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개서논평] 맛 표준화로 매출 '쑥'... 이삭토스트 성공적
상태바
[정보공개서논평] 맛 표준화로 매출 '쑥'... 이삭토스트 성공적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9.02.09 12: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4년 '브랜드 표준화' 작업이후 성장 반등... 제2전성기
가맹비 ‘0원’ 경쟁력 확보... 타 브랜드 ‘100만원’ ‘990만원’
연매출 200억, 가맹점수 755개 업계 1위... '동행' 전략 주효
새로 출시한 피자토스트... 이삭토스트 페이스북 캡처

이삭토스트(이하 이삭, 대표 김하경)는 2003년부터 현재까지 16년간 '토스트'라는 단일 품목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다. 16년이면 할아버지급 프랜차이즈다. 물론 이삭 보다 가맹사업 경력이 오래 된 동종 브랜드는 많다. 분식 브랜드에서는 김가네김밥 23년, 김밥천국 18년, 신포우리만두 32년 등이 대표적이다.

중요한 점은 '이삭' 만큼이나 위기를 기회로 극복한 프랜차이즈를 업계에서 찾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이삭은 사업 초기 폭발적으로 가맹점 수가 증가했고, 2010년 들어와 가맹점수가 줄어드는 위기를 겪는다. 이후 2014년부터 진행한 ‘브랜드 표준화’ 전략은 성공으로 이어지게 되고, 제2의 전성기 출구를 찾게 된다. 이번 정보공개서는 성실함의 대명사 거북이형 프렌차이즈 ‘이삭’을 분석해 봤다.

◇ 최근 3년간 연매출 17%씩 증가... 가맹점수 2016년 755개

이삭의 최근 3년간 매출을 보면 매년 17%씩 증가하고 있다. 2014년 158억원에서 2015년 173억원, 2016년 202억원으로 증가했다. 부채도 2014년 26억원에서 2016년 11억원으로 크게 줄어 재무건정성 매우 탄탄해지고 있다. 16년된 프랜차이즈에서 이만한 성장률을 보이는 기업은 찾기 힘들다. 

자료=정보공개서

가맹점 수는 2011년 736개,  2012년 704개, 2013년 679개, 2014년 692개, 2015년 692개, 2016년 755개로 증가했다.

자료=정보공개서, 이삭

수치로 보자면 2014년에 이삭의 대내외적으로 이슈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삭 마케팅팀 김보람 팀장은 “2000년대 초반 폭발적으로 가맹점이 증가해 대중들이 충분히 인지할만한 규모의 브랜드가 됐다. 하지만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가맹점 수가 줄었다. 이에 위기를 느낀 본사는 원인 분석에 나섰고, 메뉴나 가격, 운영 방침이 통일되지 않은 것이 원인이라는 것을 찾아냈다. 그리고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브랜드 표준화’ 작업에 들어가 현재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삭의 ‘브랜드 표준화’ 작업은 말 그대로 가격과 맛 등을 통일시키는 것이다. 이삭은 과거 매장들마다 맛은 물론 가격까지 달랐다. 균일한 맛과 가격을 제공해야 하는 프랜차이즈 사업에 있어서는 치명적인 단점이었다. 하지만 이삭의 당시 생각은 달랐다.

가맹점을 관리하려면 직원과 시스템이 필요하고, 이는 가맹비, 로열티, 물류비 증가로 점주들에게 피해가 간다는 것이었다. 이에 이삭은 통일성을 일부 포기하고, 점주들의 부담은 최소화 시켰다. 하지만 통일성 포기 이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어디는 맛없고', '어디는 비싸다'라는 인식이 확산됐고, 결국 이삭을 찾지 않는 위기로 이어졌던 것이다.

2014년부터 진행한 이삭의 ‘브랜드 표준화’ 작업은 현재 진행형이다. 다른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였다면 공문을 내려보내고, 말을 듣지 않으면 해지하는 방식으로 수개월만에 끝낼 작업이었지만 이삭은 내년 정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이 역시 가맹점주의 부담을 최소화 하려는 의도 때문이다.

