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시위] "대통령님, 영풍제련소를 폐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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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시위] "대통령님, 영풍제련소를 폐쇄해 주세요"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8.07.0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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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3년차 봉화군민 농부 김태수

귀농 3년차 농부 김태수(55세)씨. 각종 소음과 공해로 얼룩진 도시생활이 싫어 귀농을 결심하고 산 좋고 물 좋다는 봉화로 찾아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도심 한복판인 종각 옆 영풍문고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시위 중이다.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 상류에 위치한 영풍제련소의 폐쇄를 촉구하기 위해서이다. 

귀농을 하기 전 김씨는 울산 현대중공업에 근무를 하며 억대연봉을 받던 샐러리맨이었다. 10년동안 귀농을 준비하며 귀농후보지로 여러 지역을 물색하던 중 찾은 곳이 봉화였다.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현대인들에게 힐링과 참된 행복의 의미를 전하는 종편 프로그램인 ‘나는 자연인이다’에 단골로 나오는 지역이 봉화이다. 그만큼 오염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다.

영풍제련소는 지난 1970년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설립돼 48년간 조업을 이어왔다. 아연(36만t)을 비롯해 황산(60만t), 황산동(1500t), 은 부산물(28,000t), 인듐(30t)등을 생산하는 종합비철금속제련회사다, 아연생산량은 연간 36만 톤으로 세계 4위이며 국내 아연 유통량은 연간 17만 톤으로 34%를 공급함으로써 연매출 1조 4천억 원의 재계 26위의 대기업이다.

영풍제련소는 일본의 동방아연이 60년대 카드뮴 중독 사건으로 유명한 ‘이따이이따이병’의 발발로 더이상 일본 내에서 가동이 어렵게 되자 그 기술력이 국내에 수입돼 낙동강 최상류에 자리잡게 되었다. 일본의 공해산업이 그대로 국내로 수입된 셈이다.

영풍제련소는 2013년 이후 올해까지 모두 46차례나 환경관련법령을 위반해 행정처분을 받았다. 평균 40일에 한번 꼴로 위반한 셈이다. 지난 4월에는 경상북도의 조업정지 20일이라는 행정처분까지 받았다. 지난 5월에는 대구시의 정수장에서 발암물질로 지정된 과불화옥탄산이 낙동강 원수와 정수된 수돗물에서까지 검출돼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봉화의 군민들은 “안동댐 상류에서는 해마다 물고기가 떼죽음하고 있고, 이를 먹은 새와 동물까지 죽어나고 있으며 이제 우리 사람들 차례”라고 지적하고 있다. 영풍제련소 폐쇄를 요구하며 봉화군민들이 들고 일어선 것은 지난 2014년 8월부터이다. 4년 동안이나 영풍제련소의 환경오염실태를 알리고 폐쇄를 촉구했지만 영풍제련소는 여전히 조업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처리되지 않은 폐수 70여톤을 무단 방출했다가 경상북도로부터 조업중지 행정처분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권익위에 행정심판을 청구해 놓고 있는 상황이다.

봉화 군민들과 지역 환경단체들은 지난 6월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영풍제련소의 폐쇄를 촉구하는 청원을 올려 놓고 있다.

종로 영풍문고 앞의 1인 시위는 지난 달 30일부터 시작해 10일간 이어질 계획이다. 벼는 농부의 발검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농사일로 한창 바쁠 때인데 농작물 피해는 없냐는 질문에 힘는 여건이지만 환경문제만큼은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직접 나서게 됐다고 답했다. 삭막한 도시생활과 고액연봉을 뒤로 하고 자연이 좋아 자연을 찾아 왔건만 김태수씨가 찾은 봉화는 그가 그리던 유토피아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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