 상인들은 이를 디자인 박스로 부른다. 이 박스 점포에는 전기와 수도도 들어온다. 낡은 차양막과 파라솔을 벗어던지고 세련되고 규격화된 발광다이오드(LED) 간판을 달았다.

“깔끔해진 것은 물론, 무엇보다 상인들에게 보금자리가 생겨서 너무 다행이에요.” 김태진 상인회장의 말이다.

예전에는 서로 판매하려고 상인들끼리 벌이는 자리싸움도 비일비재했는데 지금은 디자인 박스를 통해 자기들만의 공간이 생겨 한결 마음이 편해졌단다.

시장 도로를 차지하고 있었던 상품진열대는 점포 안으로 들여 놓아 보행로 폭을 넓게 확보, 주민들이 카트를 몰고 쇼핑할 수 있게 돼 1석3조의 효과가 났다.

 “서로 영역 차지하려는 모습들이 사라져 너무 보기 좋아요. 하지만 실용적인 면에서 개선됐으면 하는 점이 있어요. 너무 예쁘게만 만들려고 한 탓인지 공간이 협소하더라고요. 조금 더 높고 크게, 비도 덜 들어왔음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디자인 박스가 설치되기 까지 마냥 순조롭지는 않았다.

“보통 디자인 박스 하나 개설하는데 드는 비용은 500~650만원 정도 들어요. 예전에는 상인이 박스에 투자를 했어도 장사를 그만 두게 되면 이 금액을 다 받지 못했죠. 얼마나 억울해요. 우리 시장 건물들은 대부분 연세재단 소유의 건물인데 대학재단 높은 사장님을 뵙기가 쉽지는 않더라고요. 법이 완화되고 수십 번 요청한 끝에 이제는 점포를 그만두더라도 300만원 가량 되돌려 받을 수 있게 됐어요.”

이 같은 상인회의 노력을 인정받아 명일시장은 인정시장으로 등록 됐다. 이는 시설 현대화 지원 사업 수혜 등 전통시장으로 제도권 내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지난달부터는 매월 넷째 주 일요일에 ‘전통시장 큰 장날’을 진행하고 있다. 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의무휴업일에 맞춰 대대적인 할인행사와 고객 문화행사를 벌이는 것이다.

지난달 명일시장에서는 '일산 열무'를 할인해서 판매했다. 전통시장 이벤트 행사로 서울시 차원에서 농장에서 1단 2500원에 사들여 각 시장마다 200단씩 판매한 것이다. 소매가로는 3500원짜리다. 헌데 상인회는 물건을 다 팔아치우기 위해 가격을 1000원 더 내려 1500원에 판매해야 했다. 다 팔지 못하면 시가 상인회에 지원한 돈을 상인들이 다시 채워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회장은 시장마다 사정을 잘 살펴 보다 효과적인 행사를 기획해야지 이런 식의 전시행정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서울시를 비판했다.

“저희 시장에서 판매하는 품목이 건어물, 야채, 정육 과일이 대부분입니다. 먹자 골목이 많지는 않아요. 연령층이 다른 시장보다 높은 편이라 그런지 판매하는 품목이 한정돼 있더라고요. 같은 품목이 쭉 늘어서 있으면 손님을 나누게 되잖아요.”

매출이 오르지 않는 상인들은 업종 변경을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김 회장은 건어물을 팔던 상인에게 족발 장사를 추천하는 식으로 업종 다변화를 꾀했다.

그 건어물 점포 사장은 “상인회장님 추천 덕분에 고민하다 족발집으로 업종을 바꿨는데 생각보다 장사가 잘 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올해 상인회의 목표를 묻자 김회장은 “다른 시장들은 아케이드를 설치해서 눈비가 와도 손님들이 쇼핑을 하는데 불편이 없다. 우리 시장도 올해에는 자유롭게 쇼핑할 수 있는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싶다”고 했다.

[2012.06.28 16: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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