실제로 정보공개서를 보면 매출, 가맹점 수 대비 이삭의 임직원의 수는 42명으로 매우 적은 규모다. 42명이 750개의 가맹점을 되돌아 보려면 많은 시간이 걸린다. 분식 2위(가맹점 수 기준) 프랜차이즈 ‘국수나무’의 경우 가맹점은 490개이며 임직원은 101명이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캡처

◇ ‘가맹비’ 이삭 ‘0원’ vs 타 브랜드 ‘100만원’, ‘990만원’

이삭은 토스트 판매 프랜차이즈이며 ‘분식’으로 분류돼 있다. 라이벌 브랜드로는 ‘석봉토스트’, ‘국수나무’ 등을 꼽을 수 있다.

예비창업자 입장에서 창업비용만 놓고 비교하면 이삭의 조건은 매우 유리하다. 일단 이삭의 가맹비는 ‘0원’이다. 석봉토스트는 ‘100만원’, 국수나무는 ‘990만원’이다.

가맹비가 없으니 다른 부문에서 수수료를 많이 떼가는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할 수 있지만 교육비와 광고 판촉비 모두 경쟁업체 대비 저렴하다. 이삭의 교육비는 '165만원'이다. 석봉은 ‘220’만원, 국수나무는 ‘330만원’이다. 광고 판촉비(2016년 기준)는 이삭이 ‘2억9000만원이다. 가맹점이 750개인 것을 감안하면 가맹점 당 38만원을 지출했다. 석봉은 ‘비공개’, 국수나무는 ‘8억7000만원’을 집행했다.

여기서 이삭의 광고판촉비는 이삭토스트만을 위해 집행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러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있는 가맹본부의 경우 광고판촉비를 타 브랜드와 혼용해 사용한다. 똑같은 광고판촉비를 지불하고도 혜택은 조금만 받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이삭은 그런 걱정이 필요없다. 국수나무 관계자는 "우리도 타 브랜드와 혼용하지 않고, 오로지 국수나무 가맹점주만을 위해 광고판촉비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삭이 점주들의 재정적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광고판촉비가 저렴하다고 해서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광고판촉비가 많으면 신제품 출시를 알리고, 가맹점 모집 활동에 유리하다. 실제로 이삭은 최근에 쫄깃하면서도 그릴향이 넘치는 '피자토스트'를 선보였지만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다.

매장 전경 / 이삭토스트 페이스북 캡처

◇ ‘인테리어 비용 평당’ 이삭 ‘260만원’ vs 석봉토스트 ‘300마원’, 국수나무 ‘165만원’

이삭의 인테리어 비용은 경쟁 브랜드 대비 평균으로 나타났다. 인테리어 비용은 창업 시 임대 보증금 다음으로 가장 큰 지출로서 예비창업자들이 가장 신경이 쓰이는 항목이다.

이삭의 평당 인테리어 비용은 10평 기준당 260만원이다. 경쟁업체인 석봉토스트는 평당 300만원(10평 기준)으로 40만원이 더 비싸다. 분식 2위 업체인 국수나무는 ‘165만원’(20평 기준)으로 이삭 보다 100만원 정도 저렴하다. 인테리어업계에서는 평수가 작을수록 아기자기한 디자인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평당 디자인 비용이 좀 더 높게 책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정보공개서

◇ 토스스 사업 집중이 전성기 요인... 이삭 자체 분석 “동행과 특제 소스”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가맹본부가 오로지 토스트 사업에만 집중한다는 점, 창업 및 운영 비용 등이 저렴하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이삭은 ‘동행’ 이념과 ‘특제 소스’가 인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이삭의 경영 이념은 ‘동행’이다. 진짜로 이삭을 통해 점주들이 생계를 유지하길 바란다. 이런 마음이 창업자들에게 전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획 프랜차이즈들은 짧은 시간 안에 돈을 많이 벌겠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대로 천천히 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삭의 ‘특제 소스’ 특유의 맛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유지시켜주고 있다. 단일 품목으로 16년 동안 꾸준히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기란 쉽지 않다. 이런 요인들이 제2의 전성기로 연결시켜 줬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